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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반도체산업 인력양성은 K반도체 성공의 열쇠
장현희 한국폴리텍대 직업교육연구소장 2021년 07월호


반도체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 중 20%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세계 수출시장에서 수년간 점유율 1위를 기록해 왔다. 우리나라는 20여 년간 D램이나 낸드(NAND)와 같은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강국으로서 면모를 보이고 있으나, 비메모리반도체에 속하는 시스템반도체는 전반적으로 열세를 보이는 실정이다.
시스템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뉴딜, 데이터경제의 핵심기술로 최근 수요가 증가하면서 장기적인 호황이 예측되고 있다. 이에 각국은 자국 내 반도체 기술·제조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공급망을 구축하고 반도체산업 활성화를 위한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제조·공정 역량은 상대적으로 우수한 편이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력이 부족하다. 특히 시스템반도체의 핵심산업인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력반도체에 사용되는 주요 부품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시장 60%를 미국이 차지하고 있으나, AI반도체 기술과 같은 차세대 주력산업은 아직 성장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지배적인 사업자가 없다는 점에서 반도체산업 주력 국가들의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 반도체 우수 실무인력 양성체계 구축 노력
반도체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만성적 인력난 해소, 고급인력 양성을 통한 핵심기술 개발, 성장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특히 전문인력 확보는 경쟁력 제고의 핵심이라 볼 수 있다. 정부 역시 반도체산업 성장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인식하고 지난 5월 13일 ‘K반도체 전략’을 발표했다. K반도체 전략은 반도체산업을 통해 일자리 창출,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국내 반도체 제조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가운데 인력양성 정책은 학사·전문·실무 인력을 아우르는 전방위 인력양성 및 핵심인력 유출 방지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전략을 제시한다.
특히 만성적인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국내 대학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을 1,500명 이상 확대할 예정이다. 실무에 적합한 학사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시스템반도체 전공트랙과 조기 취업형 반도체 장비 관련 학과를 신설하고 채용연계형 계약학과를 확대할 전망이다. 현재 정부와 서울대는 지난 2019년 불발됐던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을 다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수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산학 연계 연구개발(R&D) 및 기업 참여형 커리큘럼을 개발·운영해 석·박사급 우수 연구인력 육성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을 포함하고 있으며, 실무인력 강화를 위해 설계 및 공정 과정을 아우르는 실습·실무 교육을 추진할 예정이다. 기업과 정부가 1:1 매칭을 통해 핵심기술 개발, 고급인력 양성, 채용 연계의 1석 3조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기업·대학이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확대해 나간다. 또한 석·박사급 AI반도체 원천기술 개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융합 전문인력 양성센터와 대학 ICT 연구센터 확대 등을 계획 중에 있다.
인력 문제는 민간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에, 정부의 이번 결정이 매우 반가울 수밖에 없다. 반도체산업의 인력 부족 문제는 매우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으나, 초기 반도체산업 정착을 위한 정책 이후 인력 보충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법률적 지원은 다소 미비한 수준이었다. 따라서 인력 보완을 위한 정부의 전 주기 지원 사업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러나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실무인력 양성 방안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이러한 반도체산업의 아쉬움을 해결하고자 그간 교육 분야에서는 반도체산업의 우수 실무인력 양성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이에 한국폴리텍대는 정부의 2019년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 발표에 맞춰 반도체 실무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AI, 소프트웨어, 반도체 등 신산업 분야 2년제 학위 과정과 하이테크 과정(전문대졸 이상 청년 대상 고급 직업훈련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문기술 수준의 인력 수요를 반영해 반도체 장비 유지보수, 개발, 소재분석에 특화된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그 결과 2020년까지 학위과정 등을 통해 약 1,500명의 실무인력을 배출했으며 SK하이닉스 등 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산업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공급했다. 또한 현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재직자의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2019년에는 한국폴리텍대 안성캠퍼스를 반도체 특화캠퍼스(반도체융합캠퍼스)로 전환하고 학과개편을 실시해 현장실무에 적용 가능한 인력을 키우고자 노력했으며, 약 60억 원 규모의 시설장비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인력양성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했다.

전략적 클러스터 구축 통해 5년간 반도체 실무인력 5,135명 양성 계획
더 나아가 한국폴리텍대는 정부가 최근 발표한 K반도체 전략에 발맞춰 기존 폴리텍 인프라를 활용한 폴리텍 반도체 클러스터(반도체융합·청주·아산·성남 캠퍼스)를 구축했다. 폴리텍 반도체 클러스터는 반도체 장비 개발 분야 및 운영 실무인력 양성 컨트롤타워를 담당하고 있는 폴리텍 반도체융합캠퍼스를 기점으로 청주캠퍼스는 반도체 장비 및 유지보수, 성남캠퍼스는 반도체 재료 및 소재분석, 아산캠퍼스는 지능형 반도체 및 후공정 인력양성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경기권에 소재·장비 산업이 집중돼 있고 충청권은 후공정 기업과 대기업이 밀접 연계된 점을 고려해 지리적으로도 반도체산업의 접근성을 높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K반도체 벨트’와 연계한 인력 확대 계획을 추진 중이다. 기존 폴리텍 반도체 클러스터에 K반도체 벨트 인근에 위치한 캠퍼스(서울정수·분당융합기술·인천·화성 캠퍼스)를 추가해 클러스터를 확대하는 전략이다. 또한 인력 수급이 용이한 대도시 캠퍼스(대전·광주·대구·부산 캠퍼스)를 활용해 폴리텍 반도체 클러스터를 더욱 견고히 강화하고자 한다. 전략적인 클러스터 구축을 통해 향후 5년간(2022~2026년) 반도체 실무인력 5,135명을 양성하고, 재직자 및 기업 맞춤형 과정을 통해 5천 명을 양성할 수 있다.
반도체산업의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정부의 K반도체 전략 외에도 민·관·학 협력을 통해 더욱 속도감 있는 산업 맞춤형 인력양성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늘의 정책들이 기반이 돼 우리나라가 반도체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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