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과제 중 대부분을 계속 추진을 하면서 새로운 과제들을 발굴해 추진하는 일종의 투트랙(two track) 전략이 2단계 금융개혁의 큰 방향
금융경쟁력 부문 세계 87위(WEF) vs 세계 6위(IMF)···금융산업 스스로의 한계 인식하는 동시에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한 노력 게을리 말아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도 8년여가 지났다. 하지만 실물과 금융 분야 모두 위기의 그림자를 완전히 걷어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발 위기가 대서양 넘어 유럽 재정위기로 전염되더니 산유국의 저유가 위기로 연결되고 아시아권에서는 중국의 실물위기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대외경제여건에 민감한 우리 경제도 이러한 위기 국면으로 인해 매우 힘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어려운 경제 상황 중에도 박근혜 정부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앞세워 다시 4대 개혁의 과제를 제시하고 이를 힘차게 추진하고 있다.
과제에 따라 성과가 엇갈리기도 하지만 금융개혁의 경우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우선 두 개의 인터넷전문은행(카카오·케이뱅크)이 사실상 출범의 닻을 올렸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과거에도 여러 번 추진하다가 좌초한 바 있는 과제인데 이번 금융개혁 과제에 포함이 됨으로써 상당한 성장동력을 얻었다. 은행점포 방문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좋은 서비스가 제공될 경우 앞으로 소비자에게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금융감독 체계에도 상당한 개편이 이뤄지면서 구두지도가 아닌 서면을 전제로 한 감독체계로의 개편이 추진돼 그 성과를 거두고 있다. 계좌이동제를 통해 많은 금융소비자들이 편익을 얻을 수 있었고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의 도입을 통해 개인 차원에서의 금융자산배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국민의 자산배분이 용이해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1단계 과제 심화시키고 새 과제 발굴할 2단계 개혁
이제 정부는 이러한 성과를 전제로 1단계 금융개혁을 마무리 하고 2단계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 물론 1단계와 2단계가 칼로 무 베듯 정확하게 나눠지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과제 중에 많은 부분은 계속 추진을 하면서 새로운 과제들을 발굴해 제시하고 추진하는 일종의 투트랙(two track) 전략을 실행하는 것이 큰 방향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단계 개혁을 토대로 2단계 개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2단계 개혁은 다음 네 가지 주요 전략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첫째로 금융의 실물지원 기능강화, 둘째로는 금융소비자 편익제고, 셋째는 금융산업 경쟁력 제고, 마지막으로 금융권 자율경쟁 문화정착 등이 2단계 금융개혁의 주된 전략이다.
첫째, 금융의 실물지원 기능강화 전략을 위해서는 기술금융 확대 및 정착, 자본시장의 기업금융 기능강화, 정책금융의 역할강화라는 세 개의 핵심과제를 중심으로 투자기반 기술금융확대, 크라우드 펀딩 활성화, 정책금융지원체계 개편 등 9가지 세부과제가 추진된다.
둘째, 국민금융 편익확산 전략을 위해서는 새로운 금융서비스 확대, 국민재산증식, 서민금융 지원확대, 소비자 보호강화라는 네 가지 세부과제를 중심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과 정착, 계좌이동서비스 확대, 금융자문업 활성화, 중금리 신용대출 활성화, 채무조정제도개편, 불합리한 금융관행 개선 등 12가지 세부과제가 추진된다.
셋째, 금융산업 경쟁력 제고 전략의 추진을 위해서는 핀테크산업 활성화, 금융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금융규제개혁의 세 개의 핵심과제를 중심으로 핀테크 생태계 강화, 빅데이터 활성화, 글로벌 IB 출현 기반 마련, 그림자규제 근절, 미래 대비 규제 틀 전환추진 등 9개의 세부과제가 추진된다.
넷째, 자율책임문화정착의 과제를 위해 감독당국의 변화 추진과 금융회사의 변화 추진이라는 두 개의 핵심과제를 중심으로 검사제재개혁 착근, 지역금융소비자 등으로 현장점검강화, 성과중심문화 확산유도, 금융회사지배구조 개선 등 6개의 세부 과제가 추진이 된다. 이렇게 보면 2단계 개혁은 4개 전략, 12개 핵심과제, 36개 세부과제가 개혁추진의 핵심적인 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겹쳐진 부분도 있고 새로운 부분도 있지만 2단계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는 만큼 그 소득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산업 국제평가 엇갈려···경쟁력 강화노력 소홀하면 안 돼
최근 우리 금융산업의 경쟁력과 관련해 흥미로운 두 가지 평가결과가 알려진 바 있다. 하나는 세계경제포럼(WEF)이 매년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순위자료인데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금융성숙도 부문에서 우리나라는 2014년 세계 81위, 2015년 세계 87위를 기록했다. 특히 2014년 자료의 경우 79위 말라위와 81위 우간다의 중간에 끼어 있는 순위라서 당장 ‘아프리카만도 못한 대한민국 금융산업’이라는 평가가 나온 것이 사실이다. 2015년의 경우 81위인 우간다는 물론 86위인 부탄보다 한 단계 아래로 평가됐다. 이 때문에 국가성숙도 순위 자체가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이 반영된 설문조사라는 점에서, 그 신뢰성의 한계까지 지적된 바 있다. 대출의 용이성이라는 평가 항목의 경우 기업관계자들에게 설문지를 작성하도록 해서 이를 평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대출의 용이성이 전세계 122위로 평가되는 바람에 금융성숙도가 낮은 순위로 나왔다. 하지만 이는 지나치게 주관성이 개입된 평가인 것으로 파악된다.
또 하나의 평가결과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가 제시한 기준을 토대로 객관적 지표만 가지고 평가한 결과인데,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수준이 세계 6위로 평가됐다. 이러한 평가 결과에 연연할 필요는 없지만 6위와 87위의 차이가 너무 엄청나다 보니 평가결과가 둘 다 문제가 좀 있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었다. 하나는 주관식이고 다른 하나는 객관식 평가인 셈인데 차이는 상당하다. 하지만 다행히도 객관적 지표에 의한 평가결과가 6위라는 점은, 우리 금융산업의 경쟁력이 세계 87위라는 주관적 평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시켜줬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우리 금융산업은 스스로의 한계를 인식하는 동시에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 금융산업의 수준에 대해 이렇듯이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2단계 금융개혁은 보다 역동적인 금융산업의 모습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해 추진돼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서 주관식 평가에서도 앞으로 높은 평가가 나오고 우리 금융산업의 경쟁력이 확실하게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