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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데이터 기술 기반의 새 시장이 열린다
강준영 KDB 미래전략연구소 미래전략개발부 선임연구원 2018년 11월호





데이터경제는 정한 경계를 가지는 생태계 개념을 넘어 ‘데이터가 경제활동의 중요한 자원으로 사용되는 새로운 경제구조’를 의미한다.

2017년 5월 워런 버핏은 “구글에 대한 나의 예측이 틀렸고 아마존의 가치를 너무 저평가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사업을 이해하지 못해 알리바바 주식을 사지 않았던 것은 실수였다”고 자책하기도 했다. 과거 인터넷이 붐을 이룬 시절에도 정보기술(IT) 기업을 멀리하던 그였기에 이러한 소회는 업계로부터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88세의 대가는 과연 무엇을 봤기에 오랜 신념마저 바꾸게 된 것일까? 알리바바를 창업한 마윈의 “정보기술 시대를 넘어 앞으로 30년간 데이터 기술에 기반을 둔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언급이 그 실마리가 될 듯하다.


특정 산업의 범주로 규정할 수 없는 데이터경제, 데이터산업은 빙산의 일각일 뿐
‘데이터경제’라는 용어가 시대의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사실 이 용어는 꽤 오래전인 2011년 3월 미국의 리서치회사 가트너(Gartner)에 의해 처음 소개됐다. 이후 수면 아래에 머물다가 2017년부터 회자되기 시작했다. 2017년 1월 EU집행위원회가 새로운 경제성장 정책(Building a European Data Economy)을 발표한 것이 중요한 계기였다.
EU집행위원회가 설명하는 데이터경제는 ‘데이터에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협업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생산, 인프라 제공, 연구조사 등을 담당하는 구성원으로 이뤄진 생태계’를 뜻한다. 이러한 견해를 따라가 보면 과거 정보기술 시대에 DB산업으로 불리던 ‘데이터산업’을 떠올리게 된다. 이 산업은 데이터 솔루션, 데이터 구축 및 컨설팅, 데이터 서비스 등을 범위로 하고 있으며 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국내 6조원, 전 세계 1,508억달러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는 국내 GDP 대비 채 1%에도 미치지 못하며 다른 나라들 역시 차이는 있으나 2%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그럼에도 이것이 과연 워런 버핏과 마윈이 바라보는 새로운 시장에 부합하는 것일까? 데이터산업은 데이터경제에서 반드시 필요한 인프라이자 출발점이지만 전부는 아니며 빙산의 일각으로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
비즈니스 리더, 경제학자들이 바라보는 데이터경제는 보다 광범위하다. 2017년 영국의 경제저널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데이터는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자원이자 원료로 새로운 경제를 부상시키고 있다”고 언급한 이후 데이터를 중심으로 하는 경제활동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를 종합해보면 데이터경제는 일정한 경계를 가지는 생태계 개념을 넘어 ‘데이터가 경제활동의 중요한 자원으로 사용되는 새로운 경제구조’의 의미를 갖는다. 연장선상에서 보면 기업가치 1조달러에 가까운 아마존, 구글이 다시 시야에 들어올 뿐 아니라 자율주행 물류, 스마트 팩토리 기반 제조업, 데이터 기반 맞춤형 의료·금융 서비스까지 포괄하게 된다. 데이터경제는 특정 산업의 범주로 규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당연히 그 시장 규모를 따지는 것도 무의미하다.


전통산업을 새로운 형태로 재창조하는 데이터 기술
그런데 과거 IT 정보화 시대에도 존재했던 데이터를 새삼스럽게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자원으로 지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데이터 기술의 발전에 따라 데이터에서 보다 많은 가치를 추출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빅데이터는 데이터 분석으로 가치 있는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매순간 더 나은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빅데이터가 기술적인 한계를 보이면서 최근에는 AI와 블록체인이 혁신을 이어가는 추세다. AI는 전통적인 통계학에서 벗어나 뇌과학, 심리학 등 다양한 학문의 성과와 천재들의 창의력을 바탕으로 인간과 우열을 가리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에 EU집행위원회는 증기기관 및 전기와 마찬가지로 AI를 세상을 변화시킬 기술로 지목하기에 이른다. AI는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전통산업을 새로운 형태로 재창조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모빌리티에 AI를 결합하면 자율주행 기술로 변한다. 이러한 견지에서 전문가들은 AI를 혁신의 조력자로 비유하기도 한다. 한편 블록체인은 스마트계약을 통해 거래 처리를 자동화할 뿐만 아니라 P2P(Peer to Peer; 인터넷에서 개인과 개인이 직접 연결돼 파일을 공유) 거래를 통해 비용을 최소화하고 중개자 없이도 당사자 간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미래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데이터 기술은 유통·콘텐츠·금융에서의 맞춤형 서비스, 업무 자동화, 초기 단계의 자율주행 등을 가능하게 했고 이러한 기술 혁신에 따른 결과물들은 이미 우리 삶의 일부가 됐다. 나아가 비즈니스 패러다임마저 바꾸고 있다. 일례로 아마존은 데이터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유통시스템 혁명을 주도할 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금융업 등 다른 분야에도 무차별 진출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아마존 진출의 영향으로 사업이 망하다’라는 의미인 ‘아마존되다(Amazoned)’라는 웃지 못할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놀라운 건 아마존의 경우 산업에 대한 이해 없이, 즉 완전한 솔루션을 모르면서 테스트할 아이디어와 가설만으로 사업을 시작하고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사업을 민첩하게 조정하는 방식으로 모든 시장을 지배하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데이터와 데이터 기술을 빼놓고는 최근의 경제활동과 트렌드 변화를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바야흐로 패러다임 변화의 시대가 온 것이다. 이미 빅데이터, AI는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비즈니스 창출은 향후 한 나라의 경제적 성패마저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해 각국 정부는 데이터경제 활성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런 패러다임 변화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 물론 데이터 신기술의 발전이 유토피아적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으며 일자리 변화, 사생활 침해 등 부작용도 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신기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만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신기술의 적극적 활용’과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단계로 이행해야 할 시점이다. 일자리 위기도 신기술에 따른 영향보다는 글로벌 기술혁신 경쟁 과정에서 촉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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