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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고용보험 사각지대 없애고 국민취업지원제도의 고용안전망 역할 강화해야
이병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22년 04월호


고용안전망은 실업, 출산·육아 등으로 인한 소득 상실 기간 동안 소득을 지원하는 제도적인 안전망을 말한다. 고용안전망은 생계 지원의 역할을 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적절한 일자리 탐색에 필요한 생활 수준을 유지하도록 지원함으로써 일자리 매칭의 적합도를 높일 수 있다. 생산성이 높으나 실패의 위험도 큰 일자리에 대한 수용도를 높임으로써 혁신과 생산성을 제고하는 효과도 가진다. 고용서비스, 직업훈련, 고용보조금 등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과 효과적으로 결합하면 생산성이 높은 부문으로의 노동 이동을 촉진해 고용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나아가 경기 악화에 따른 실업과 소비 감소의 충격을 안정화하는 거시경제적인 역할도 수행한다.

코로나19 고용위기는 임금근로자 중심의 고용보험제도가 갖는 한계를 명백히 드러냈다. 자영업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프리랜서 등 고용보험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계층에 실업과 소득 감소의 충격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실직과 생계의 위협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삶을 지키기 위해 고용안전망을 촘촘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고용안전망이 확대됐다. 고용보험은 2020년 12월 예술인 프리랜서, 2021년 7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12개 직종, 2022년 1월 플랫폼 노무제공자 2개 직종, 7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5개 직종으로 확대됐다. 또한 고용보험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취업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국민취업지원제도가 지난해 도입됐다. 

모든 취업자로 고용보험 적용 확대하기 위해 
고용보험 관리체계를 소득 정보 기반으로 전환할 필요 


우리나라는 이제 고용보험과 국민취업지원제도로 구성된 중층적 고용안전망 체계를 갖추게 됐다. 그러나 일부 비임금근로자로 고용보험이 확대됐음에도 여전히 고용보험 사각지대가 넓다. 국민취업지원제도의 구직촉진수당 수급자는 2021년 34만 명으로 당초 예상보다 적다. 고용보험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국민취업지원제도의 2차 고용안전망으로서 역할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2020년 12월 발표된 전 국민 고용보험을 추진하기 위해 가장 우선했던 과제는 소득 정보의 적시 파악이었다. 플랫폼 노동을 비롯한 의존 계약자, 독립 자영업자 등 새롭게 보호할 계층은 근로시간이나 근로일을 파악하기 어렵고, 여러 일자리에 동시에 종사하는 경우엔 실업을 판정하기 어려우며, 소득 변동성이 높아 1년에 한 번 신고되는 소득 정보로는 고용보험 적용과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소득 정보를 적시에 파악하기 위한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확충했다. 

특히 소득 지급자가 소득 발생 시점에서 소득세를 원천 징수하는 경우에는 소득을 매달 신고하도록 신고 방식을 개편하고 있다. 일용근로소득과 인적용역형 사업소득은 지난해 7월부터 매월 소득 파악이 가능하게 됐으며, 11월에는 용역을 중개하거나 용역 제공과 관련한 사업장을 제공하는 자에 대한 과세자료 제출 주기를 매월로 단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일용근로자 313만 명, 인적용역 사업소득자 423만 명, 플랫폼 종사자 37만 명에 대한 월별 소득자료를 확보하게 됐다. 상용근로소득과 인적용역형 기타소득의 매월 신고도 추진 중이다. 

임금근로자를 넘어 모든 취업자에게 고용보험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이제 소득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고용보험 관리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아직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예술인 프리랜서에게만 사업장 단위의 소득 정보로 고용보험을 관리하고 있지만, 이제 모든 취업형태를 대상으로 국세청에 신고된 소득 정보를 이용해 고용보험의 적용, 기여, 급여 수급자격, 급여액 산정 등을 하도록 면밀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 

상이한 취업형태로 이동하거나 한 시점에 여러 일자리를 수행하더라도 보편적으로 고용보험을 적용하기 위해 사업장 단위 관리체계에서 개인별 관리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취업형태와 관계없이 피보험자격 이중 취득을 허용하고, 개인별로 합산된 소득에 대해 보험료를 부과하며, 전체 소득 활동의 변화를 기준으로 실업을 판정하고, 보험료 납부 소득 기준으로 급여액을 산정하며, 일부 일자리를 상실했을 때 부분 급여 지급 여부 등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자영업자에 대한 고용보험도 사회적 대화를 통해 구체적인 적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행 임의가입 방식의 고용보험에 가입한 자영업자 수는 전체 자영업자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1인 자영업자 고용보험료 지원을 확대하고, 가입 가능 기간 제한을 폐지하며, 실업급여 보장성을 확대했음에도 자영업자의 고용보험 가입 증가 규모는 크지 않았다. 희망하는 자영업자만 고용보험에 가입하는 방식에서는 지원 확대만으로 자발적인 가입을 유도하기 어렵다. 소득 수준이나 폐업 위험의 차이와 관계없이 모든 자영업자에게 고용보험을 당연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입자 간 부담의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해 자영업자도 소득 기반으로 고용보험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매출 신고 주기를 최소한 분기로 단축하고, 매출 정보를 이용해 추정한 소득으로 고용보험을 적용하고 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폐업을 전제로 실업급여가 지급되는 고용보험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은 수준인 점을 감안해, 자영업자의 특성에 부합한 급여제도도 마련해야 한다. 폐업 예정 시 조기 실업급여 지급, 휴업 시 고용 유지 지원, 육아휴직이나 교육훈련 참여 시 인력 대체 비용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편 프리랜서 등 인적용역 사업자는 물적 시설을 가진 자영업자와는 이직 위험과 재취업의 어려움이 상이하므로 자영업자 고용보험을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계약형태가 복잡하고 단기적인 계약이 많은 예술인 프리랜서에게 노무제공자 고용보험을 준용해 적용하고 있으므로, 프리랜서 등의 인적용역 사업자에게도 노무제공자 고용보험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취업지원서비스는 상담사의 적극적인 개입과 지원,
수급자 의무 불이행 시 제재 등으로 효과 높여야


전 국민 고용보험이 확립되기까지는 국민취업지원제도의 2차 고용안전망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고용위기 동안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취업취약계층에게 소득 지원이 중요했다면, 고용 회복기에는 취업취약계층의 노동시장 통합을 위한 취업지원서비스가 중요하다. 소득 지원과 적극적 노동시장 프로그램을 결합한 한국형 실업부조의 효과는 상담사의 개입과 지원에 의한 취업지원서비스에 달려 있다. 수급자와 상담사 간 상호 협의에 의한 취업 활동 계획을 수립하고, 구직활동 또는 적극적 노동시장 프로그램에 성실하게 참여하도록 상담사가 적극 개입하며, 수급자가 의무를 이행하지 못했을 때는 지급 정지 등의 제재를 부과함으로써 취업지원서비스의 효과를 높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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