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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수요자 특성과 다양한 욕구에 기반한 세분화된 일자리 정책 나와야
김중진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 2019년 01월호



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만드는 것처럼 시장수요에 부합하는 개별 일자리도 육성·지원한다면 사업이 되고 산업도 될 수 있어

본인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스스로 만들어 직업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대 될 것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2019년에도 일자리 문제는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중장기인력수급전망(2016~2026년)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취업자 수 증가율은 0.7%로, 앞으로도 일자리의 대폭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직업별로 보면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1.3%), 서비스 종사자(1.1%) 등을 중심으로 취업자 증가 속도가 비교적 빠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농림어업 종사자, 기능 종사자에서는 인력수요가 정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기술의 진전으로 기계조작 및 조립 종사자의 취업자 수 증가율도 계속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3D프린팅,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클라우드, 로봇 등 최첨단 지능정보 기술이 전 산업에 접목·확산되고 있어 기능 및 기계 분야를 비롯해 단순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사무직의 일자리 감소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심지어 컴퓨터의 대용량 자료인 빅데이터가 확보되고 인공지능의 한 영역인 기계학습을 통한 분석능력이 강화되면 일부 전문직 일자리조차 위협할 수 있다는 비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1인 크리에이터, 디지털 장의사…개인의 창의적 아이디어에 기반한 새로운 일자리 등장
그러나 이러한 변화 속에도 새로운 분야에서 일자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공지능 전문가는 채용이 어려울 정도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빅데이터 전문가, 3D프린팅 전문가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핀테크, 스마트팜, 스마트팩토리 등 전 산업에 ICT 기술이 접목되면서 소프트웨어 없이는 일을 할 수 없게 돼 향후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많이 필요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원유인 데이터 보급이 확산되면 해킹 등 정보보안의 역할이 커지게 돼 이 분야에도 고급인력이 많이 필요할 것이다. 이 외에도 고령화와 맞물려 사회복지 분야를 비롯해 의료·보건·생명공학 분야에서도 일자리 창출이 크게 예상된다.



소비자의 욕구가 다양해지면서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직업도 나타나고 있다. ‘유튜버’라 불리는 1인 창작자(1인 크리에이터)다. 플랫폼에 고객이 선호하는 영상물을 만들어 올리면 조회수에 따라 광고료를 받는 직업이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참여하고 있으며 1인 창작자의 1% 정도는 1억원 이상의 수입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콘텐츠 소비자로 머물러 있던 개인이 창의적 아이디어로 생산자로 거듭나며 영상산업의 일자리 판도를 바꾸고 있다. 1인 창작자의 동영상이 인기를 얻으면서 이런 개인 채널을 모아 광고를 붙여 수익을 얻는 사업자가 출현했다. 이를 MCN(Multi Channel Network)이라 하는데 1인 창작자와 제휴해 콘텐츠 기획·마케팅부터 제작지원, 교육, 수익관리까지 전 과정을 연예기획사처럼 지원한다.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반려동물시장도 급성장해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돌보고 키우며 장례를 치러주는 직업도 생겨났다. 여성의 경제활동이 늘면서 가정의 냉장고, 수납 등을 정리해주는 직업도, 인터넷과 모바일의 확산으로 디지털 영상물과 글을 삭제해주는 디지털 장의사도 성장 중이다.
이들 직업은 개인이 창의적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활동으로 일궈낸 새로운 일자리다. 새로운 변화의 흐름 속에서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현하고 신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 것이다. 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만드는 것처럼 시장수요에 부합하는 개별 일자리도 육성·지원한다면 사업이 되고 산업도 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정부와 지자체도 창직(創職)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창직’은 사회 변화에 따라 새롭게 요구되는 직업 또는 창의적 일자리를 만들어 스스로 고용하는 활동이다. 사실 창직은 그리 새로운 것은 아니다. 지금은 일반화된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웨딩컨설턴트, 메이크업아티스트 등도 사회 변화 속에 개인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직업이다. 과거 소수 사람들의 개인적 노력이 10년, 20년 후에 대규모 일자리로 성장한 것이다.


창직, 청년뿐 아니라 중장년층에도 필요…창직 지원할 체계적 시스템 구축 시급
그렇다고 창직이 쉬운 것은 아니다. 지난 2010년부터 정부를 비롯해 지자체에서 창직활동을 지원하고 있으나 아직 성과가 미흡하다. 창직활동은 아이디어 도출부터 시장 정착까지 지난한 과정이 연속돼 체계적 지원이 없으면 성과를 내기 쉽지 않다. 아쉽게도 현재 사업은 단기적인 교육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시장 수요처와의 연계 등 체계적 육성 지원체제가 보이지 않는다. 정부지원 사업 대상이 대학생에 국한돼 취업 후 이직해 진로 선택을 고민하고 있는 청년층에는 혜택이 없다. 창직은 개인의 열정이 경험, 경력과 함께 어울릴 때 성과로 이어져 직업 경험이 있는 청년층에 더욱 적합하다.
이런 점에서 창직은 중장년층에게도 매우 유익하다. 노동시장이 경직된 우리나라에서 중장년층의 재취업은 쉽지 않으며 재취업 시에도 단순하고 단기적 일자리가 많아 3~4년 후에 진로를 재탐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한편 일부 중장년층은 재취업보다는 프리랜서로 활동하길 원하며 정보 부재로 이미 과포화된 음식 및 숙박업종에서 창업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이들이 새로운 고부가가치 서비스 분야를 찾아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창직활동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창직은 개념적으로 아직 낯설고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창직의 올바른 이해부터 개인의 아이디어를 체계화·구조화하는 노력, 그리고 시장에 정착할 때까지 후속 지원도 필요하다. 창직을 지원할 기관과 인력,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다.
창직이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한 모든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기업뿐 아니라 개인도 일자리 창출에 함께 나서야 할 때다. 특히 기존 일자리에 나를 맞추는 것도 필요하지만 미래는 본인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스스로 만들어 직업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대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요자의 특성과 다양한 욕구에 기반한 세분화된 일자리 정책과 이를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
지금도 누군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미래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창직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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