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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일자리 상당수가 서비스업··· 다양한 직무 개발 시급
안준기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 2017년 03월호



시간선택제 일자리, 근로자의 일·가정 양립 지원에 가장 큰 도움 되고 인력 운용의 효율화나 피크타임대 업무 분산에도 기여
근로시간 유연화 통해 필요에 따라 전일제→시간제, 시간제→전일제 전환 가능하도록 제도나 인식 마련 필요



한국 노동자의 연간 근로시간은 2,113시간(2015년 기준)으로 OECD 국가 가운데 멕시코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2000년의 2,512시간에 비하면 399시간이 감소한 수치지만 주요 선진국 수준으로 가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러한 관행적인 장시간 근로도 문제지만 전일제 위주의 획일적인 근로형태도 우리 경제의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임금근로자 중 시간제 근로자의 비중은 11.6%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네덜란드(39.9%), 호주(24.2%), 영국(23.9%) 등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국가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OECD 평균(15.6%)과 비교해도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네덜란드·독일 등 주요 선진국들은 시간제 일자리 확대 등 근로시간을 유연화함으로써 단기간에 고용률 70%를 달성한 바 있다. 이에 정부도 시간선택제 일자리 활성화를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가정 양립 및 고용률 70% 달성’의 핵심 수단으로 보고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 만족도 근로자·기업 모두 높아
기서 말하는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시간제 일자리와는 차이가 있다. 정부의 지원기준에 따르면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정년이 보장(계약기간이 없는)되고, 최저임금 130% 이상을 지급하며, 전일제(풀타임) 근로자와 균등하게 대우(시간비례원칙 적용)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즉 개념적으로 보면 근로 시간만 차이가 있을 뿐 다른 모든 조건은 전일제 근로자와 동일한 일자리를 말한다.


정부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산을 위해 2013년부터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주에게 컨설팅 및 인건비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2015년부터는 전일제 근로자를 시간선택제로 전환해주거나 기간제인 시간제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개선(무기계약 전환)하는 사업주에게까지 확대 지원하고 있다. 지원예산은 2013년 91억원에서 2016년 402억원으로 4.4배 증액됐으며, 지원인원도 2013년 1,295명에서 2016년 1만4,605명으로 11.3배 확대됐다. 이러한 양적 성장과 더불어 시간선택제 근로자들의 임금수준도 꾸준히 증가해 일반 시간제 근로자와 비교한 상대 임금이 2013년 112% 수준에서 2015년 140%로 질적인 성장도 보였다.


한국고용정보원(2016)에 따르면 시간선택제 일자리 만족도는 근로자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매우 높게 나타났으며(5점 만점 기준으로 기업 인사담당자 4.3점, 시간선택제 신규 채용 근로자 4.2점, 시간선택제 전환 근로자 4.3점), 기업은 이러한 근로형태가 ‘근로자의 일과 가정 양립 지원’에 가장 큰 도움이 되고, 인력 운용의 효율화나 인력난 해소, 피크타임대 업무 분산 등에도 많은 기여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전환형 시간선택제를 도입한 기업에서는 직원의 직장 만족도 증대 및 숙련인력의 이직 감소 등에도 효과를 보인다고 응답해 원래의 목적 이외에 부수적인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그 결과 향후 시간선택제 신규 채용을 현재처럼 유지하거나 확대하겠다는 응답은 66.6%, 전환형 시간선택제를 유지·확대하겠다는 응답은 79.3%로 상당수 기업이 지속적인 운영 의사를 내비쳤다.


저임금·비정규 근로라는 인식 강해… 지속적 근로개선으로 긍정적 인식 높여야
근로자들에게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전일제로 근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지속적인 근로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신규 취업자들이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선택한 이유로는 ‘학업 및 자기계발’이 가장 높게 나타나 근로자들의 ‘일·학습 병행’에 긍정적으로 작동하고 있고, 퇴직 전후 일자리로 선택했다는 응답이 그 다음을 차지해 중장년층의 은퇴로 인한 갑작스러운 경력단절에서 완충재 역할도 하고 있다. 또한 전일제 근로에서 전환한 이유를 확인한 결과 자녀 보육·교육이 가장 많아 ‘근로자의 일·가정 양립’에도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현재 한국경제 상황에서 노사정 모두 전략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작동할 수 있다. 근로자들에게는 자기계발이나 일·가정 양립에 도움을 줘 삶의 질이나 가구 소득이 향상되고, 기업에선 효율적인 인력 운영이 가능하게 돼 퇴사나 이직이 감소해 결과적으로는 노동 생산성이 증대될 것이다. 정부는 자녀 보육 등의 이유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나 학업을 지속하고자 하는 근로 청년층, 주된 일자리에서 은퇴 후 이전 경력을 활용하지 못하는 중장년층의 취업이나 재취업을 지원함으로써 현재 가지고 있는 고용 현안을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선택제를 확산시키기 위해선 선결돼야 할 몇 가지 문제들이 남아있다.


첫째,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아직까지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사회적으로 저임금 근로 또는 비정규 근로라는 인식이 강하다. 아직 여러 측면에서 미흡한 부분이 많지만 지속적인 근로개선 등을 통해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향상시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기업 내에서 전일제 근로자와 갈등을 겪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직원들 간의 화합과 융화를 위한 컨설팅 등을 통해 인식을 개선시킬 필요가 있다.


둘째, 근로시간이 보다 유연화될 필요가 있다. 생애근로의 관점에서 보면 어느 시점에선 육아나 간병, 학업 등 처한 상황에 따라 전일 근로가 여의치 않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근로시간 유연화를 통해 필요에 따라 전일제에서 시간제로 근무형태를 조정하고, 시간제에서 전일제로 전환을 원할 경우 다시 전환될 수 있도록 제도나 인식 마련이 필요하다.


셋째,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맞는 다양한 직무 개발이 필요하다. 현재의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상당수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공공 부문 및 제조업 분야로도 확대를 모색하고 있지만 적합직무 개발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지속 가능한 동력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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