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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 제도 개선하고 벤처·창업 기업 규제 개혁한다
신동열 공정거래위원회 경쟁정책과장 2022년 08월호

 

우리 경제 안팎으로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공급망 차질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공급제약 요인에 더해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수요가 회복되면서 원유, 천연가스, 밀, 옥수수 등 글로벌 에너지 및 곡물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해외발 원자재 가격 급등은 국내로도 전이돼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가운데 주요국 통화긴축이 가속화되면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되고 있으며,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의 불안도 고조되고 있다.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재정 주도의 경제운용과 과도한 규제로 기업들의 국내 투자가 위축되는 등 민간 활력이 저하됐으며,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면서 2020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OECD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 수준까지 하락했고 10년 내로 0%대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부당지원·사익편취 규율 적용요건 등 명확히 해 
기업경영의 법적 불확실성 해소


새 정부는 당면한 위기 국면을 돌파하고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해 경제정책방향을 새로이 수립했다. ‘자유, 공정, 혁신, 연대’의 기치 아래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경제 복원에 역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시장경제가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불필요하거나 불합리한 규제를 효과적으로 개혁하고,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히 법을 집행해 나가고자 한다. 주요 정책은 다음과 같다.

먼저, 자유로운 시장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공정위 안팎의 규제를 과감하게 개혁할 계획이다. 그간 우리 경제 규모가 커져 왔음을 감안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규율 대상인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자 한다. 아울러 핵가족화 등 환경변화를 고려해 동일인(총수)의 친족 범위를 조정하는 등 대기업집단 제도의 개선도 추진해 나갈 것이다. 동시에 범정부 규제들을 전반적으로 돌아보고 벤처·창업 기업의 시장진입을 가로막는 규제, 창의적인 사업활동을 제약하는 규제들을 적극적으로 개혁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기업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키는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다. 「공정거래법」 집행의 예측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부당지원 및 사익편취 규율 적용요건과 예외 인정 범위가 보다 명확해지도록 심사지침을 개정할 계획이다. 전속고발권제는 더 엄정하고 객관적으로 운영할 것이며, 이를 위해 사법당국의 기소 및 판결 사례를 분석해 고발지침을 개정한다. 한편 기획재정부·법무부 등 관계부처 TF를 통해 소관법령상 형벌이 기업활동을 과도하게 제약하지 않도록 행정제재로의 전환, 형량 합리화 등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민간 자율규제기구 통해 플랫폼·소상공인·소비자 상생안 마련 

나아가 중소·벤처 기업이 민간 중심 성장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역동적인 창업생태계 조성에 필요한 제도개선에 힘쓸 계획이다. 지난해 말부터 「공정거래법」이 개정·시행돼 지주회사의 기업형 밴처캐피털(CVC) 보유가 가능해짐에 따라 여러 기업집단이 CVC 설립을 완료했거나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개선된 제도가 시장에 안착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재계와 적극 소통하고, ‘CVC 관계기관 협의체’를 구축·운영해 업계의 애로사항을 해소하는 데 만전을 기할 것이다. CVC 관련 해석지침(매뉴얼)을 마련하고 모범사례 발굴, 홍보 강화 등 성과 확산을 위한 노력도 다하겠다. 벤처생태계가 활기를 띠기 위해서는 회수시장 활성화를 통한 투자의 선순환도 중요하다. 공정위는 기업혁신을 촉진하는 M&A의 보다 빠른 심사를 위해 관련 절차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공정거래질서 확립에도 무게감을 두고 정책을 펼쳐나가고자 한다. 특히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중소기업의 경영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하도급 업체가 제때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자율적인 납품단가 연동제의 도입 방안을 마련, 추진한다. 납품단가 연동 표준계약서를 마련하고 시범운영을 거쳐 효과적인 제도설계를 모색할 계획이다. 자율적인 상생문화 조성을 위한 정책적 노력도 다하겠다. 중소기업협동조합이 납품단가 조정협상을 대행하기 위한 요건을 완화하고 관련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조정협의제도를 개선하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더해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온 디지털경제에서 플랫폼에 입점한 소상공인과 소비자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시스템 마련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산업의 특성을 감안해 민간 주도 자율규제 방식으로 접근해 나가고자 한다. 민간 자율규제기구를 구성해 플랫폼·소상공인·소비자가 상생할 수 있는 자율규제 방안을 마련하고, 지난 7월 6일 출범한 ‘범부처 플랫폼 정책협의체’를 중심으로 민간 자율규제기구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불공정행위에는 일관되게 엄중히 대응해 나갈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쟁력 원천을 훼손하는 기술탈취 행위의 경우 제재 수준을 높이고 집중적으로 감시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글로벌 빅테크 등 시장을 선점한 기업들이 경쟁자의 신규진입을 차단하는 행위, 계열회사에 편법적인 특혜를 주는 부당 내부거래 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해 나가겠다. 또한 고물가로 서민경제가 어려운 상황을 틈타 경쟁사업자 간 합의로 가격을 인위적으로 인상시키는 담합은 불법행위로서 엄중히 제재할 것이다.

우리 경제는 그간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성장한 경험을 갖고 있다.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지금껏 그래왔듯이 이번의 난관을 극복하며 또 다른 도약의 전기를 맞이할 수 있다. 공정위는 시장경제의 파수꾼으로서 불필요하고 불합리한 규제를 과감하게 혁신해 경제주체들의 창의가 마음껏 발휘될 수 있는 시장환경을 조성하겠다. 아울러 편법이나 반칙이 아닌 가격과 품질에 따른 소비자의 선택으로 경쟁의 승패가 판가름 나고 노력한 만큼 정당한 보상이 주어지는 공정거래질서를 확립해 나가겠다. 공정거래를 시장의 상식으로 바로 세워 시장경제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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