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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창의인재 재탄생 프로그램’으로 일자리를 만들자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2020년 06월호


한국경제는 필자가 2016년 『경제논집』에 게재한 논문 「한국경제: 성장위기와 구조개혁」에서 제시한 ‘5년 1p 하락의 법칙’에 따라 장기성장률이 매 5년마다 1%p씩 추락해왔고, 그 결과 ‘좋은 일자리’가 점점 부족해져 왔다. 더 나아가 현재 1% 중반을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장기성장률이 차기 정부에서는 0%대까지 하락하면서 좋은 일자리 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되리라 이미 예상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코로나19 사태의 커다란 충격까지 발생해 일자리 부족 문제는 더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좋은 일자리의 원천은 ‘창의적 아이디어’
이러한 일자리 문제 악화에 대한 대응책으로 정부는 현재 고용돼 있는 근로자의 실업을 방지하는 정책과 이미 실업상태에 처한 사람들의 생활안정을 위한 구제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재난지원금, 실업부조, 고용유지지원금, 공공일자리 등이 이러한 정책의 예다. 이러한 정책이 적절히 이뤄지면 단기적으로 일자리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단기 실업대책이 일자리 문제의 근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일자리 문제는 단기 대책에 그치지 말고 근본적 해결책이 반드시 함께 추진돼야 한다.
근본적 해결책은 필자가 한국경제신문에 연재한 ‘김세직의 신성장론’에서 밝혔듯이 좋은 일자리의 공급 자체를 새로 늘리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 좋은 일자리의 원천인 ‘창의적 아이디어’의 공급을 증대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스티브 잡스의 창의적 아이디어는 애플의 제품들로 구현되면서 이에 대한 천문학적 수요를 창출해 13만7천명의 애플 근로자에게 새로운 좋은 일자리를 공급했다. 페이스북은 4만5천명의 근로자에게 좋은 일자리를 공급하고 있는데, 이것도 마크 저커버그가 창출한 창의적 아이디어의 결과다.
따라서 좋은 일자리 공급을 최대한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나라 전체가 창출하는 창의적 아이디어의 수를 최대한으로 늘려야 한다. 그런데 한 나라가 생산하는 창의적 아이디어의 수를 최대로 늘리기 위해서는 모든 국민이 창의적 아이디어에 도전하는 ‘전 국민 창의인재화’가 요구된다. 1명이 창의적 아이디어에 도전하는 나라보다는 100명이 도전하는 나라, 100명이 도전하는 나라보다는 인구 전체가 도전하는 나라가 보다 많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 국민 창의인재화를 위해서는 당연히 학교 교육부터 기존의 주입식 암기 위주의 모방형 교육에서 학생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만드는 훈련을 하는 창조형 교육으로 대전환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 창의적 인재 육성을 학교에만 의존하기에는 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현재 초등학생들이 학교에서 창의성 교육을 받고 졸업해 생산 현장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려면 20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20년 후면 우리 경제는 이미 제로성장으로 인해 커다란 고통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전 국민 창의인재화를 위해서는 학생뿐 아니라 이미 학교를 졸업하고 생산 현장에 투입돼 있는 근로자나 기업가를 창의적 인재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요구된다.
이런 관점에서 필자는 ‘김세직의 신성장론’ 10회에서 기존 근로자나 기업가를 창의적 인재로 재탄생시키는 ‘창의인재 재탄생 프로그램’ 도입을 일자리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의 하나로 제안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좋은 일자리의 원천인 ‘창의적 아이디어’ 공급을 최대로 늘리는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특히 학교 다닐 때 모방형 인적자본만 축적하고 졸업한 뒤 현재 생산에 종사하고 있는 근로자와 기업가가 2,700만명이나 되기 때문에 이들을 창의인재로 재교육하는 것은 창의적 아이디어 공급을 최대화하는 데 필수적이다.

정부 지원으로 기업가·근로자를 창의인재로 재교육하는 시스템 구축해야
이 ‘창의인재 재탄생 프로그램’은 전·후반기로 나눠 구성하되 전반기에는 근로자나 기업가가 창조형 수업을 통해 아이디어의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가 되는 훈련을 하고 이를 통해 창조형 인재로 재탄생하도록 한다. 이 전반기 교육에서 창의적 아이디어는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의 전유물이 아니라 창의성 교육을 받은 사람이면 누구나 각자 자기 교육수준에 맞게  생각해낼 가능성이 있음을 강조한다. 전문지식이 전혀없는 초등학생이 오히려 더 잘 생각해낼 수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있으며, 누구나 내재된 창의성을 꺼내는 방법을 깨우치게 되면 짧은 기간 안에도 그 내재돼 있던 창의성을 끄집어낼 수 있음을 깨닫게 한다. 프로그램 후반기에는 창의적 인재로 재탄생한 근로자나 기업가가 자기 분야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데 실제로 도전해보는 연습을 하도록 한다. 물론 창의적 아이디어 창출에의 도전은 이 프로그램이 끝나고 직장으로 돌아가서 보다 본격적으로 이뤄질 수도 있다. 이 프로그램은 정부가 공공교육센터를 만들어 정부 차원에서 직접 운용하거나, 각 기업이 사내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경우 정부가 예산·인력 등을 지원하는 형태로 운용할 수 있다. 
‘창의인재 재탄생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이를 통해 창조형 인재로 변모한 근로자나 기업가 중 상당수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내게 된다. 아이디어를 상품화하는 데까지 성공하면 이들은 새로운 기업가로 거듭나게 되고 나라 전체적으로는 이들이 만든 새로운 아이디어로 인해 새로운 좋은 일자리의 공급이 폭발적으로 늘 것이다. 물론 프로그램을 통해 창의성을 계발했다고 해도 아이디어 창출에 도전한 모든 사람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새 아이디어 창출에 성공하지 못한 사람도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에 성공한 이로 인해 새로 공급된 좋은 일자리에서 일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창의적 인재로 변모한 근로자 100명 중 5명의 확률로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에 성공하고, 창출된 아이디어로 인한 생산에 20명 이상이 고용될 수 있다고 하자. 이 경우 우리나라의 모든 근로자가 새로운 좋은 일자리에 완전 고용될 뿐만 아니라, 외국 근로자를 추가적으로 고용해야 할 만큼 좋은 일자리가 넘치게 공급된다.
결국 ‘창의인재 재탄생 프로그램’은 좋은 일자리 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으로 작동하게 되는 것이다. 정부가 하루빨리 다양한 분야의 창의적 전문가의 지혜를 모으고 예산을 투입해 이 프로그램을 정교하게 고안하고 시행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지속적인 고소득의 원천이 될 좋은 일자리를 제공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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