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디지털 뉴딜 등 패러다임 변화 및 정부 정책에는 항상 데이터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기상서비스(케이웨더), 내비게이션(카카오내비), 배달서비스(배달의민족), 부동산서비스(직방) 등 생활에 밀착된 서비스는 전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되고 있다. 심지어 가솔린으로 달리는 자동차가 미래에는 데이터를 먹고 달린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2019년 공공데이터 활용기업 실태조사에서 국내 854개 기업에 공공데이터를 활용하는 목적을 물으니, 81%가 신규 서비스 및 상품 개발을 위해 공공데이터를 사용한다고 답했다. 그만큼 데이터와 기업의 서비스 개발은 관계가 깊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우리나라보다 먼저 데이터 개방 정책을 펼쳤던 해외에서는 데이터 개방의 목적이 정부 투명성 제고였다. 하지만 개방된 데이터를 민간 기업이 비즈니스(서비스 개발 등)에 활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데이터 활용 사업화를 돕는 다양한 정책이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EU에서 추진하는 ‘데이터피치(Data Pitch)’가 있다. 데이터피치는 오픈데이터를 기반으로 혁신을 도모하는 유럽 전역의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6개월간 지원하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으로, 참여 기업에 사업화 자금 및 네트워킹 등 사업화에 필요한 요소를 지원해주고 있다.
그럼 국내에서는 데이터 활용 사업화를 촉진하는 사업으로 무엇이 있을까? 대표적으로 2017년부터 추진된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 지원 협업 프로젝트(이하 협업 프로젝트)’가 있다. 협업 프로젝트란 공공기관과 민간 전문기관이 협업해 창업준비부터 해외진출까지 전 단계에 걸쳐 종합 지원하는 사업이다.
구체적으로 창업준비, 사업화, 성장촉진, 해외진출 단계로 구분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첫째, 창업준비 단계는 창업 초기에 필요한 기초지식 습득을 위한 창업교육, 데이터 활용 교육, 인공지능(AI) 활용 교육, 지식재산권화 지원으로 구성된다. 주로 예비창업자가 참여하는 단계다. 둘째, 사업화 단계는 신용·기술 보증, 신용조회 및 평가, 일자리 체험, 민간 데이터 활용 지원, 클라우드서비스 지원으로 구성돼 있다. 주로 창업한 지 1~3년 사이의 창업 초기 단계의 기업이 참여한다. 셋째, 성장촉진 단계는 사회적 기업 지원, 맞춤형 컨설팅, 기업 홍보, 투자설명회 참여 지원 등 사업화가 어느 정도 완성된 4년 차 이상의 기업이 많이 참여하는 단계다. 마지막으로, 해외진출 단계에서는 국내외 콘퍼런스 참여 지원 및 해외진출 교육을 지원해주고 있다. 해외진출 단계는 비즈니스 모델이 어느 정도 완성된 4년 차 이상의 기업이 많이 참여하지만, 초기 단계인 1~3년 차 기업도 참여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240개 기업을 대상으로 394개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해외 특허 출원(지속가능발전소), 신용·기술 보증 선정(오애프터눈, 비알프레임), 투자유치 확정(비바이노베이션) 등 분야별로 다양한 성과를 냈다. 올해는 114개 기업 및 예비창업자를 선정해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디지털 뉴딜의 일환으로 데이터 댐을 구축하고 민간의 데이터 활용을 촉진하려고 한다. 민간이 데이터를 활용하는 가장 큰 목적은 서비스 개발이며, 이를 원활히 지원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댐과 함께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 지원 협업 프로젝트와 같은 데이터 활용 사업화 지원 프로그램이 강화돼야 한다. 데이터 댐을 통해 데이터 활용 기반을 마련하고 데이터 활용 사업화 지원을 통해 기업의 사업화가 촉진된다면, 보다 나은 데이터 활용 서비스가 창출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