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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지역 활력 회복과 제조업 혁신에 초점
이원주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과장 2019년 02월호



전북은 지역의 상용차 기반, 재생에너지 사업과 연계한 신산업 창출방안을 모색하고, 부산·경남은 지역 중소 자동차업계의 일감 창출 방안을 마련. 광주· 전남은 첨단전력· 공기(空氣) 산업 등 대체 신산업을 육성, 대구· 경북은 자율차·홈케어가전 등 미래 산업 인프라를 집적


2019년 새해가 밝은 지 한 달이 지났다. 황금돼지해에 걸맞게 우리 산업이 활력을 되찾고 더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져 국민 모두가 잘사는 경제가 돼야겠지만, 우리를 둘러싼 여건이 호락호락한 것만은 아니다. 미중 무역분쟁에서 시작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글로벌 주요 국가들의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수출 6,054억7천만달러, 외국인 투자 269억달러를 달성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실물경제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냈지만 투자와 고용의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우리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의 상황은 어떨까? 생산과 투자가 동반 감소하면서 주요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지역경제 활력이 예전과 같지 않다. 자동차·조선·섬유 등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일자리도 많이 줄어서 2016년부터 제조업 취업자 증감이 감소를 기록했다. 추격을 넘어 추월을 거듭하는 중국의 부상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어느 때보다 상황이 엄중한 것이다.
하지만 위축될 필요는 없다. 여전히 우리는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제조업 기반을 가지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우리나라를 세계 2위의 강력한 생산구조를 가진 나라로 평가했고, 세계에서 여섯 나라밖에 도달하지 못한 수출 6천억달러도 달성했다. 세계 최초로 5G 주파수 송출에도 성공할 만큼 ICT 기반도 강하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우리의 강점을 기반으로 지자체, 기업과 함께 역량을 모으는 데 초점을 맞춘 ‘제조업 활력 회복 및 혁신전략’을 마련하고 지난 12월 대통령 업무보고를 계기로 발표했다. 산업현장의 목소리를 토대로 마련한 단기와 중장기, 미시와 거시를 아우르는 전략이다.


소재·부품·장비 분야에 매년 1조원 투자…자립화 속도 앞당길 것
첫째, 4개 권역을 대상으로 14개 지역 활력 회복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전북, 부산·경남, 광주·전남, 대구·경북 등 산업 및 고용 위기가 시급한 지역에 우선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해 2022년까지 2만6천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과 GM공장 폐쇄로 침체를 겪고 있는 전북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의 상용차 기반, 재생에너지 사업과 연계한 신산업 창출방안을 모색한다. 부산·경남은 조선·자동차 등 전방산업 부진이 지역 내 주력업종인 기계산업까지 확산될 우려가 있어 지역 중소 자동차업계의 일감 창출 방안을 마련하고, 노후 산단을 미래형 산단으로 혁신하는 부흥전략을 추진한다. 광주·전남은 전반적인 지역산업 부진과 전자 등 주력산업의 해외 이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한국전력공사의 에너지밸리와 친환경 가전 수요를 기회로 첨단전력·공기(空氣) 산업 등 대체 신산업을 육성한다. 대구·경북은 주력업종인 전자·섬유 산업의 해외 이전과 자동차부품, 철강산업의 어려움으로 지역경제 부진이 계속돼 자율차·홈케어가전 등 미래 산업 인프라를 집적하고 섬유·철강 등의 신수요를 창출한다. 지역 활력 회복 프로젝트는 다른 지역·업종으로도 계속 발굴·확산해나갈 것이며, 그 과정에서 지자체가 중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둘째, 주력 제조업에 대해서는 유형별로 차별화된 혁신방안을 제시했다. 미중 무역분쟁을 통해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 소재·부품·장비 분야는 매년 1조원을 투자해 자립화 속도를 대폭 앞당기기로 했다. 전체 정부 연구개발 예산의 5%에 해당하는 규모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는 후발국의 추격과 핵심 기술·인력 유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해당 산업에 대해 적기에 대규모 투자와 차세대 기술선점을 지원해 추월 불가능한 초격차전략을 추진한다. 전후방 연관효과가 커서 일자리 창출의 핵심 산업인 자동차와 조선은 전기수소차, LNG 추진선 등 친환경·스마트화로의 산업생태계 개편을 가속화해 재도약한다. 섬유·가전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해 첨단 스마트산업으로 탈바꿈한다.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시행…파괴적 기술 도출이 가능한 연구과제에 중점 지원
셋째, 청년이 제조의 미래에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노후된 공장과 산단을 스마트한 공간으로 바꾸고 미래 신산업에 대한 담대한 도전도 시작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경제 생태계도 구축하고, ‘알키미스트(alchemist) 프로젝트’를 시행해 성공가능성이 낮지만 연구과정에서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파괴적 기술을 도출하고 경험이 축적될 수 있는 연구과제에 중점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연구진은 과정이 충실하면 실패하더라도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다.
넷째,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규제 샌드박스법 시행과 함께 다양한 실증사업을 실시한다.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혁신주체인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새로운 플레이어의 진입과 성장이 자유로운 산업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법·제도적 진입규제와 사실상 진입장벽을 조사해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중소기업 지원제도를 초기 중견기업까지 확대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의 안착을 유도하고, 미래의 한국 제조업을 선도할 챔피언을 육성하기 위해 ‘글로벌 챔프(CHAMP) 300사업’을 새로 추진한다.
마지막으로, 4차 산업혁명 속도전에 맞게 기술지원전략도 ‘개발’과 ‘획득’을 병행하도록 바꿀 것이다. 이제는 세계 어딘가에 이미 존재하는 기술을 사올 줄도 아는 영리함이 필요하다. 이 모든 일은 결국 사람이 한다.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인재가 충분히, 그리고 적기에 공급될 수 있도록 공학교육과 산업현장교육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혁신하겠다. 공학도들이 제조의 미래(future of manufacturing)를 한눈에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는 마이크로 테스트베드를 주요 거점에 설치한다. 공과대학에 기업연구소와 공장이 입주하는 캠퍼스형 산학융합지구 조성을 위해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을 개정할 예정이다.
제조업의 활력 회복을 위해서는 산업의 혁신, 생태계의 유지, 창의적 인재가 나올 수 있는 토양의 구축 등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가 많다. 산업부는 앞으로 대한민국의 실물경제를 책임지는 부처로서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이 쉬지 않고 돌아갈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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