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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 예산 100조 원대, 취약계층 사회안전망 두터워진다
박창규 보건복지부 재정운용담당관 2022년 10월호


‘건전재정 기조로의 전환’에 따라 내년 예산안의 정부 총지출은 올해 대비 5.2% 증가한 639조 원 규모이며, 추경 대비로는 사실상 6.0% 감소했다. 하지만 내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은 2022년도 본예산 대비 11.8% 증가한 108조9,918억 원이다. 추경과 비교하더라도 7.5% 증가했다. 올해 총지출 증가율이 8.8%이고, 최근 5년간 평균 증가율이 11.5%였던 점을 고려하면 보건복지부 예산 증가율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보건복지부 예산 증가는 내년도 예산안의 또 다른 한 축인 ‘해야 할 일은 하는 예산’으로 설명된다. 즉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과 재구조화를 통해 재정여력을 확보하는 한편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안전, 미래 투자 분야 등에는 정부가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것이다.

기준 중위소득 2015년 이후 역대 최고 폭으로 인상하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재산기준 완화


2023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이 기존과 다른 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저소득층,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에 집중했다. 둘째, 복지가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사회서비스를 양적·질적으로 향상시키고, 노인일자리를 재구조화하는 등 복지 투자를 혁신하고자 했다. 셋째, 유례없는 저출산에 대응하고자 부모급여를 지급하고, 학대피해아동 보호를 두텁게 하는 등 아동에 대한 투자를 강화했다. 또 자립준비청년, 가족돌봄청년, 고독사 등 지금껏 주목받지 못했던 새로운 복지수요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자 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촘촘하고 두터운 사회안전망을 구축한다. 우선 저소득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안전망으로서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보강했다. 지난 7월 29일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기초생활보장수급 대상자 선정과 급여액의 기준이 되는 기준 중위소득을 2015년 이후 역대 최고 폭인 5.47% 인상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예산안에는 생계급여, 의료급여, 긴급복지지원제도 등 기준 중위소득과 관련된 여러 제도들의 예산을 충실히 반영했다. 

최근 부동산가격 상승 등으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 시 고려하는 재산기준이 지역에 따라 불합리한 문제도 해소하고자 했다. 현행 대도시·중소도시·농어촌으로 구분되는 지역구분을 내년부터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4급지로 변경함으로써, 생계급여의 경우 3만5천 가구, 의료급여는 1만3천 가구가 새롭게 혜택을 받게 된다. 실직 등 갑작스런 위기상황에서 긴급복지가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금을 기준 중위소득 26%에서 30%로 인상하고, 주거용 재산공제와 생활준비금 공제율과 같은 재산기준을 완화했다. 또한 과도한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재난적 의료비도 모든 질환을 대상으로 연간 3천만 원에서 5천만 원으로 지원을 확대했다.

장애인, 아동, 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도 강화된다.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장애수당을 월 4만 원에서 6만 원으로 50% 인상하고, 장애인연금 역시 4.7% 인상하는 등 1,407억 원을 추가 편성해 장애인 가구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확대했다. 또한 활동서비스 제공 시간을 현행 월 125시간에서 154시간으로 확대해 발달장애인들의 낮 시간 생활을 온전히 보장하고, ‘긴급돌봄서비스’를 새롭게 시행하는 등 장애인 돌봄 확대를 위해 전년 대비 3천억 원을 증액해 총 2조4천억 원을 지원한다. 

아동보호전문기관, 쉼터, 전담의료기관 등 학대피해아동의 보호와 치유를 위한 인프라도 늘린다. 보호가 종료돼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청년들을 위한 자립지원수당을 월 30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인상하고, 의료비 본인부담금 지원제도를 신설했으며, 자립지원전담기관 인력 확충과 맞춤형 사례관리 확대를 추진한다. 한편 노후생활 보장 강화를 위해 기초연금을 월 최대 32만1,950원으로 4.7% 인상했다. 아울러 질 높은 노인일자리 제공을 위해 사회서비스형과 시장형 일자리, 공익가치가 보다 높은 공공형 일자리를 중심으로 일자리를 재구조화한다. 새로운 복지수요로 대두되고 있는 가족돌봄청년, 고립·은둔 청년, 고독사 문제 등에 대응하기 위해 체계적인 실태조사 실시와 이에 따른 맞춤형 지원을 위한 예산도 편성했다. 

감염병 대응 긴급치료병상 1,700개 확충

둘째, 복지 투자 혁신을 통해 복지-성장 선순환과 지속가능성을 제고한다. 우선 민간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사회서비스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총 614억 원을 투자한다. 정부가 100억 원을 출자해 ‘사회서비스 혁신펀드’를 조성, 혁신적인 사회서비스 공급기관의 창업과 성장을 지원하는 한편 새로운 생활형 사회서비스 개발에 212억 원을 편성해 사회서비스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ICT 기반의 만성질환 위험군 건강관리서비스, 자살 고위험군 마음건강관리 등 미래 지출 소요를 최소화할 수 있는 예방적 투자에 총 768억 원을 편성했다. 

아울러 내년부터는 만 0~1세 아동을 대상으로 부모급여가 지급된다. 만 0세 아동에 월 70만 원을, 만 1세 아동에 월 35만 원을 지급하게 되며, 2024년에는 각각 100만 원, 50만 원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맞벌이 가정의 돌봄부담을 완화하고 돌봄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연장형 보육료 단가를 3,200원에서 4천 원으로 인상하고, 연장보육 지원대상을 총 48만 명으로 6만 명 확대한다. 또한 국공립 어린이집 신축(35개소), 리모델링과 장기임차 등을 통한 기존 민간 어린이집의 국공립 어린이집 전환 등 공공보육 인프라 확충을 추진한다. 

셋째,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자원을 확충하고 바이오헬스산업을 육성한다. 우선 감염병 유행 시 입원병상을 찾지 못해 생명의 위협을 받는 국민이 없도록 병상 확충에 2,608억 원을 투자한다. 감염병 환자의 상시입원이 가능하도록 긴급치료 및 응급·특수 병상 1,700개를 확충하고 장애가 있는 감염병 환자도 적기에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국립재활원에 전용 음압격리병상을 설치한다. 지방의료원 신축·증축과 시설·장비 등 기능 보강, 분만취약지 산부인과에 대한 시설·장비 지원, 고위험 신생아 집중치료실 지원 등과 같은 의료취약지 해소를 위한 노력도 지속해 나간다. 

내년에는 개인의 보건의료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중계하고 맞춤형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의료마이데이터(건강정보 고속도로)를 개통하고, 암 전문 데이터 정보시스템 구축, 휴업·폐업 의료기관 진료기록 보관시스템 구축과 같은 보건의료 빅데이터 구축 및 활용을 통해 국민들의 편의를 제고하는 한편 데이터기반 산업발전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감염병, 암, 고부담·난치성 질환 등 보건안보 및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을 확대한다. 특히 감염병 대응역량 강화를 위한 항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백신·치료제 비임상시험, 이종 장기 개발, 인공혈액 제조 등에 대한 R&D를 추진한다. 

내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은 우리 사회의 약자에 대한 두텁고 촘촘한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정부 예산안을 국회에서 심의하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활발한 토론과 협의·합의 과정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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