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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여가서비스 활성화로 소비 잡아라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2019년 01월호



출산장려금 확대 등 단기대책보다는 보육시설을 대대적으로 늘림으로써 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것이 중요. 공공기관의 고졸인력 채용비율을 크게 높이는 등 과도하게 높은 대학진학률을 떨어뜨리는 정책도 가계의 심리적 부담을 줄일 수 있어


2017년 내수경기는 국내경제의 3% 성장 회복을 이끈 원동력이었지만 지난해에는 반대로 경기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 내수(투자+소비) 증가율은 2017년 5.3%에서 지난해 3분기 평균 1.9%로 낮아졌으며, 특히 3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까지 내려갔다. 2018년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모두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서면서 2015년 이후 지속되던 투자 흐름이 꺾인 것이 내수 부진의 주요인이다.


투자 위축 상황에서 출산율 급락으로 소비 전망도 밝지 않아
문제는 2019년에도 내수경기 회복 여지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 경제는 지난 3년간 투자가 이끄는 성장세를 보였지만 최종 수요인 소비나 수출이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만으로 성장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기업 설비투자 측면에서 보면 올해 세계경제 성장세가 지난해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기업들이 투자에 선뜻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도체의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됐지만 석유화학 등을 제외하면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만한 품목이 없다. 조선·해운 등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업종은 노후설비 교체 외에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할 것이다. 자동차 경기 부진으로 완성차뿐만 아니라 관련 부품 생산 업종들도 투자에 소극적일 것으로 보인다.
건설투자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전체 주택의 실질가치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장기 평균인 77.3% 수준을 넘어 최근 80% 수준까지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4년간 주택투자가 대규모로 이뤄지면서 부족했던 물량이 상당부분 채워졌으며 이제는 공급과잉 단계에까지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전세가격이 하향세로 돌아선 점도 주택의 실질적 공급이 수요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이미 미분양이 확대되고 분양률도 낮아지는 등 공급증가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향후 민간분양이 줄어들면서 지방의 신규주택 공급이 뚜렷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지역에 비해 주택공급 확대가 미진했던 서울지역 역시 경기 전망이 불확실해지면서 주택경기가 꺾일 가능성이 크다. SOC 예산 축소로 인프라 등 토목 건설투자도 당분간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투자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소비경기의 향방인데 소비 전망 역시 밝지 않다. 가장 우려스러운 측면은 출산율 급락이다. 이미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던 우리나라는 2017년부터 출산율이 더 빠르게 떨어지면서 이제는 합계출산율이 1 미만으로 낮아졌다. 대부분 가계의 노후 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보육인프라 부족과 높은 사교육비로 아이를 갖는 데 따른 부담이 높다 보니 아이를 낳지 않거나 아예 결혼을 기피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은 단시간 내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고 이에 따라 심각한 저출산 현상은 2019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저출산이 생산인력 감소로 이어지는 데는 20년이 걸리겠지만 문제는 수요에 당장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아이를 낳게 되면 보육 관련 내구재나 의류·식품 등의 소비가 늘어난다. 아이를 출산한 가계는 노후 대비를 위한 저축을 줄이거나 부채를 늘려서라도 소비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부담이 싫어서 아이를 낳지 않게 되면 여가문화 분야에서 일부 소비가 늘겠지만 전체적으로는 소비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다. 잃어버린 20년 기간 중 일본 가계들은 전반적으로 소비를 줄이면서 절약했는데 이것이 국가경제 입장에서는 소비 위축과 생산 및 고용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발생시킨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계가 출산율을 떨어뜨려 소비인구를 줄임으로써 전체 소비가 위축되고 이것이 다시 경기 위축과 출산율의 추가적인 하락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미·중 무역갈등, 신흥국 외환위기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소비심리도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자산가격 상승세도 꺾이면서 자산효과에 따른 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금리상승에 따른 부채상환 부담 확대도 가계 구매력을 제약할 것이다.



토지이용 규제의 대폭 완화 등 과감한 정책 필요
향후 내수진작책의 초점은 소비에 맞춰져야 할 것이다. 기업투자를 제약하는 불필요한 규제를 줄이고 4차 산업혁명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지만 최종수요인 소비나 수출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투자확대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경기부진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업투자 확대를 무리하게 유도하는 것은 향후 기업부채 확대 및 부실 등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경제규모에 비해 비중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는 건설투자 역시 장기적으로 조정받을 필요가 있다.
소비진작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출산율 제고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 출산장려금 확대 등 단기대책보다는 보육시설을 대대적으로 늘림으로써 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공공기관의 고졸인력 채용비율을 크게 높이는 등 과도하게 높은 대학진학률을 떨어뜨리는 정책도 가계의 심리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고용확대와 내수진작, 성장잠재력 제고를 동시에 노릴 수 있는 방안으로 서비스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정부가 소득을 늘리는 데 역점을 두고 있지만 늘어난 소득이 어디에 사용될 것인가도 염두에 둬야 한다. 현재 우리 국민들의 요구는 크지만 실제 가장 부족한 수요는 여가문화다. 높은 지가로 여가서비스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고 교통혼잡 등 비용이 크다는 점이 여가문화산업이 발전하지 못하는 주원인이다. 토지이용 규제의 대폭 완화, 국유지 이용 시 세제지원과 시설 건립에 필요한 인프라 지원 등 과감한 정책을 통해 내수 서비스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해외 문화시설의 도입을 장려해 다양한 문화수요를 충족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저렴하고 질 좋은 여가서비스가 많이 생겨난다면 여기서 생산과 고용이 창출되고 다시 소비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발생하면서 저출산에 따른 수요 위축을 극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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