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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고용안정과 취약계층 실업지원에 주력을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장 2020년 05월호


코로나19가 전 세계의 경제·사회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 추세와 그 파괴적 영향력을 고려할 때 많은 전문가가 코로나19 이전의 세계와 코로나19 이후의 세계가 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번 위기는 각국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에 대한 위협을 제외하고도 국경 간 이동금지, 전국적 이동제한 등의 조치로 인한 심리적 충격과 경제활동의 중단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의 위기라는 데 이견이 없어 보인다.
IMF는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대공황(1929∼1933년) 이후 가장 큰 경제적 위기를 맞게 돼 세계경제가 1월 전망치인 3.3%에서 6.3%p가 빠진
­3.0%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한국경제는 ­1.3% 성장할 것으로 예상해 OECD 국가 중에서 그나마 경제축소 폭이 가장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전 세계적으로 노동시간이 6.7% 줄어들어 전일제로 환산하면 1억9,500만개의 일자리(실업자가 실제로 1억9,500만명이 늘어나는 것은 아님)가 없어지는 것과 맞먹는 충격을 예상하면서 실업률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각국 정부가 노동시장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과 고용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고용보험 개선, 실업부조 도입으로 고용안전망 강화를
미국이나 유럽만큼은 아니지만, 이번 코로나19로 우리나라의 노동시장도 심각한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 갑자기 수요가 줄어들면서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은 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고용을 줄이려 할 수밖에 없다. 고용은 일단 줄어들면 회복되기 어렵고 실업자들의 심리적·물적 고통은 실업수당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다. 또한 기업이 고용을 다시 회복하고 싶어도 시간과 비용이 들게 마련이다.
따라서 우선 이번 위기에서는 기존의 고용유지가 매우 필요하다. 우리도 고용보험기금에서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제도가 마련돼 있는데, 문제는 고용유지를 뒷받침하는 재정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고용유지의 어려움 때문에 고용유지지원금에 대한 기업의 수요가 많아 4월 3일까지 4만600여개 기업이 신청을 했다. 신청사업장 중 77.5%가 10인 미만의 소기업이고, 신청 건수는 이미 지난해의 26배를 넘었다. 고용보험기금에서 책정돼 있던 1천억원이 부족해 얼마 전 9천억원으로 예산을 늘렸으나, 미국과 유럽에서 고용유지를 지원하기 위해 쓰는 재정에 비하면 너무 적다. 고용유지지원 수요가 향후에도 매우 크게 늘어날 수 있음을 감안할 때 고용유지지원을 위한 재정을 일반회계에서 크게 늘려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위기에 매우 취약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프리랜서·일용직·임시직 등 비정규직, 영세자영업자, 영세기업 근로자들의 실업에 따른 지원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들 집단의 거의 대부분이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이들이 실업자가 돼도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갑작스런 위기로 인해 없어지거나 줄어든 소득을 일정하게 보전할 수 있도록 이번에 지급하기로 한 규모(50만원씩 3개월)를 넘어서는 재난실업수당을 줘야 한다. 유럽 국가들은 실업부조제도가 있고, 실업부조제도가 없는 미국에서도 특별히 한시적인 실업부조제도를 만들어 이들을 돕고 있다. 우리는 ‘국민취업지원제도’라는 이름으로 실업부조 관련 법이 국회에 제출돼 있다.
이번 기회에 그동안 고용보험을 납부하지 않거나 처음부터 고용보험에서 배제돼 있어 고용안전망에서 빠져 있던 취약계층을 고용보험에 포괄하도록 징수·  전달 체계를 만들어 개선해야 한다. 그래도 고용안전망에서 누락되는 취약계층은 실업부조(국민취업지원제도)에서 포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위기 지속에 대비해 중기 정책·전략도 마련해야
세 번째로 코로나19 위기와 관련된 휴가 등은 일시적으로는 필요한 만큼, 그리고 대상별로 요구되는 긴급유급휴가는 이번에 부여된 1주일 이상 줘야 한다. 좀 더 중기적으로는 상병휴가(sick pay)제를 도입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유럽의 다수 국가는 상병휴가제도를 이미 도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경 간 이동금지, 전국적 이동제한 등으로 충격이 가장 크고 직접적이었던 항공산업, 관광산업, 버스운송업, 해상노선여객업을 지원해서 살펴야 한다. 그리고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던 대면서비스업인 각종 학원, 이미용실, 마사지숍 등과 소매업, 음식숙박업, 부동산업 등 영세자영업이 다수인 곳도 수익단절에 따른 맞춤형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한편 이번 코로나19 위기가 단기적인 위기로 끝나지 않으면서 V자 회복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미국이나 유럽은 전국적인 이동제한, 코로나19의 전국적 창궐과 사망급증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 막대한 구제와 지원책을 대대적으로 쏟아냈다.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의 국가 재정을 이용한 대대적인 지원은 그 위기의 심각성과 절박성에 비춰 필요한 것으로 보이지만, 위기가 중기화될 경우 그와 같은 대대적인 지원을 계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에 비해 우리의 코로나19 위기는 미국이나 유럽만큼 그렇게 심각하게 다가오지는 않고 있다. 이제부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와 고용위기가 중기적으로 지속될 것에 대비해 단기적인 처방과 더불어 중기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 국가는 물론 우리도 갑작스럽게 닥쳐온 경제위기와 고용위기에 대한 대응책이 마련돼 있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위기를 질병관리본부가 철저히 준비하며 창의적으로 대응하는 과정에서 정책과 전략의 진화를 이뤄내 세계적인 모범을 만들었던 것처럼,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고용정책과 전략에서도 그런 창의성과 준비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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