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정책의 유지 내지 강화로 서민 및 중소·영세자영업자의 금리부담 완화 및 자금이용 확대에 기여
중금리 신용대출 활성화로 취약계층에는 낮은 금리, 일반 자금수요자에는 적정금리 대출 상품 공급토록 금융기관 유도
금융정책당국은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서민과 중소·영세자영업자 등이 금융기관, 특히 서민금융기관으로부터 필요자금을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고 대부업체 이용을 확대함에 따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서민금융 지원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서민금융 지원정책은 신용도 또는 담보 부족으로 인해 금융기관, 특히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는 일정 소득범위의 서민 및 중소·영세자영업자에 대해 낮은 금리의 서민금융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정책 서민금융은 금융회사의 출연금, 기업의 기부금, 휴면예금 등 민간재원 위주로 조성돼, 창업자금, 운영자금, 생활안정자금 등의 용도 또는 이를 위한 보증형태로 지원되고 있다.
정책 서민금융 상품 중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은행이 정부정책에 따라 5년간 한시적으로 제공하는 ‘새희망홀씨대출’,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을 통해 서민금융기관이 제공하는 ‘햇살론’, 국민행복기금(구 신용회복기금)의 보증을 통해 은행이 제공하는 ‘바꿔드림론’, 미소금융재단이 제공하는 ‘미소금융’ 등이 있다.
서민금융상품 공급규모 확대 및 금리부담 완화
금융정책당국은 2015년 금융개혁 1단계 추진 과정에서 서민금융 지원강화를 위해 서민금융 공급확대·금리 인하, 성실상환 중인 서민에 대한 정책지원 확대, 서민 자활·재기를 위한 맞춤형 연계지원 강화 등의 3대 정책방향을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7대 핵심과제를 마련했다.
우선 서민금융의 공급확대를 위해 2015년 말 종료예정인 햇살론, 새희망홀씨 대출을 5년간 연장하고, 4대 정책 서민금융상품 공급규모를 현재 연 4조5천억원(매년 47만명)에서 5조7천억원(매년 60만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서민 등의 금리부담 완화를 위해 최고금리를 현행 34.9%에서 29.9%로 인하하고, 정책 서민금융상품의 대출상한금리도 1.5%p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법정최고금리는 2016년 3월 최초 목표치보다 낮은 27.9%로 인하됐다.
또한 정책 서민금융상품의 상환을 유도하기 위해 성실상환 중인 사람에 대해서는 500만원 범위 내에서 ‘긴급생계자금’을 대출해주는 한편, 채무조정 성실상환자 대상으로 월 50만원 한도의 신용카드를 발급해주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서민층 생활안정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위해 제2금융권 고금리 전세대출(7∼8%대)을 은행 저금리대출(3∼4%대)로의 전환을 지원하고, 공공 임대주택 거주자 대상 임차보증금대출을 최대 2천만원(금리 2.5%)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민간 금융회사와의 연계를 통한 서민금융 공급 확대를 위해 정책 서민금융 성실상환자가 은행에서 이용할 수 있는 ‘징검다리론(최대 3천만원 대출)’을 도입했다. 또 은행과 민간 서민금융회사(저축은행) 간 연계영업 확대를 통해 10%대 중금리 대출 시장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외에 ‘서민금융진흥원’을 설립해 유사한 정책성 서민금융상품을 통합 관리하고 자금 수요자에 대한 원스톱(one-stop)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금융정책당국은 민간서민금융회사의 역할 강화 방안도 발표했는데, 주요 내용으로는 서민금융회사의 지역주의 원칙 유지 및 외형 확대 지양, 지역금융, 중금리 대출 등 서민층 지원에 대한 적극적 인센티브 부여, 신용평가 역량 지원 및 규제합리화 등을 통해 서민금융 역량 강화, 대형 저축은행 및 조합에 대한 건전성 규제 강화 등이 있다.
2015년 서민금융정책의 특징은 민간 서민금융기관이 제 역할을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주도의 정책 서민금융을 유지 내지 강화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정책 서민금융은 서민 및 중소·영세자영업자의 금리부담 완화 및 자금이용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장기간 지속될 경우 여러 가지 부작용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우선 정책 서민금융은 은행 및 특례보증 위주로 이뤄지고 있어 향후 여건변화에 따른 사업 중단 및 시장성 서민금융 구축(驅逐)등의 문제가 있다. 정책 서민금융을 통한 대출실적 누계 22조1천억원(2015년 5월 말 기준) 중 희망홀씨,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등 은행 대출실적은 13조3,200억원으로 60.1%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의 높은 인건비, 시설비 등 제반비용을 고려할 때 대출 심사 및 사후관리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서민금융을 은행이 직접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않으며 결과적으로 시장성 서민금융을 구축할 수 있다.
또한 정책 서민금융 중 보증기관의 특례보증(95% 또는 100%)에 의해 이뤄지는 햇살론 및 바꿔드림론의 대출실적은 2015년 5월 말 기준 9조6천억원으로 전체 대출의 43.4%를 차지했다. 이러한 보증대출 상품은 심사 및 사후관리를 맡고 있는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거나 보증재원이 소진될 경우 상품의 이용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물량위주 자금공급보다는 맞춤형 상품 제공해야
정책 서민금융은 낮은 금리의 자금을 제공하고 있으나, 개별 자금수요자의 상환능력 및 자금수요 성격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함에 따라 과잉 자금수요 또는 부실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현재 정책 서민금융은 자금용도 및 대출자 유형에 따른 대출 금리 및 상환기간의 차이는 없는 반면, 자금용도에 따라 대출한도를 차별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자금대출의 경우 상대적인 저금리로 인해 과잉 자금수요가 발생하는 반면, 병원비 등 긴급생활 자금대출의 경우에는 금리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상환능력 부족으로 부실화될 우려가 있다.
금융정책당국은 올해 초에 2단계 금융개혁 추진방향을 발표하면서 서민금융지원 강화를 위해 중금리 신용대출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는 중금리 신용대출을 활성화함으로써 앞으로의 정책 서민금융은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취약계층에게 낮은 금리의 자금을 공급해 ‘금리 사각지대’를 없애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한편,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일반 자금수요자에 대해 상업적 원리에 따라 향후 리스크를 반영한 적정금리로 대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와 같이 서민금융정책은 물량위주의 저리자금 공급을 지양하고 서민의 개별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서민금융을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한편, 특히 상환여력이 낮은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복지 지원을 강화하거나 상환부담을 크게 완화해주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금융정책당국은 서민금융 공급 시 재무제표 및 신용등급 분석 등을 통한 표준화된 대출 심사 및 관리에 장점이 있는 은행을 이용하기보다는, 서민금융 활성화 및 서민금융의 지속성 제고를 위해 서민금융기관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 서민금융기관으로 하여금 개별 자금수요자의 정성적 정보 및 사업성 평가를 통해 대출 심사 및 관리를 하고 맞춤형 상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역밀착형·관계형 금융이 활성화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