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플랫폼 사업의 유형을 분류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분류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명확히 하는 것은 기존 사업을 재검토하고, 새로운 수익 구조를 구축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신규 사업 전략을 개발하는 토대가 되고 이를 투자자, 정부 등 이해 관계자에게 설명할 때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분류 방법은 산업별 분류가 대부분이지만 온라인플랫폼 사업자들은 산업을 넘나들고 있어서 산업별 분류는 적절하지 않다. 온라인플랫폼 사업자인 아마존만 봐도 산업 영역을 한 가지로 정의하기 대단히 어렵다. 서점으로 시작해서 리테일, 데이터센터, 물류 등으로 확장해서 오히려 산업의 파괴자로 오해를 사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분류에 대해 합의된 기준이 없이 그때그때 목적에 맞게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네트워크 효과, 플랫폼 흡수, 싱글호밍 때문에 승자독식 현상 발생
가장 일반적인 분류 방법은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등 수평적 플랫폼과 특정 분야의 관심사를 가진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수직적 플랫폼으로 나누는 것이다. 수직적 플랫폼은 쇼핑, 음악, 게임 등 다양한 서비스와 검색, 커머스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수평적 플랫폼시장에서 틈새를 공략하는 새로운 개념이다. 틈새시장에 초점을 맞춘 수직적 플랫폼은 산업의 추세, 변화, 규제 및 경쟁에 더 익숙하기 때문에 이런 이점을 제공해 이용자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수직적으로 전문화된 플랫폼 기업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고 있어 종종 더 높은 요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수직적 플랫폼은 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비교적 경쟁이 적으며 혁신과 창의성 발현의 여지가 많아 스타트업 기업에 적합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성공한 수직적 플랫폼 사업자는 바로 이런 기저 플랫폼에서 시작해 플랫폼 흡수(platform envelopment) 전략으로 나아가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우버와 카카오톡이 있다. 우버는 우버블랙, 우버이츠, 우버카풀 등 기저 플랫폼을 기반으로 플랫폼 팽창 전략을 수행하고 있고, 카카오톡은 카카오게임, 카카오택시,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TV 등으로 계속 확장하고 있다.
플랫폼 사업의 원리를 살펴보면 첫째, 온라인플랫폼 사업자는 서로 다른 두 타입(또는 다수의 타입)의 사용자 집단이 플랫폼을 통해 상호작용하는 양면시장을 획득해, 양면시장을 통제 및 관리 감독하는 사업자다. 두 집단이 상호 간 연결되기 위해서는 거래비용이 발생한다. 이러한 거래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두 집단을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만일 두 집단이 플랫폼 없이도 거래비용을 최소화해서 연결될 수 있다면 이러한 시장은 양면시장에 해당되지 않는다.
둘째, 이때 창출되는 가치는 간접적 네트워크 외부성(network externality)의 영향을 받는다. 양면시장에서 공급자와 수요자 두 집단은 플랫폼을 통해 상호작용하며 서로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다. 플랫폼 사업자는 두 집단을 효과적으로 연결하고 양쪽 혹은 한쪽 집단을 통해 인센티브, 광고료 등의 수익을 실현한다. 서로 다른 두 형태의 사용자 집단이 플랫폼을 통해 상호작용을 하고, 간접적 네트워크의 가치를 창출한다.
셋째, 양 집단의 수요특성, 집단 간 서로 다른 가격을 부여하는 비대칭적 가격 구조를 활용해 교차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한다. 즉 비용을 지불하는 지불자 그룹과 네트워크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필요한 보조자 그룹으로 나눠 비대칭적 가격 구조를 적용한다. 플랫폼 사업자가 양측에 책정하는 이용료의 비대칭 가격 구조는 플랫폼 이용자 수와 거래규모에 큰 영향을 미친다.
넷째, 서로 다른 시장의 이용자가 증가함에 따라 이용자가 증가하는 네트워크 외부성 효과가 발생하고 양면시장을 획득한 플랫폼 사업자가 시장의 선도 위치를 유지하기 위한 성장 전략으로 잠재 경쟁사 인수합병이라는 플랫폼 흡수를 통해 독점을 가속화한다. 또한 이용자 입장에서 플랫폼을 변경할 경우 들어가는 전환비용(switching cost)과 복수의 플랫폼을 이용하게 되면 발생하는 멀티호밍비용(multihoming cost) 때문에 하나의 플랫폼만을 이용하는 싱글호밍(singlehoming)으로 굳어지고 이용자는 락인(lockin)된다.
결과적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네트워크 효과, 플랫폼 흡수 및 싱글호밍을 통해 승자독식 현상이 발생한다. 전통 산업에서는 한 경제에서 2, 3위 기업의 시장점유율 합은 1위 기업의 점유율을 훨씬 넘어서지만 플랫폼 사업은 1위만이 존재하는 승자독식의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상품 · 서비스의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사용가치도 커지는 플랫폼 사업
전통적인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의 차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전통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의 대표적인 특징으로는 첫째, 투입 규모가 커질수록 장기평균비용이 줄어들고 생산량을 증가시킴에 따라 평균비용이 감소하는 공급 측 규모의 경제 원리를 갖고 있다. 둘째, 원자재에서 유통까지 파이프라인 이동을 통해 가치가 증가하고 생산량이 증가할수록 한계비용이 점차 증가하는 한계비용 체증의 법칙과 수확체감의 법칙이 적용된다.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의 대표적인 특징으로는 첫째,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 사용가치가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커지는 네트워크 효과의 수요 측 규모의 경제 원리를 갖고 있다. 둘째, 전통 기업과 다르게 생산량이 증가할수록 한계비용이 감소하는 한계비용 체감의 법칙과 생산요소 투입 증가율보다 생산량의 증가율이 큰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된다.
전통 기업과 플랫폼 기업의 경영관리 기법에서 3가지의 커다란 차이가 있다. 첫째, 전통 기업은 경영 자원(리소스)의 제어가 중심이라고 하면 플랫폼 사업은 리소스를 설정, 관리, 조정하는 오케스트레이션에 중점을 둔다. 전통 기업은 희소하고 가치 있는, 경쟁자들이 모방할 수 없는 차별화된 자산을 통제함으로써 이점을 얻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플랫폼 사업에서는 모방하기 힘든 자산은 커뮤니티와 구성원이 소유하고 있고 이들이 기여하는 리소스(에어비앤비 호스트의 빈방, 우버 운전자의 자가용 등)와 생산자·소비자 간 네트워크가 주요 자산이 된다. 둘째, 전통 기업은 내부 최적화에 초점을 두는 반면 플랫폼 기업은 내·외부 상호작용을 통해 네트워크 효과의 최적화에 관리의 초점을 가져간다. 전통 기업은 원·부자재 구매에서 판매 및 서비스에 이르는 공급망 관리와 같은 전체 제품 활동 체인의 최적화를 위해 내부 인력과 자원을 구성한다. 플랫폼 사업은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상호작용을 촉진해 가치를 창출한다.
마지막으로, 전통 기업이 고객 가치 중심이라면 온라인플랫폼은 생태계 가치 중심으로 가치 기준의 개념이 확장된다. 전통 기업은 실제로 선형 프로세스의 끝에 있는 제품과 서비스에서 개별 고객의 평생가치를 극대화하려고 한다. 반면 플랫폼은 순환적이고 반복적인 피드백 중심 프로세스에서 확장 생태계의 총가치를 극대화하려고 한다. 때로는 다른 유형의 이용자를 유치하기 위해 한 유형의 이용자에게는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 플랫폼 속성 중의 비대칭 가격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