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농도의 미세먼지가 자주 발생하면서 국민의 걱정과 우려가 크다. 먼지는 공기 중에 흩날리는 입자상 물질로 화석연료를 태울 때나 공장, 자동차 등의 배출가스에서 많이 발생한다. 이 중 입자의 크기가 작은 것을 미세먼지라고 하는데 지름을 기준으로 10㎛보다 작은 PM10, 2.5㎛보다 작은 PM2.5로 나누기도 한다. PM10은 머리카락(50∼70㎛)의 1/5∼1/7, PM2.5는 머리카락의 1/20∼1/30에 해당한다. 이처럼 미세먼지는 입자의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코, 구강,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우리 몸 곳곳에 침투해 건강을 해친다.
국내 오염원 줄이기 위해 노후 경유차 교체 유도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미세먼지를 관리하기 어려운 나라에 속한다. 세계 최상위권의 인구밀도에 90%가 넘는 인구가 도시에 모여살고,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 때문에 면적당·일인당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많다. 또 대부분의 도시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에 있어 오염물질의 외부확산이 어렵고,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중국의 동쪽에 인접해 편서풍을 타고 밀려오는 중국발 대기오염물질의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미세먼지(PM10) 오염도 추세(서울)를 보면, 2001년부터 2006년까지는 51∼61㎍/㎥를 오르내리다가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2005∼2014년)」의 시행에 힘입어 2007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2012년에 저점을 통과한 후 2013년 들어 오염도가 악화됐고, 2014∼2015년에는 별다른 개선 없이 정체됐다. 여기에 2015년에 발생한 황사가 시민의 체감 오염도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오염도 변화 추이는 중국에서 국내로 유입되는 미세먼지량의 증가에 기인한 바 크다. 오염물질의 종류와 기상상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개 국외 영향을 30∼50%로 본다. 특히 고농도 때는 외부 유입 오염물질의 양이 60~80%까지 높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외국 탓만 할 수는 없다. 50∼70%에 달하는 국내 오염원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지난 6월 28일 발표된 ‘2016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이하 경제정책방향)’에는 오래된 경유차의 교체를 유도하고 친환경차를 적극 보급해서 경제도 살리고 미세먼지도 줄이는 대책이 돋보인다. 미세먼지는 배출원이 다양하기도 하지만, 발생하는 메커니즘 역시 상당히 복잡하다. 굴뚝 등 발생원에서부터 고체 상태의 미세먼지가 나오는 경우뿐 아니라 발생원에서 가스 상태로 나온 물질이 공기 중의 다른 물질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미세먼지가 또 생성되기 때문이다. 후자를 2차 생성이라고 부르는데 수도권만 해도 화학반응에 의한 2차 생성 미세먼지(PM2.5)의 비중이 전체 미세먼지(PM2.5) 발생량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그중 도시지역은 공장보다는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의 양이 많은데 특히 경유차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PM2.5)의 비중의 높아서 수도권의 경우 30%에 육박한다. 이번 경제정책방향에 새롭게 포함된 대책은 2006년 말 이전에 신규 등록한 경유차를 말소등록(폐차 등)하고 새 승용차를 구입하면 개별소비세를 대당 100만원까지 6개월간 70% 감면해주는 내용이다. 경유차를 포함한 운행 자동차의 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은 계속 강화돼 왔기 때문에 오래된 차량일수록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양이 많다. 따라서 노후 경유차를 조기에 폐차시킬 경우 도시의 대기 질 개선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더불어 기존 대책의 개선이 이뤄진다. 지금까지 수도권과 부산, 울산, 광주에서 운행되는 노후 경유차는 차량 잔존가치를 연식에 따라 2000년 이전 차량은 차량잔존가치의 100%, 2001∼2005년 차량은 차량잔존가치의 85% 지원으로 차등보조 해주는 제도를 운영해 왔는데, 향후 지원 대상지역에 대전, 대구, 전주, 제주를 추가하고 차량잔존가치보전비율도 연식에 상관없이 100%로 상향하는 방안이다.
경제활력을 높이기 위한 친환경 투자 촉진대책으로 전기차와 수소차의 보급 활성화가 포함됐다. 친환경차는 기존의 경유차나 휘발유차에 비해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자동차로 하이브리드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차를 말한다. 이 중 하이브리드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는 전기차와 수소차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전기차는 고전압 배터리에서 전기에너지를 모터로 공급해서 움직이는데,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내연기관이 없기 때문에 주행 중에 배출가스와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완전 무공해 자동차다. 문제는 배터리의 충전용량이 적을 경우 주행거리에 제한이 있다는 점이다. 수소차도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내연기관이 없어 주행 중에 오염물질이 전혀 발생하지 않지만, 전기차와 달리 내부에서 전기를 생산한다.
경제정책방향과 지난 7월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전기차와 수소차의 보급 확대를 위한 지원방안과 로드맵이 가시화됐다. 전기차는 구매·보유·운행의 전 과정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전기차 구매자에게는 대당 국고보조금을 현행 1,200만원에서 1,400만원으로 늘리고 각종 세금을 감경(400만원)한다. 또 유료도로 통행료 할인(최대 50%), 지자체 공영주차장 요금 감면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전기차 보급 확대의 최대 난제는 충전인프라 구축이다. 올해 중에 집, 공공장소 등에 불편 없는 충전환경을 구축한다. 하반기 중 2,100억원을 투자해서 도시(서울), 지역(제주), 고속도로에 급속충전기를 대량 구축하고, 공동주택에는 충전기 설치를 의무화한다. 아울러 1회 충전 시 운행거리를 현재 190㎞에서 2018년 320㎞ 이상, 2020년 400㎞ 이상으로 개선하게 된다.
발전소 성능 개선으로 사업장 미세먼지 배출 저감
과감한 기술투자 지원으로 2017년 상반기 중에 도심 주행용 수소버스, 2018년 1월까지 세계 최고 성능의 수소승용차를 개발한다. 올해 중 카셰어링(광주, 15대), 수소택시(울산, 20대)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내년에는 울산에서 수소버스(7대)를 시범운행한다. 수소차의 구매 인센티브를 확대해 개별소비세 면제, 구매보조금 확대(현재 2,750만원→4,125만원), 취득세 등 각종 세금을 면제한다. 수소차 충전소는 2020년까지 총 100기를 보급하는데 석유화학단지(울산, 여수, 서산) 부생수소를 활용한 충전소를 우선 보급해 경제성을 높일 계획이다.
미세먼지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6월 발표된 정부합동의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을 실행하기 위한 세부이행계획이 이미 수립됐다. 특별대책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경유차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실도로 배출허용기준 신설, 배출가스 관련 리콜 이행 의무화,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확대, 노선 경유버스를 친환경버스로 대체 등과 함께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방안의 검토를 시작한다. 2020년까지 신차의 30%(연간 48만대)를 전기차 등 친환경차(총 150만대)로 대체하고 주유소의 25%(총 3,100기)에 전기차 충전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한다. 미세먼지 전체 배출량 중 공장 등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가 4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를 줄이고자 노후석탄화력발전소 10기를 폐지하거나 대체·연료전환 등으로 근본개선하고, 그 밖의 기존 발전소는 대대적으로 성능을 개선한다.
수도권 대기오염총량제 대상 사업장을 현행 1종과 2종에서 3종까지 확대하고, 배출총량 할당기준도 단계적으로 강화한다. 이상의 국내 배출원 집중감축과 함께 PM2.5 측정망을 PM10 측정망 수준으로 확대하는 등 미세먼지 예·경보체제를 혁신하고, 주변국과의 환경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때로 규제는 기업에 시장 창출과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에너지 신산업과 함께 미세먼지와 CO2의 동시저감 기술·산업에 정부 투자를 확대하려 한다.
친환경차 보급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의 대책은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난다. 기존의 자동차에 못지않은 기술적 성능과 편의성을 확보하고 가격경쟁력에서 크게 뒤지지 않도록 지원제도를 설계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보급 초기에는 소비자의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과 애정이 담긴 선택이 더욱 필요하다. 시민의 성원과 실천적 참여를 기대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