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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유니콘 프로젝트로 제2벤처붐 이끈다
이옥형 중소벤처기업부 벤처혁신정책과장 2021년 04월호


최근 창업·벤처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코 ‘유니콘 기업’이다. 2019년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던 유니콘 기업 우아한형제들이 4조 원대 인수합병(M&A)을 발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쿠팡이 수십조 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엄밀히는 쿠팡의 모기업이 상장한 것이지만, 국내에서 성공한 사업모델이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받은 셈이다. 국내 유니콘 기업들이 연이어 엑시트에 성공하는 등 제2벤처붐이 일면서 새로운 투자대상을 물색하려는 해외 벤처투자자들의 연락도 부쩍 늘고 있다고 한다.
유니콘 기업은 미국 벤처투자자 에일린 리(Aileen Lee)가 최초로 사용한 용어로, ‘벤처투자를 받으면서 기업가치를 10억 달러(약 1조 원) 이상으로 평가받은 비상장 기업’을 말한다. 당시에는 창업 기업이 상장 전에 기업가치 1조 원을 달성한다는 것은 상상 속 동물인 유니콘처럼 거의 불가능하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현재 전 세계에는 500개가 넘는 유니콘  기업이 존재한다. 창업 기업 중 일부만이 고속성장(스케일업)해 유니콘 기업이 되는데, 이 과정에서 새 일자리가 창출되고 아마존, 테슬라 같은 거대 혁신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유망기업 발굴해 유니콘 기업으로의 성장 지원
우리나라에는 미국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 기준으로 11개의 유니콘 기업(쿠팡 상장 전 시점 기준)이 있는데, 이는 미국·중국·영국·인도·독일에 이은 세계 6위 수준이다. 2017년에는 3개였으나 3년 만에 3.7배 증가했다. 하나의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유능한 창업자, 풍부한 모험자본, 역량 있는 창업기획자(accelerator) 등 다양한 조건이 어우러져야 하는데, 우리나라 창업·벤처 생태계의 기반이 단기간에 크게 발전한 셈이다.
다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대규모 투자가 가능한 국내 중대형 벤처펀드가 적어 유니콘 기업 등재 단계에서의 벤처투자는 해외자본에 주로 의존했다는 점이다. 국내 벤처펀드의 평균 규모는 2020년 319억 원으로 미국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스타트업부터 스케일업까지 ‘투자의 이어달리기’가 국내자본만으로는 어려운 상황이다. 유니콘 기업 탄생 분야가 IT·플랫폼 분야에 편중됐다는 점도 개선할 부분으로 지적됐다. 유니콘 기업 선진국들처럼 4차 산업혁명 분야인 인공지능(AI), 바이오헬스, 핀테크 등에서 더 많은 유니콘 기업이 나와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에 정부는 미래 신산업 분야의 창업·벤처 기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스케일업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2020년 4월 ‘K유니콘 프로젝트’를 수립해 발표했다. K유니콘 프로젝트는 앞서 지적됐던 아쉬운 점을 보완하는 2단계 전략을 마련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1단계 전략은 ‘성장 유망 분야 창업·벤처 기업 발굴·지원’이다. 민관 합동으로 미래 신산업 분야에서 시장 검증을 거친 창업 기업들을 폭넓게 발굴해 민간 투자대상인 예비유니콘(기업가치 1천억 원 이상)으로의 성장을 돕는다. 세부적으로는 아기유니콘200, BIG3 250(바이오헬스·시스템반도체·미래차), 강소기업100(소재·부품·장비), 포스트 팁스(Post-TIPS)로 구성된다.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아기유니콘200은 일반적인 창업 지원사업과 달리 유니콘 기업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중점을 둬 평가하며, 대국민 기업설명회(IR) 등 엄정한 선발과정을 거친다. 최종 선정 기업에는 최대 3억 원의 시장개척자금이 제공되며 국내외 투자자 등과의 네트워킹 기회가 주어진다. 또한 기술보증기금 특별보증,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정책융자, 중소기업 R&D 등을 신청할 경우 우대한다.
2단계 전략은 ‘스케일업을 위한 자금·제도 마련’으로 요약될 수 있다. 자금 측면에서는 예비유니콘이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스케일업 펀드 등 대형펀드를 지난해 총 1조 원 규모로 조성했으며, 올해도 4,500억 원을 추가로 조성할 예정이다. 부채금융(debt financing) 수요가 있는 예비유니콘들을 위해 기업당 최대 100억 원까지 파격적으로 지원하는 예비유니콘 특별보증도 제공한다.
제도적 측면에서는 K유니콘 서포터즈와 복수의결권 주식 도입을 추진한다. K유니콘 서포터즈는 벤처투자자,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 선배기업 등이 서로 유망기업 포트폴리오를 공유·투자하는 그룹으로 현재 50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또한 대규모 투자유치 시 지분이 희석돼 유치를 꺼리게 되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비상장 벤처기업 창업주에 한해 복수의결권 주식을 허용하고자 한다. 지난해 말 관계부처 합동으로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벤처기업법」)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으며, 현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논의 중이다.
K유니콘 프로젝트는 추진된 지 1년이 안 됐지만, 벌써 의미 있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2020년 12월 아기유니콘200 참여 기업 40개사, 예비유니콘 특별보증 참여 기업 42개사를 분석한 결과 6,709억 원의 후속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매출도 50% 넘게 증가하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1,898개 창출했다. 코스닥시장 상장(하나기술, 엔젠바이오), 해외 창업경진대회 수상(디에스글로벌, 센스톤) 등 탁월한 우수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식 복합금융, 지역뉴딜 벤처펀드 추진
정부는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2021년에도 K유니콘 프로젝트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는 아기유니콘200 60개사, 예비유니콘 특별보증 20개사를 지원해 유망 창업·벤처 기업의 스케일업을 지원한다. 비상장 벤처기업에 복수의결권 주식을 허용하는 「벤처기업법」 개정안도 연내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업계·시민단체와의 소통을 적극 추진한다.
또한 올해는 실리콘밸리식 투융자 복합금융, 지역뉴딜 벤처펀드가 새롭게 추진될 예정이다. 상반기 중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벤처투자법」)을 개정해 투자조건부 융자(venture debt), 조건부 지분전환계약(convertible note) 등 예비유니콘의 스케일업을 위한 실리콘밸리식 벤처투자 제도를 도입한다. 비수도권 소재 기업도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 혁신기업 등에 중점 투자하는 지역뉴딜 벤처펀드를 올해 4개 권역 5천억 원 규모로 조성하고, 2022년에도 추가 확대할 계획이다.
오늘날 유니콘 기업의 탄생과 성공은 단순히 특정 몇몇 기업을 정부가 임의로 선정해 육성한다고 이뤄지지 않는다. 유니콘 기업을 잉태하는 창업·벤처 생태계를 발전시켜 나가면, 자연스럽게 유니콘 기업이 늘어나는 결과가 따라오게 된다. 정부는 K유니콘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나라 창업·벤처 생태계의 기반을 탄탄히 다지고, 최근 일기 시작한 제2벤처붐을 한국경제의 뉴노멀로 안착시키고자 한다. 2000년 제1벤처붐을 통해 네이버와 카카오가 탄생한 것처럼, 유니콘 기업이 이끄는 제2벤처붐이 제2의 네이버와 카카오를 탄생시키면서 한국경제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도약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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