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으로 건더뛰기

KDI 경제정보센터

ENG
  • Economic

    Information

    and Education

    Center

특집
‘기업가형 국가’ 전환으로 한국경제에 새로운 힘 불어넣어야
허용석 현대경제연구원장 2022년 01월호


최근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국내 경제 상황은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벗어날 듯했다. 하지만 다시 일일 확진자 수가 연달아 7천 명 내외를 넘나들고, 1만 명을 넘어서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강한 전파력으로 돌파 감염 사례가 속출하면서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0월, IMF는 2022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치인 4.9%를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2021년 성장률 5.9%보다는 둔화하지만, 경기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치명률 등이 불확실한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으로 향후 감염병 전개 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점차 커진 상황이다. 이에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도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시사하기도 했다.

2022년 한국 경제성장률 2% 후반…
잠재성장률 급락할 가능성 커

2022년 세계경제는 경기회복 도움 요인보다는 하방 요인이 훨씬 우세한 ‘초불확실성의 시대(Age of Hyper-uncertainty)’에 직면할 것이다. 변이 바이러스의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공포로 세계경제 회복에는 험로가 예상된다. 국제금융협회(IIF)는 국제사회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지 못하면 ‘퍼펙트 글로벌 인플레이션 스톰’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잠재적으로 폭발력이 큰 리스크로 미중 패권 경쟁, 글로벌 가치사슬의 훼손, 차이나 리스크, 탄소중립, 미국 금리 인상에 긴축발작 가능성 등을 꼽을 수 있다.
2022년 한국경제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기저효과 약화, 물가 상승, 통화 및 금융 정책의 불확실성 등 다양한 불안 요인에 노출돼 있다. 2022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2021년보다 1%p가량 낮은 2% 후반대로 전망된다. 한국경제를 둘러싼 다양한 불안 요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기에 경기 친화적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통화·금융 정책 정상화 속도 조정, 재정정책의 기동성 확보,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민생안정 대책 강화 등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높은 수준의 물가는 가계 소득 감소와 비용 부담 증가로 이어지면서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가처분소득이 줄어 생활 여건이 크게 악화되는 스크루플레이션(screwflation)을 야기할 우려가 있기에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동시에 치료제 보급과 백신 접종률 상승 등을 고려해 코로나19 이후 한국경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다. 코로나 위기를 극복한 이후 한국경제는 어떤 모습일까를 생각해 본다면, 희망적이지 않다. 그 이유는 바로 성장잠재력의 상실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번 경제위기를 기점으로 잠재성장률 자체가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지금은 돈을 풀어 경기 반등을 도모하는 것이 급선무지만, 코로나 위기를 벗어나는 시점에서 우리는 저성장이 시작되는 우울한 미래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 

민간 부문과의 협력으로 탄력적 정책 수립 등
성장잠재력 확충 위한 중장기 전략 마련 필요

한국경제가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규제 혁신, 혁신을 통한 주력 산업의 세대교체, 노동의 유연성 확보, 교육 개혁 등을 통해 경제체질을 계속 강화해야 한다. 규제 개선과 다양한 인센티브를 통해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고취시켜 노동의 부족을 자본 축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성장 구조의 고도화가 요구된다. 세대교체가 되는 새로운 산업은 노동집약적이지 않고 대신 기술 혁신과 창의성이 산업과 시장의 성장동력이 되는 생태계를 가져야 한다. 인적 자본의 고도화를 통해 노동의 질을 높여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성장잠재력 훼손을 상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위기 돌파와 재도약을 위한 대책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 국가도 기업가적 역할을 수행하며 잠재된 혁신성과 역동성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혁신 분야 3대 사상가로 이름을 올린 마리아나 마추카토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교수는 ‘기업가형 국가(Entrepreneurial State)’를 주장했다. 정부는 위험이 큰 혁신에 투자해 민간이 떠안으려 하지 않는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면서 기업에 다가가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조지프 슘페터가 강조한 혁신에 의한 ‘창조적 파괴’를 끌어내는 주체로서의 국가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국가가 단순히 문제 해결자가 아닌 공공의 목적과 가치 창조자가 돼야 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애플, 구글 등 소위 혁신 기업의 탄생 이면에는 미국 정부의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통한 유망한 핵심 원천기술 획득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마추카토 교수는 언급했다. 아이폰에 탑재된 GPS,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SIRI(애플의 음성인식 서비스) 등 핵심기술들이 모두 국가의 지원으로 개발된 기술이다. GPS는 전 세계의 지리적 위치를 디지털화하려는 국방부의 시도였고, SIRI 또한 정부 재정과 연구에서 기술이 탄생했다. 미국 정부가 주도권을 잡고 필요한 재정적 투자를 하지 않았다면, 이들 기술의 탄생은 불가능했다. 여기에 애플은 정부가 개발한 신흥기술의 가능성을 판단해 활용했고, 이들 기술로 사용자의 니즈에 맞는 혁신 제품을 개발해 세계시장을 선점하는 혁신 기업으로 탄생했다. 
기업가형 국가는 단순히 정부의 큰 역할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는 민간 부문의 동업자와 같다. 경제성장과 기술개발을 위해 국가가 민간의 혁신을 지원하고, 같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창조해 내는 것이 핵심이다. 민간 부문과 소통·협력을 통해 제도·정책의 과제를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수립함으로써 대내외 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정책의 설계가 필요하다. 혁신이야말로 국가 경제성장을 이끄는 유일하고도 완전한 방법이다. 코로나 위기를 극복했다 하더라도 더 큰 어려움이 다가올 수 있기에 우리는 준비해야 한다. 혁신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한 그 첫걸음이 바로 국가가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보기 과월호 보기
나라경제 인기 콘텐츠 많이 본 자료
확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