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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높은 불확실성 속에서 내년에도 완만한 하락세
박경덕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2018년 12월호




견고한 펀더멘털에 힘입어 개인 소비가 주요한 성장 동인 역할 할 것
유럽중앙은행은 12월에 양적완화 종료하고 2019년 3분기쯤 금리인상 전망


“유럽연합(EU)경제는 2017년에 정점을 찍었다.” EU 집행위원회가 지난 11월에 발행한 「2018 가을 경제전망 보고서(European Economic Forecast Autumn 2018)」에서 “EU경제가 6년째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올해 연초부터 성장 탄력이 약해지고 있다”며 내린 진단이다. 지난해 EU와 유로존 모두 2.4%의 성장률로 2007년 3.0%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U 집행위원회는 2018년 연초부터 각종 경제지표들이 서서히 꺾이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2017년 글로벌 성장과 무역 확장세로 유럽경제가 누렸던 강력한 추동력은 차츰 사그라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배경 아래 EU 집행위원회는 “(유럽이) 높은 불확실성 속에서 지속적이긴 하지만 활력이 다소 떨어진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했고, 2018년 EU 성장률은 2.1%, 2019년은 1.9%로 제시했다. 이는 올해 분기별로 네 차례 발표한 성장률 전망치 중 가장 낮은 수치다. 또한 2020년 성장률은 1.8%(유로존은 1.7%)로 예상하며 내년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표〉 참조).



미·중 무역전쟁, 브렉시트 등이 주요 리스크
EU 집행위원회는 올해 연초부터 성장률 전망치를 계속 낮춰 발표하고 있다. 2월과 5월 보고서에서 2018년과 2019년 EU 성장률을 각각 2.3%와 2.0%로 제시했지만, 7월 보고서에서는 2018년 전망치를 2.1%로 0.2%p 낮췄다. 이어 11월에는 2019년 성장 전망치도 1.9%로 낮춰 발표했는데, 내년 3월로 예정된 브렉시트(Brexit) 영향과 미국 경제정책의 불확실성, 그리고 이탈리아의 국가채무 증가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이유로 들었다. 또한 EU 집행위원회는 “상호 연관된 역내외 리스크들이 앞으로의 경기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측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11월 14일 발표된 유로존의 3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0.2%(전년 동기 대비 1.7%)로, 2014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았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 독일은 3분기 성장률이 -0.2%(전년 동기 대비 1.1%)를 기록했다. 독일 경제성장률이 뒷걸음질 친 것은 2015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내년 유럽경제의 방향을 알아보기 위해 대외요인부터 살펴보면, 먼저 미·중 무역전쟁으로 대미 수출에 타격을 받은 중국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글로벌 성장둔화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해 유럽경제가 10년 만에 최고 성장률을 기록한 배경에는 세계경제 호황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강력한 역외 수요가 유럽 성장률을 견인하는 데 도움을 준 것이다. 하지만 올해 강대국 간 무역 긴장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자 유럽경제 지표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유로존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2018년 유로존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5.2%보다 낮은 3.3%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독일의 경우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으로 올해 3분기 수출이 직전 분기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유로화 가치 상승도 올해 유로존의 수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역내에서는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EU와 영국이 벌이고 있는 브렉시트 협상은 북아일랜드의 EU 잔류 여부 등 많은 난관을 남겨두고 있다. EU는 또 지난 10월 EU 예산규정을 따르지 않고 재정적자를 대폭 늘린 이탈리아의 예산안을 거부해 양측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경제적 요인은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먼저 개인 소비가 견고한 펀더멘털에 힘입어 주요한 성장 동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이 늘고 임금도 올라가면서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낮은 금리도 자산 가격과 가계의 부를 지탱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2월에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2019년 3분기쯤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적으로 볼 때 올해 유로존의 개인 소비는 지난해와 비슷한 1.6% 증가가 예상되며, 내년엔 몇몇 회원국의 예고된 재정적 조치들을 감안할 때 1.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존 투자, 향후 2년간 조정국면 진입 예상
지난해 유로존의 투자는 예외적으로 좋았던 글로벌 경기 탓에 크게 증가했다. 올해 여전히 우호적인 금융환경과 높은 제조업 설비가동률, 그리고 긍정적인 수익 전망 등으로 장비 투자가 계속 이어졌다. 그러나 수출과 사업투자 간 강력한 상관관계를 감안할 때 무역 긴장과 이로 인한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향후 2년간 조정국면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의 GDP 대비 정부 재정적자는 올해 이자비용이 줄어든 덕분에 더 축소될 전망이다. 하지만 내년엔 일부 국가의 자율적 재정정책 실시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 행진이 멈출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적으로 EU경제는 현재 아주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이는 주로 미국의 경제정책과 무역정책에 기인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재정부양책에 따른 경기 과열은 예상보다 빠른 금리인상을 부를 수 있으며, 이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자본 흐름의 변화에 취약한 신흥시장에서 그러한 현상은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 EU도 미국과의 긴밀한 무역관계와 금융거래를 감안할 때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부채가 많은 EU 회원국 재정에 대한 의구심이 역내 금융 부문으로 번질 수 있다. 또한 EU가 글로벌 밸류체인에 긴밀히 통합돼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역내 정치적 불확실성도 있다. 브렉시트 협상 결과와 이탈리아 재정적자와 관련한 리스크들도 여전히 살아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일부라도 리스크로 현실화된다면 연쇄적 상승효과를 일으키며 EU경제에 큰 파장을 던질 수 있다. 2019년 EU경제는 이 모든 변수들을 예의 주시하면서 지속성장을 모색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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