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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무역과 보호무역 공존할 바이든호 통상정책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2021년 01월호



‘바이드노믹스(Bidenomics)’ 출범으로 글로벌 무역환경에는 훈풍이 불까? 지난 11월 3일 실시된 제46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승리했다. 이로써 차기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 즉 바이드노믹스가 등장하면서 미국의 정책적 변화가 예상된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무엇보다 통상정책 변화에 많은 관심이 쏠릴 것이다.

견제는 유지하되 직접적인 대중 제재 기조는 약화될 듯
지난 4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경제회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일자리 창출, 기업 활동 촉진, 자국 산업 보호 등을 통해 강한 미국경제를 구축하려고 했다. 특히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가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 외교정책으로 선언되면서 기존 정부와 완전한 차별화를 추구했다. 이에 통상정책은 자국에 불리하다고 판단되는 무역협정의 개정, 불공정 무역 국가 제재 등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통상정책 역사상 가장 급격한 변화를 강행했기에 그동안 국제무역체제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중국에 대한 압박은 트럼프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을 통해 충분한 예측이 가능했었지만 캐나다, EU 등 우방국에 대한 강경한 조치는 예상을 벗어난 일들이었다. 또한 다자무역체제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불신은 결국 다자무역 규범을 이행하는 WTO를 무력하게 만들어버렸다. 특히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여 중국 상품을 미국에 덜 들어오게 하고 중국에 미국 상품을 더 구매하도록 해 미국에 이익을 가져오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정책의 효과는 크지 않았다. 미국과 중국이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무역 갈등이 고조되다 2020년 1월에 양국 1단계 무역합의안에 정식으로 서명했다. 그러나 합의 이후 중국이 미국에 약속한 미국 제품 수입 이행률은 50%대 수준에 불과했다. 더욱이 트럼프 행정부 동안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을 강조했음에도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지속해서 확대됐다.
바이든 당선자는 대선 전부터 트럼프 행정부가 대미 교역국을 상대로 시행한 무분별한 수입 규제와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는 미국 소비자뿐만 아니라 자국 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고 우방국인 캐나다, EU 등에 대한 무역 규제는 미국의 국제 신뢰도를 크게 추락시킨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다.
산발적이고 독단적인 통상 조치로 교역국과 수많은 기업을 불안에 떨게 한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차기 바이든 행정부는 자유무역주의 및 다자주의체제를 통해 향후 통상정책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자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으로 재임할 당시 자유무역주의를 옹호하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지지해온 인물이다. 따라서 전반적인 통상 기조는 자유무역주의를 택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다자주의 통상정책을 다시금 강조하고 있기에 트럼프 정권에서 탈퇴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재협상 및 재가입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국제통상 규범 및 질서를 옹호하고 미국의 리더십을 강조하는 동시에 WTO 가입을 유지하고 체제 개선을 통한 통상 규범 재편에 초점을 둘 것이다.
한편 대중국 정책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기조를 유지하나, 동맹국 연합을 통한 간접적인 견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행정부 역시 대중 무역적자 해소, 불공정 무역관행 근절 등을 위해 중국에 대한 견제는 이어갈 것이다. 다만 트럼프식의 고율 관세 부과보다는 기존 동맹국과의 공조체계 복원, WTO 회원국들과의 공감대 형성 등 연대 강화를 통해 중국을 압박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중국통인 캐서린 타이 하원 세입위원회 수석 무역고문을 지명한 것도 대중국 정책의 중요성을 감안한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타이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항한 무역집행관이었기에 중국의 지식재산권 절취, 강제적 기술이전 등 무역관행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자국 내 생산, 미국 중심 공급망 구축 적극 추진
대선 공약에서 보호무역주의적 색채도 함께 드러났다. 바이든 당선자는 미국 경제회복을 구현하기 위한 정책 수단으로 대표적으로 자국 내 생산(Made in All of America)과 미국 중심 공급망(Supply America)을 강조했다. 미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미국산 제품에 대한 우대정책을 추진한다는 것은 보호무역주의 성향이 내포돼 있다고 파악된다. 또한 코로나19 여파로 드러난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을 해소하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 2050년 탄소 순배출 제로 달성 등의 친환경 정책도 보호무역 장벽으로 존재할 공산이 크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품 중 환경 의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관세나 쿼터 형태의 무역 조치가 부과될 가능성이 크며, 기후변화 관련 규정을 적극 도입하는 방향으로 향후 무역협정을 추진하게 될 전망이다.
바이든 당선자가 강조하는 동맹국과의 연대 강화 및 국제공조체제 복원 기조로 트럼프 시대의 세계경제 불협화음이 상당히 줄어들 가능성이 크나, 미국이 주도하는 다자무역협정과 미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 등이 가져다줄 새로운 통상환경에는 대비해야 한다. 우선 미국 내 생산 확대와 미국 중심의 공급망 구상 정책에 따른 글로벌 분업구조 개편 및 통상환경 변화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에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과정뿐만 아니라 친환경 및 신기술 산업 발전정책에 참여하거나 협력 가능한 방안을 모색해 확고한 한미 경제 동반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직접적인 대중 제재 기조는 약화될 수 있으나 다자무역협정 또는 경제 동맹 강화를 통해 중국을 견제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미국은 새로운 다자무역협정, WTO체제 개혁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전통적인 우방국인 한국의 동참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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