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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디지털 뉴딜 ‘신형 인프라’ 정책으로 포스트 코로나 대응
조은교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2020년 09월호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경기가 위축되고 투자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중국 정부는 중국판 디지털 뉴딜이라 할 수 있는 ‘신형 인프라(新基建)’ 정책을 발표했다. 중국의 신형 인프라 투자는 철도, 도로 등 전통 인프라와는 구분되는 개념으로 인공지능(AI), 5G, 사물인터넷(IoT) 등 신산업 육성을 위한 디지털 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2018년 말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신형 인프라 개념을 처음 제시했는데, 당시에는 신형 인프라 구축을 통해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신산업 육성 정책으로 발표됐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부양을 위한 투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비대면서비스 분야에서 수요가 급증하면서 신형 인프라 구축이 다시 강조되기 시작했다.

5G 통신 투자 가장 활발···3대 이통사 올해 1,800억 위안 투자
코로나19 확산 직후인 3월 4일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는 5G 기지국 구축, 데이터센터(IDC) 등 신형 인프라 투자를 통한 경기부양 방향을 공식화했으며, 이어 4월 20일 중국의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서는 중국의 신형 인프라의 범위를 정보인프라(5G, AI, 블록체인 등), 융합 인프라(스마트교통, 스마트에너지 등), 혁신 인프라(과학기술, 과학교육 등)로 확대 발표했다. 아울러 리커창 총리가 5월 22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전국인민대표대회 정부업무보고에서 5G, AI, 공업인터넷 등의 신형 인프라 투자계획을 재차 강조하면서 관련 투자가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다.
신형 인프라 중에서 가장 강조되고 있는 분야는 5G, AI, 블록체인 등 정보 인프라 분야이며 디지털 기술의 혁신과 응용 확대가 인프라 구축의 핵심이다.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4조 위안의 경기부양 정책을 추진했으나 인위적인 투자 확대로 부실기업 양산, 부동산 가격 폭등, 지방정부 부채 확대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에 기존 전통 인프라 투자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신형 인프라 정책 추진을 더욱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신형 인프라 중 현재까지 가장 활발하게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분야는 5G 통신이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활동이 급증하면서 정보통신 네트워크는 경기부양 및 코로나19 대응에 가장 필수적인 인프라로 부상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3월 24일 ‘5G 발전 가속화 촉진에 관한 통지’를 발표한 직후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중국의 3대 이동통신사는 올해 약 1,803억 위안을 5G 통신 분야에 투자하고 전국에 5G 기지국을 60만 개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정보통신연구원은 2025년에는 5G 네트워크 건설 분야의 직접투자가 약 1조7천억 위안에 이르고 5G 응용 투자는 약 3조5천억 위안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5G 네트워크 구축이 스마트폰, 스마트가전 등의 프리미엄 소비를 견인하고 클라우드 게임, 디지털 교육, 재택근무, 디지털 헬스케어 등 새로운 서비스산업의 성장을 촉진하면서 내수 확대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으로 투자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분야는 데이터센터 등 컴퓨팅파워 인프라 분야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터넷 사용자와 모바일 통신량이 급증해 빅데이터의 저장 및 컴퓨팅파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무엇보다 이 분야는 민간기업의 참여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중국의 거대 디지털 기업들이 연이어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알리바바는 서버, 클라우드 운영체제, 칩, 네트워크 등의 핵심기술 연구개발과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향후 3년간 2천억 위안을 추가로 투자한다고 밝혔다. 텐센트는 향후 5년간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컴퓨팅, 슈퍼컴퓨팅센터, 양자컴퓨팅 등에 약 5천억 위안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분야에 투자를 집중해 전국에 초대형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건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바이두는 약 14억 위안을 투자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을 확대하고 2030년까지 클라우드 서버 대수를 500만 개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 대응 위해 디지털 생태계 확대 투자 가속화 전망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직후부터 일찍이 신형 인프라 투자를 강조하면서 급증하는 디지털 수요와 미래 발전방향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가고 있다. 중국판 뉴딜인 신형 인프라 정책은 단기적인 경기부양 정책일뿐 아니라 시대변화에 대응하는 장기적인 전략이라 볼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가속화되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중장기적인 산업혁신 전략인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18년 이후 미중 기술패권 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제조 2025’ 전략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다만 신형 인프라와 같은 정책을 통해 디지털 전환에 따른 산업구조 고도화 및 첨단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코로나 책임론으로 미중 분쟁은 격화되고 있고, 특히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대중국 제재는 더욱더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사면초가와 같은 상황 속에서 중국 정부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신형 인프라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코로나19를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전략적 기회로 포착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과 거대 디지털 기업의 공격적인 투자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아울러 미중 기술패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의 독자적인 개발과 디지털 생태계 확대를 위한 투자를 더욱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미국의 제재를 극복하면서 신형 인프라 구축을 통해 디지털 분야의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미래사회 주도권을 확보해가야 하는 골든타임이다. 올해 말에는 향후 5년간의 중국경제 방향성을 제시할 ‘14차 5개년 계획(2021년~2025년)’이 공개될 전망이다. 이번 계획은 신형 인프라 기반의 신산업 육성 정책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과연 중국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면 신형 인프라 정책을 계속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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