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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나 홀로 성장했던 미국경제의 한계 나타날 것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2018년 12월호



소비와 투자 중심으로 내수가 경제 이끌고 갈 것
출구전략 필요한 시점임에도 여전히 부양 일변도인 경제정책은 우려스러워




2018년 미국경제는 가장 좋았던 한 해를 보냈다. 경제성장률은 3% 내외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대 중후반에 그치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경제성장률은 경이적이다.
나아가 2019년에도 2%대 중반 정도에는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의 평균적인 경제성장률 수준을 2% 선으로 본다면 올해와 내년 미국의 경제상황은 결코 나쁘지 않다. 다만 경제성장률 자체가 소폭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경기가 고점을 찍고 하강하는 후퇴 국면이 전개된다는 의미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경제가 계속 확장 또는 상승하는 국면에 위치했기 때문에 경기 사이클상 자연스러운 하락 압력이 작동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부문별로 보면 지금과 같이 소비와 투자를 중심으로 내수가 경제를 이끌고 갈 것이다. 수출도 보호무역주의라는 강력한 무기를 통해 미국산 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여건들을 감안할 때 2019년 미국경제를 결코 나쁘게 볼 수 없다.


산업의 힘 부재, 제약적 통화정책 등은 불안요인
그러나 미국경제라고 해서 불안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어떤 요인들은 운이 없게도 여러 조건들이 맞아 떨어지면 미국경제를 수렁에 빠뜨릴 수 있는 힘을 가졌다. 그중에서도 가장 우려되는 점은 금융 위기 이후 최근까지 미국의 경제성장이 산업의 힘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내 자동차 등 제조업의 부활과 유턴기업의 확산은 겉으로 보기에는 산업 펀더멘털이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제조업의 부활은 금융위기 이후 구조조정의 결과 기존 산업의 경쟁력이 복원되는 과정일 뿐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은 아닌 것이다. 트럼프 정부가 홍보에 열을 올리는 유턴기업도 미국경제 전체로 보면 큰 표도 나지 않는다. 이는 2000년대 초중반 골디락스(Goldilocks)라 불리던 장기 호황과는 상황이 다르다. 당시에는 IT의 확산과 중국시장의 개방이 미국경제를 이끌고 갔다. 즉 산업과 시장이라는 뚜렷한 성장동력이 있었다. 향후 2~3년내에 미국경제가 성장력을 잃어갈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런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산업들에서 그 가능성을 언급하지만 시장이 형성되고 주력산업이 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오히려 10년 전 세계경제를 위기에 빠뜨렸던 금융 부문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 우려스럽다. 미국은 성장이 한계를 맞을 때 금융산업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그것이 나중에 독이 돼 돌아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말이다.
둘째, 미국경제가 제약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정책금리, 즉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하 연준)에서 결정되는 연방기금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약 7년 동안 거의 제로금리 수준(0~0.25%)을 유지하면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완화적 통화정책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 2016년 12월 정책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2017년에 3회, 2018년에 4회(12월 중 추가 인상 전제)나 인상됐다. 2019년에도 최소 2~3회까지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렇게 되면 미국의 정책금리는 3%를 넘어서게 된다.
금리가 이렇게까지 가파르게 인상돼야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금융위기가 재발되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2008년 부동산시장의 버블 붕괴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 중 하나는 그린스펀(Alan Greenspan) 시대 연준의 잘못된 판단에 있었다.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지 못한 연준이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또다시 위기를 맞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 활황인 경제상황에서 유동성을 타이트하게 갖고 가야 한다. 그러나 실물경제를 훼손하지 않는유동성 회수는 불가능하다. 수축적 통화정책은 일정 부분 미국경제의 활력을 다운시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주식시장, 장기간의 활황세 마무리하고 조정
세 번째 불안요인은 트럼프 행정부 경제정책의 부작용이 나올 타이밍이라는 점이다. 트럼프노믹스(Trumpnomics)의 핵심은 수요 진작이다. 우선 국내적으로는 확장적 재정정책과 감세정책을 통해 내수를 진작시켰다. 기업의 투자는 늘어났고 그 영향으로 고용시장도 실업률이 자연실업률 밑으로 내려가는 활황을 경험하고 있다. 전형적인 경기부양인데 주지하다시피 반드시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공짜 점심은 없듯이 말이다. 버블의 문제가 여기서도 존재한다. 실제 최근 미국 주식시장이 장기간의 활황세를 마무리하고 조정을 받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경기부양책은 언제나 월가(Wall Street)의 환영을 받았지만 늘 고통도 안겨줬다. 대표적인 예가 금융위기다. 경기부양 기조로부터 출구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나 트럼프의 경제정책이 여전히 부양 일변도라는 점은 매우 우려스럽다. 한편 밖으로부터의 수요 진작책도 병행되고 있다. 바로 보호무역주의 정책이다. 그 원래의 취지는 세계 시장에서 미국산 제품이 더 팔리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 슈퍼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를 동원해 미국에 수입되는 제품에 제동을 걸어 교역상대국들이 미국산 제품을 더 많이 사도록 만드는 전략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상대국들의 보복조치로 수출, 즉 대외수요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초미의 관심사인 미·중 무역분쟁이 그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미국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끝으로, 앞서도 서술했듯 이러한 불안요인들이 미국경제가 위험에 빠진다는 신호는 아니다. 2019년 미국경제는 여전히 평균보다 좋은 쪽에 위치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핵심은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과정에서 미국경제가 안고 있는 불안요인들이 경제성장률 하락 속도를 얼마나 가속화시킬 것이냐다. 2019년엔 그동안 나 홀로 성장했던 미국경제의 한계가 나타날 것이다. 미국경제가 이를 극복하고 연착륙할 수 있을지 곧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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