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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핀테크가 가져온 금융생태계 변화, 소비자 편익·금융사 경쟁 UP!
정지서 연합인포맥스 기자 2016년 05월호

인터넷전문은행은 스마트폰으로 모든 거래를 가능케 하는 ‘내 손안의 은행’. 이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는 국내 금융권에 24년 만에 탄생하는 혁신적 은행

 

우버모멘트에 대한 우려만으로 지금의 자리를 지켜낼 수 없다. 금융당국은 금융사가 기회를 잘 포착할 수 있도록 현장의 장애물을 치워야


안토니 젠킨스 전 바클레이스 최고경영자(CEO)는 핀테크가 은행산업의 ‘우버모멘트(Uber Moment)’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향후 10년 안에 전 세계 금융 관련 직군의 절반 이상이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우버모멘트에 대한 고민은 국내에서도 시작됐다. 지난 2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취임사에서 디지털과 바이오, 나노,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이 금융업의 우버모멘트를 가져온다며 혁신과 변화를 주문했다. 최근 우리금융경영연구소도 ‘우버모멘트에 직면한 은행업’이란 보고서를 내며 더 이상 우버모멘트가 남의 산업 일이 아님을 강조했다.


2009년 창업한 미국의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는 지난 6년 사이에 미국을 비롯해 유럽과 인도 등 세계 각지에서 기존 택시 산업을 위협하는 서비스로 급부상했다. 새로운 기술과 함께 등장한 비즈니스 신규 진입자에 대한 두려움을, 세상은 ‘우버모멘트’라고 지칭했다. 기존 산업 체제를 완전히 뒤흔드는 변화는 그만큼 경계의 대상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택시 이용자 측면에서 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현재 업계가 추산하는 우버의 기업가치는 680억원, 시가총액은 560억원이다. 세계 67개국에서 이용되는 우버의 연간 매출은 100억달러. 이미 각국에서 제2의 우버가 성행하는 것을 보면 서비스 이용자의 만족도는 꽤나 큰 게 분명하다. 어쩌면 우버모멘트에 대한 우려는 이용자의 만족은 배제한 채 그간 주도권을 쥐고 있던 기존 산업 입장의 변명일지도 모른다.

 

인터넷전문은행, 비대면 실명확인제, ‘페이’ 결제···금융에 나타난 우버모멘트


국내외 금융산업의 우버모멘트로 평가받는 핀테크는 그간 국내 금융당국이 추진해온 금융개혁의 핵심 과제였다. IT와 금융이 결합한 핀테크(Fintech· 금융과 기술의 합성어)는 현재와 미래의 금융을 이야기하는 키워드가 된 지 오래다. 금융당국은 핀테크가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입해야 하는 우선순위 과제이자,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조류라고 강조해왔다. 그 결과 인터넷전문은행과 빅데이터, 로보어드바이저 등 국내 금융산업의 수많은 변화는 현재 진행형이 됐다.


금융당국이 지난 1년간 추진해 온 금융개혁은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예고했다. 우선 인터넷전문은행은 스마트폰으로 모든 금융거래를 가능케 하는 ‘내 손안의 은행’으로 불렸다. 정보통신기술(ICT)과 금융이 융합한 새로운 형태의 이 서비스는 국내 금융권에 24년 만에 탄생하는 혁신적인 은행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로 소비자는 더 이상 직접 금융회사 창구를 방문하지 않고도, 온라인을 통해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소비자가 원하는 은행으로 주거래 계좌를 손쉽게 이동할 수 있는 계좌이동서비스는 은행 간 경쟁을 촉진해 더 좋은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선사할 촉매제가 됐다.


이러한 변화는 올해 2월 금융당국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제2단계 금융개혁을 시작으로 더욱 구체화됐다. 2단계 금융개혁에는 실물지원 기능 강화와 국민금융 편익 확산, 금융산업 경쟁력 제고, 자율책임 문화정착이란 4대 과제 아래 12대 핵심 과제와 36개 세부 과제가 선별됐다. 이중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과 계좌이동서비스 확대, 온라인 기반 서비스 확대, 핀테크 생태계 강화, 핀테크 기업 해외진출 지원, 빅데이터 활성화 등은 주요 세부 과제로 손꼽혔다.


물론 소매금융 시장을 중심으로 한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우선, 핀테크에 기반한 간편 송금 서비스는 은행 창구와 ATM 기기를 대체하게 됐다. 이제 소비자들은 '카카오뱅크'나 '위비' 등 개별 IT기업과 은행이 출시한 모바일 앱을 눌러 송금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모바일 간편 결제서비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졌다. 20여개 서비스가 난립한 '페이(pay)' 시장은 삼성과 네이버, 카카오의 3강 구도로 좁혀진 모양새다. 이미 6조원 규모로 성장한 이 시장은 쇼핑과 배달, 대리운전 등 실생활에 밀접한 종합 결제 플랫폼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로봇(Robot)과 자문 전문가를 뜻하는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 ‘로보어드바이저’도 새로운 화두로 급부상했다. 이는 컴퓨터 알고리즘이 소비자의 개인정보와 금융 빅데이터를 분석해 개인별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온라인 자산관리서비스다. 미국 등을 중심으로 일반화된 이 서비스는 투자자문업을 활성화하려는 금융당국의 기치 아래 현재 시중은행과 증권사가 앞다퉈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 듣는 2단계 개혁, 금융사 경쟁은 숙명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얼마 전 계좌이동서비스 시행을 기념하기 위해 한 시중은행을 찾았다. 이곳에서 그는 우버모멘트를 언급했다. 임 위원장은 “은행과 증권, 보험 등 각 금융업권이나 IT, 금융 등 이종업종 간 융합현상이 활발해지면서 핀테크 혁명, 디지털 파괴, 우버모멘트와 같은 신조어가 회자되고 있다.”며 “앞으로 국내 금융회사들이 이러한 트렌드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헤쳐 나갈 수 있을지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단계 금융개혁은 국민 입장에서 더욱 편리해지고 많은 혜택을 받게 되는 것”이라며 “금융회사는 그만큼 고객 확보와 유지를 위해 더욱 치열한 경쟁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2단계 금융개혁을 통해 국민과 시장의 신뢰를 동시에 얻겠다고 한다. 그래서 금융개혁의 방향도 지난해에 이어 '현장'으로 설정했다. 경쟁에 노출된 금융회사의 이야기를 더 듣고, 소비자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는지 직접 보겠다는 뜻이다.


금융위원장은 취임 이후 1년간 총 122회의 현장 방문을 실시했다. 그런 금융위원장이 올해엔 지난해보다 더 많은 현장을 찾겠다고 한다. ‘찾아가는 신문고’ 등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채널에 귀 기울이고, 금융회사에도 검사보단 컨설팅의 잣대를 들이대겠다고 공언했다. 금융당국이 검사자나 감시자에서 동반자나 조력자가 되겠다는 뜻이다.


이미 산업의 경계는 흐려졌고, 파괴됐다. 금융회사는 이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활용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우버모멘트에 대한 우려만으로는 지금의 자리를 지켜낼 수 없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가 앞으로의 기회를 잘 포착할 수 있도록 현장의 장애물을 치워줘야 한다. 변화에 도전하지만, 한편으론 두려워하는 금융회사의 러닝메이트 역할은 금융당국만이 할 수 있다. 국민과 시장의 신뢰를 동시에 얻는 지난한 일을 금융당국이 해낼 수 있을까. 답은 늘 현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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