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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와 ‘포스트 코로나’의 교차점에 선 세계경제
정유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2021년 12월호


2021년 글로벌경제는 예상보다 빠르게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났다. 세계경제 성장률은 2020년 마이너스 3%대에서 2021년에는 플러스 5%대 후반으로 큰 폭 반등한 것으로 IMF는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경기개선은 백신 보급 진전, 재정확대 및 통화완화 지속 등에 힘입은 선진국의 견조한 경기회복이 견인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신흥국의 경우에는 백신 보급이 지연되고 코로나19 여파가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더딘 회복세를 나타냈다. 이로 인해 글로벌경제는 빠른 회복(V자 반등) 이면의 불균등한 회복(K자 회복)이라는 한계점을 남기게 됐다.
2022년에도 글로벌경제는 코로나19 여건 개선 속에서 2021년의 양호한 회복세를 이어가며 4%대 후반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IMF는 전망하고 있다. 선진국은 방역체계 전환 가속화 및 재정지원 지속 등의 영향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의 인프라 투자 집행 및 유로존의 회복기금 확대 등은 주요국의 경기 여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신흥국의 경우에도 백신 보급 확대와 경제활동 재개 본격화로 내수를 중심으로 양호한 경기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양호한 성장 전망되나 ‘위드 코로나’ 정착 여부 및
정책 정상화에 따른 부채 리스크 등이 변수

2022년 글로벌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바로 ‘위드 코로나’로 대표되는 방역체계의 전환일 것이다. 2020년 팬데믹 발생 이후 코로나19를 억제하기 위한 강력한 방역조치들이 이어졌으나, 막대한 경제적 피해 속에 사회적 피로감도 누적되고, 변이의 등장으로 코로나19 억제에도 한계를 나타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높은 백신 접종률과 경구용 치료제 개발을 기반으로, 무조건적으로 코로나19를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방역과 경제의 조화로운 균형을 모색하면서 방역체계 전환이 추진되고 있다. 현재는 백신 접종 완료율이 높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위드 코로나’가 진행되고 있으나, 내년에는 신흥국에서도 ‘위드 코로나’ 추진이 본격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방역체계 변화는 소비심리 개선 및 경제활동 확대 등으로 연결되면서 그동안 부진했던 대면 소비와 서비스업의 개선을 중심으로 경제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는 거리 두기가 올해 4분기에 종료될 경우 내년 글로벌 성장률은 예상보다 1.8%p 더 상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울러 방역조치 완화로 생산활동 재개도 가속화되면서 공급 회복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선진국 사례에서 보듯 방역조치 완화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위드 코로나’의 안정적인 정착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위드 코로나’에 따른 일상회복과 함께 경제회복에 따른 정책 정상화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2020년 이후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재정확대와 통화완화를 시행했다. 2021년의 견조한 경기회복과 향후 ‘위드 코로나’의 본격화 등을 감안할 때 2022년에는 재정·통화·금융 등 코로나19 대응책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통화정책 정상화 및 그에 따른 글로벌 금융 여건 변화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미 주요 신흥국들의 금리인상이 시작된 가운데 연준 역시 지난 11월부터 테이퍼링을 개시했다. 코로나19 이후 금융시장이 저금리에 익숙해진 상황에서 부채 리스크 및 정책 여력 제한 등으로 신흥국에 취약성이 증대되고 있다. 이러한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금융시장의 변동성 위험과 경제적 파급효과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그간 수면 아래에 가라앉아 있던 지정학적 리스크의 부상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한다. 팬데믹 발생 이후 미국과 중국이 자국의 경제개선에 초점을 맞추면서 G2 갈등은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G2 갈등이 헤게모니 다툼이라는 본질적인 성격이 있는 데다 최근 들어 양국의 코로나19 대응과 경제성장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미중 갈등이 재차 부각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 시대와 달리 바이든 집권 이후에는 양국 갈등이 관세를 넘어 인권·기술·환경 등으로 전선이 확대되고, 두 국가를 중심으로 여타 국가들이 집결하는 ‘진영화’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한편 2022년은 ‘포스트 코로나’ 측면에서 코로나19 충격 여파 및 정책 대응 부작용에 따른 상흔효과(scarring effects)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통상적으로 극심한 경기침체 이후에는 노동시장·생산성 충격, 자본축적 저하 등으로 성장 잠재력이 둔화되는 모습을 나타낸다. IMF전망에 따르면 이번에도 코로나19 이후의 중장기 세계경제 성장률(2020~2024년)은 팬데믹 이전(2015~2019년)보다 0.4%p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신흥국의 경우 중장기 성장률이 이전보다 0.6%p 하락해 선진국(­0.3%p)보다 감소폭이 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코로나발 회복 격차 우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이어질 공산이 크다.
또한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급증한 가계·기업·정부 부채에 따른 리스크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GDP 대비 글로벌 부채는 2019년 4분기 245%에서 2021년 1분기에 280%로 코로나19 이후 35%p나 급증했다. 이 중 정부부채는 17%p, 가계부채는 6%p, 기업부채는 12%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글로벌 금리가 상승하면 부채 누증에 따른 위험이 증대될 수 있다. 더욱이 신흥국의 경우 정부부채(+11.6%p)와 함께 기업부채(+15.6%p)도 급증해 자본유출 위험이 확대될 경우 소버린 리스크와 신용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금융시장과 금융시스템 혼란을 심화시킬 가능성도 존재한다.

인플레이션은 기후변화 대응에 따른 원자재 수급 불안,
임금 상승 등 구조적·기조적 요인과도 맞물려

아울러 코로나19 정책 대응에 따른 유동성 급증, 경제 재개방으로 인한 수요 확대, 공급망 회복 지연 등으로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물론 과거보다 약화된 인플레이션과 유동성의 관계, 신흥국의 백신 보급 진전, 주요국의 공급망 개선 노력 등을 감안할 때 인플레이션 압력은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공급망 혼란이 부품·소재, 선박, 물류 등 다방면에서 복합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후변화 대응 과정에서의 원자재 수급 불안 등 구조적 요인과 임금·주거비 상승 등 기조적 요인도 맞물려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발 공급 충격에서의 회복 여부가 중요한 가운데 인플레이션 향방에 따른 실물경제 영향 및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2년 글로벌경제는 코로나19 여건 개선 속에 양호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위드 코로나’ 시대에 변화된 방역체계의 안정적인 정착 여부와 함께 정책 정상화에 따른 경제·금융 여건 변화, 지정학적 갈등의 재부각 가능성 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2022년은 중장기 성장 경로를 결정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진입의 원년이라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성장 잠재력 훼손 우려, 선진국·신흥국 간의 회복 차별화 지속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디지털·그린 경제 확산, 공급망 재편 등 구조변화 대응과 신성장동력 마련 여부가 향후 성장 경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정책 대응의 부작용 여파, 공급망 회복 여부 및 인플레이션 논란 등에도 주목해야 한다.
2022년 글로벌경제는 ‘위드 코로나’와 ‘포스트 코로나’의 교차점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 교차점이 코로나19 충격을 극복하고 새로운 경제 환경으로 나아가는 ‘시발점’이 될지, 코로나19 충격 여파로 글로벌경제가 또 다른 정체 국면에 진입하는 ‘교착점’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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