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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현장 수요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 외국인력 확충 체제로의 전환 필요
하용국 법무부 외국인정책과장 2022년 04월호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합계출산율 0.81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에 고령화 비율의 연평균 증가율 3.3%로, OECD 회원국 중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다. 이미 인구감소 시대에 진입해 생산연령인구의 급격한 감소가 예상되고 있으며, 그 여파는 산업현장과 각 지역에서의 인력부족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인력부족의 문제는 수도권에서 먼 지방일수록, 다수가 기피하는 3D 업종일수록, 사업장 규모가 작을수록 더 심각하게 발생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농어촌과 제조업 등 산업현장에서 외국인력이 더 필요하다는 절박한 요청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유입을 통해 인력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에는 여전히 부정적 인식이 존재한다. 

외국인력 유입은 전문직일수록 국민과의 대체성 낮아···독일의 이민정책은 생산성 제고 및 안정적 성장에 기여

우선, 여성과 노인의 경제활동참가율 제고를 통한 인력부족 문제 해결방안들을 살펴보자. 여성고용률이 제고되더라도 남녀 종사직종의 분포에 차이가 있어 건설, 제조, 농림어업 등 특정 직종의 인력부족 해결에 한계가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고용률은 2020년 34.1%로 이미 OECD 회원국 중 1위로 추가적인 노인고용률 상승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19년 KDI 보고서 「고령화사회 경제성장 전망과 대응방향」에 따르면, 여성과 노인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진다고 가정하더라도 노인으로 편입되는 인구가 더욱 급격히 증가해 경제성장률은 2030년까지 1.9%, 2040년까지 1.1%로 하락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기술혁신을 통한 인력부족 문제 해결도 한계가 있어 보인다.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산업구조 고도화로 조립·생산 등 단순노무 직종의 일자리가 감소하더라도 IT·데이터 등 과학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 규모가 더 클 것으로 예상돼 인력부족 문제는 더욱 심화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 유입을 통한 생산가능인력 확충방안이 유력한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다. 외국인 유입을 통해 인구감소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견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이민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연구들과 해외사례들을 살펴보면 이민정책이 최소한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는 유용한 정책수단이 될 수 있으며 정책적 효율성이 높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민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국내외 많은 연구에서 외국인 유입은 내국인의 임금 및 고용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않으며 전문직일수록 국민과의 대체성이 낮다고 분석됐다. 또한 외국인은 국민이 기피하는 농림어업 및 제조업 분야를 중심으로 일하고 국민은 서비스업 중심으로 일하는 비중이 증가해 노동시장에서 국민을 보완하는 효과가 크며 총소비 증가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가 발간한 「2021 국제이주전망(International Migration Outlook 2021)」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8년까지 OECD 25개국의 이민자 순재정기여도를 분석한 결과 이민자로 인한 직간접 세금 및 보험료 등 정부 수입이 지출보다 더 많아 이민자가 국가재정에 기여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우리와 상황이 유사한 다른 나라들의 대책을 보자. 가까운 일본의 경우 이미 1997년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보다 많은 데드크로스(dead-cross)를 경험했고 장기적인 경제침체를 겪은 바 있다. 일본은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저출산대책으로 연간 4조 엔(약 40조 원)을 투입했음에도 출산율은 정체됐고 인구감소는 막지 못했다. 일본은 이러한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그간의 보수적 이민정책을 견지하던 방향에서 전환해, 2019년 외국인 저숙련 기능인력의 일본 체류 기간을 확대하고 중숙련 기능인력의 영주권 신청도 허용하는 등 최근 외국인 유입에 개방적인 정책으로 변화를 시작했다.

1998년 생산연령인구 감소가 시작된 독일은 2005년 「이민법」 제정을 통해 전문인력 이민 요건 완화, 이민자 통합교육 이수 의무화 등 지속적인 이민 유입 확대로 총인구를 증가시켜 왔다. 독일의 이민정책은 노동생산성 제고 및 안정적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있으며, 견고한 내수시장을 유지시켜 실업률 하락 및 인력난 완화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12월 독일 3당(사회민주당, 녹색당, 자유민주당) 연합정부 협약에서는 독일이 ‘현대 이민국가(das moderne Einwanderungsland)’임을 명시적으로 선언하는 데 이르렀다.

과학기술 인재 영주자격·국적 취득 패스트트랙제 도입해야

한국은 이미 지난 2019년 체류 외국인 250만 명을 돌파한 이래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약 200만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외국인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나라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도 이민정책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를 주저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 산업현장과 농어촌과 대학에서 필요로 하는 외국인 유입이 더 적정하고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외국인 생산가능인력 확충방안을 논의할 때 문제점으로 계속 지적돼 왔던 것은 현장이 필요로 하는 인재 유치 및 활용이 미흡하다는 점과 실제 현장에서의 수요를 잘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영주자격자는 16만 명이 넘지만 결혼이민자와 동포를 제외한 전문인력은 2.2%에 불과하며, 외국인 유학생 16만4천 명 중 졸업 후 국내에 남아 취업하는 비율은 11.6%, 국내 진학은 5.9%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과학기술 인재에 대해 영주자격과 국적을 최대한 빨리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패스트트랙 제도를 도입해 우수인재를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하며, 한국어와 한국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국내 대학 졸업생들이 최대한 지역사회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유학생의 유입 단계에서부터 향후 활용방안과 연계되는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생산가능인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외국인을 필요로 하는 현장의 수요를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 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러한 현장의 수요를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곳은 바로 지자체다. 그동안 우리나라 지자체들은 다문화가족 관련 지원사업 외에는 지역사회에 필요한 외국인을 유입하는 계획을 세우지 못해 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인구소멸 위기 지역 지자체가 지역특화이민프로그램을 수립하도록 하는 제도를 추진 중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자체들은 해당 지역사회의 산업계 및 대학들과 연계해 지역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외국인의 규모와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고, 외국인이 입국 후 지역사회에 정착하고 산업현장에서 활용되기에 이르는 전 과정을 포괄하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현재 농어촌 지자체를 중심으로 도입하고 있는 계절근로자 제도의 체계적인 운영을 통해 농어촌 인력부족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우리 사회의 각 지역과 각 분야에서 필요한 생산가능인력이 확충될 수 있고 이를 통해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이민정책을 체계화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인구감소 시대에 대한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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