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으로 건더뛰기

KDI 경제정보센터

ENG
  • 경제배움
  • Economic

    Information

    and Education

    Center

특집
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의 ‘토양’
이승우 한국경제신문 IT과학부 기자 2018년 11월호



아마존의 성공 비결은 데이터다. 창업 초창기부터 고객의 데이터를 끌어모아 분석해 새로운 정보를 만들었다.

“우리는 데이터를 절대 버리지 않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데이터가 상품이나 서비스로 언제 중요해질지 알기 힘들기 때문이다. 사소한 데이터라도 대량으로 취합하고 분석하면 의미 있는 정보가 될 수 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이 아마존 창업 직후 했던 말이다. 아마존은 1994년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해 지금은 세계 최대의 클라우드 업체이자 인공지능(AI) 플랫폼 회사가 됐다. 아마존의 성공 비결은 데이터다. 창업 초창기부터 고객의 데이터를 끌어모아 분석해 새로운 정보를 만들었다. 고객이 좋아할 만한 책을 추천해주고 필요한 물건을 먼저 보여줬다. AI 시대에도 전략은 같다. 더 많은 데이터를 모아 고객에게 알맞은 상품이나 콘텐츠를 추천하는 것이다.
AI·클라우드 시장에서 아마존과 치열하게 경쟁 중인 구글의 전략도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다. 구글 검색, 지메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등을 통해 사용자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해 그에 알맞은 광고를 보여주는 것이 구글의 기본적인 사업 모델이다.


AI 플랫폼 ‘알렉사’ 3만개 이상의 ‘스킬’ 보유, 우버의 핵심 경쟁력은 차량 주행 데이터
4차 산업혁명의 ‘꽃’이 AI라면 데이터는 꽃이 자랄 수 있는 ‘토양’이다. AI는 데이터를 먹고 성장한다. 제대로 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다.
아마존과 구글이 AI 시대에 강자로 발돋움한 이유는 생태계 덕분이다. 아마존의 AI 플랫폼 ‘알렉사’는 3만개 이상의 ‘스킬’(알렉사를 이용해 할 수 있는 일을 ‘스킬’이라고 부름)을 갖고 있다. 날씨를 알려주거나 아마존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는 것 모두 ‘스킬’이다. 스마트폰의 앱과 비슷하다.



2015년 9월만 해도 알렉사의 스킬은 14개에 불과했지만 3년 새 3만개 이상으로 늘었다. 알렉사의 스킬을 모아놓은 웹사이트에 접속해보면 날씨·뉴스·쇼핑·퀴즈쇼 등 수많은 종류의 스킬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은 아마존이 아닌 외부 회사들이 만든 것이다. 아마존은 알렉사의 소프트웨어 개발키트(SDK; Software Development Kit)와 응용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공개해 외부 개발자 누구나 알렉사를 활용한 앱을 만들 수 있게 했다. 또 아마존의 AI 스피커 ‘에코’가 아닌 다른 기기에서도 알렉사를 쓸 수 있도록 했다. 구글도 마찬가지 전략을 펴고 있다. AI 플랫폼을 중심으로 ‘생태계’를 만들어야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스타트업 중에서도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사용한 곳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세계 최대 승차 공유업체 우버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의 서비스는 언뜻 단순해 보인다. 승객이 차량을 호출하면 가장 가까운 곳의 차량을 배차해주는 게 전부다. 하지만 서비스 뒷단에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최적화 알고리즘이 숨어 있다. 차량을 부르면 기존 차량의 주행 정보를 이용해 승객에게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차량은 무엇인지, 목적지까지 최적의 경로는 무엇인지 분석해 알려준다. 이 같은 분석의 기반은 수많은 우버 차량의 주행 데이터다. 덕분에 우버는 창업 10년 만에 기업가치가 720억달러에 이르는 데카콘 기업(decacorn; 기업 가치가 100억달러 이상인 신생 벤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우버가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서 앞선 것도 이 같은 데이터 덕분이다. 우버는 자율주행차 시대가 오면 개인이 차를 소유하기보다 차량을 공유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자율주행차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국내엔 금융 데이터 분석해 이자 낮춘 ‘렌딧’ 등장
한국에선 다소 생소한 팔란티어 테크놀로지(팔란티어는 〈반지의 제왕〉에서 마법사 사루만이 세상 구석구석을 볼 수 있게 하는 마법 구슬을 뜻함)도 빅데이터 분석으로 200억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기록하고 있다. 페이팔의 창업자인 피터 틸이 만든 이 회사는 데이터를 분석해 범죄를 예측하거나 금융회사의 위험을 관리하는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2011년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를 찾아내는 데도 이 회사의 기술력이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 역시 빅데이터 기업으로 손꼽힌다. 넷플릭스의 경쟁력은 콘텐츠 큐레이션이다. 수많은 콘텐츠 가운데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만 골라 보여주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영화를 단순히 액션·멜로·코미디 등으로 구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도적 여성이 등장하는 영화’, ‘1900년대 초반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 원작 영화’와 같은 식으로 세분화한다. 고객의 시청 취향도 7만여개로 분류해 알맞은 영화를 제시한다.
국내에서도 데이터를 활용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P2P 업체 렌딧은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1금융권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신용등급 4~7등급 고객에게 대출을 해준다. 이들은 과거 연 이자율 20%가 넘는 고금리 대부업체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렌딧은 신용평가사로부터 받는 금융 데이터와 자체적으로 수집하는 고객 행동양식 등 250여가지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별로 금리를 다르게 책정한다. 렌딧은 최근 약 3년간 대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P2P 대출을 통해 대출자들이 절약한 이자가 총 100억원을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존 고금리 대출의 평균 금리는 20%였지만 렌딧으로 대환해 받은 평균 금리는 11.3%였다.
신한카드가 지난 8월 선보인 ‘마이샵’은 고객 2,200만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중소 가맹점에 무료로 마케팅 솔루션을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시간대별·성별·연령별 이용패턴과 매출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상권 유형 분석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쿠폰 발행이나 홍보 이벤트, 멤버십 서비스 등을 할 수 있어 마케팅 여력이 없는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삼성카드도 빅데이터를 활용해 중소형 가맹점의 마케팅을 돕는 ‘링크 비즈파트너’ 서비스를 지난해 9월부터 운영 중이다. 가맹점주가 고객에게 제공할 혜택을 등록하면 삼성카드가 해당 매장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에게 자동으로 혜택을 알려준다.

보기 과월호 보기
나라경제 인기 콘텐츠 많이 본 자료
확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