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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코로나19 이후 ‘중국발 소비 특수’에 대비하자
박재성 중소기업연구원 혁신성장연구본부장 2020년 04월호


코로나19의 신규 확진자가 3월 3일을 고비로 꺾이는 추세를 보이면서 사태 진정의 희망이 보이고 있다. 비록 언제쯤 사태가 종식될지 아직 단정하기 힘들지만 진정 국면에 진입할 경우 사태 이후의 ‘회복’을 중심으로 새로운 논의가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2003년 사스와 2015년 메르스 등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질병 확산에 따른 경제적 충격은 비교적 단기에 그쳤다. 사스 확산으로 중국경제는 소비를 중심으로 위축됐지만 곧바로 회복세를 나타냈으며 우리 수출 역시 단기간에 반등했다. 메르스의 경우에도 초기에는 감염자(185명)와 사망자(38명) 급증으로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경기가 악화됐지만 대략 3~4개월 후에는 충격에서 벗어나며 경기가 빠르게 회복됐다.

질병 확산에 따른 경제적 충격 비교적 단기에 그쳐
물론 이번 코로나19 확산세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고,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로 중국발 충격에 따른 영향이 한층 우려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 세계 GDP와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사스 당시인 2002년 각각 4.3%와 4.7%에서 2019년 16.3%와 11.8%로 증가했다. 우리의 수출과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각각 14.6%와 11.4%에서 25.1%와 21.3%로 증가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중국의 충격이 이같이 큰 만큼 회복의 실마리도 중국에 달려 있다.
중국의 사스 퇴치 영웅인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는 코로나19가 3월에 안정기에 접어들어 4월 말에는 종식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견해에 근거해 중국 내에서는 코로나19가 4월 말에 종식된다면 소비와 투자가 되살아나면서 올해 중국경제 성장률이 5.5%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여기서 5.5%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OECD와 같은 국제기구는 중국의 성장률이 5%에 미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이 5%대 중반을 고수하는 이유는 올해가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 제13차 5개년 규획(2016~2020년)’의 마지막 해이며, 이 계획의 목표는 GDP 규모를 두 배로 키워 샤오캉(小康) 사회, 즉 중국을 중진국 사회로 진입시키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업적을 통해 통치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중국 정부로서는 5% 중반은 물러설 수 없는 목표다.
그렇다면 중국은 어떻게 5% 중반 성장률을 달성할 것인가? 실물경기를 살리기 위해 재정 투입, 금융 완화, 세금 감면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서도 좀 더 과감하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하는 민간소비의 확대다. 과거 사스의 경우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제조업과 투자가 회복을 주도했지만 지금의 중국은 그때와 다르다. 2차 산업의 비중은 당시 45.6%에서 39.0%로 줄었고, 경제성장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과거 68.8%에서 31.2%로 감소했다. 이를 대신한 것이 서비스업과 소비다.
중국에서도 소비 주도의 성장을 전망하며 ‘보복적 소비’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보복’이라는 말이 부정적 어감으로 들리지만, 보복이란 외부적 요인으로 억눌렸던 소비가 분출하는 ‘소비 요요(yo-yo)’를 가리킨다. 특히 격리 조치와 외출자제 권고로 큰 타격을 입은 여행, 외식, 문화오락, 뷰티 등 서비스 분야에서 소비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례로 사스 종식 후 첫 번째 국경절 연휴기간 동안 중국 최대 여행사 씨트립(Ctrip)의 항공권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0% 증가했다.

역직구 절차 애로 해소, 마케팅 지원 등 필요
간단한 동학적 모형의 분석에서 중국의 소매판매가 1%p 증가하면, 우리 중소기업의 제조업 생산은 당기에 약 1.4%p 상승한다. 또한 대(對)중국 수출도 1.5%p 증가한다. 우리의 서비스업이나 소비에 미치는 효과를 직접 추정하기에는 자료가 부족하지만, 중국의 회복은 국내경기를 자극하고 우리의 서비스업과 소비 활성화에도 파급적 영향을 미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중국의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에 대비해 ‘중국발 소비 특수’를 고려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의 사업활동 활성화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 업종별 경기회복 시 경제적 회복력(economic resilience)을 평가하고, 회복 유망 업종의 생산능력 및 서비스 공급능력 등을 점검해야 한다. 중국의 소비 특수에 대비한 이커머스(e-commerce) 플랫폼의 역직구(중국인 소비자의 해외직구) 절차 애로 해소 및 쇼핑 페스타(shopping festa)와 같은 마케팅 지원, 국내의 탁월한 방역체계와 공공보건 관리능력을 홍보하는 ‘청정 한국(The Cleanest Korea)’, ‘안전 한국(The Safest Korea)’의 인식 확산이 중요하다. 나아가 이번 사태로 중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수요가 예상되는 온라인 물류시스템, 무인 편의점, 진단장비, 방역장비, 원격통신장비 등의 제품화와 응용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총 11조7천억원 규모의 추경이 편성됐다. 예기치 않은 피해를 입은 다수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긴급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그러나 잠시 눈길을 돌려 지금의 피해를 만회할 만큼 충실한 성장의 기회를 확보하는 데도 주목해야 한다. 성장만이 궁극적으로 피해를 회복하는 길이다. 코로나19 사태의 시작과 종결은 적어도 경제적으로는 국내의 시간뿐 아니라 중국의 시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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