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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일자리 취업 연계 강화하고 안전한 일자리 만들 것
허기훈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담당관실 서기관 2022년 10월호


2019년 말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코로나19는 우리 경제·사회에도 상당한 파급을 불러왔다. 고용시장에서는 대면서비스를 주로 수행하는 근로자의 피해가 즉각적으로 발생했고, 여행·관광·숙박·항공 등 코로나19 피해업종을 중심으로 고용불안이 우려되는 상황이 전개됐다. 이에 고용노동부(이하 고용부)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프리랜서 등 노동시장 취약계층을 위한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지원, 영세사업장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강화 등의 조치를 신속히 시행했다. 전염병이 야기한 전례 없는 위기의 영향이 노동시장으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 여전히 팬데믹의 상흔이 남아 있지만, 많은 이들이 점차 일상회복을 논의하게 됐고 세계보건기구(WHO)도 코로나19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언급했다. 이제 정부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염두하고 투자 지출을 계획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한시적 지출 효율화하고, 
일자리 취약계층 지원 등에 집중


2023년 예산안을 준비하며 고용부는 고민할 지점들이 많았다. 정부 재정의 운영기조가 건전재정으로 전환되면서 그간 큰 폭으로 증가해 왔던 고용부 예산에도 변화가 필요했다. 한시지출 정상화, 제도개선 등을 통한 지출 효율화를 단행하면서도 사회적 약자 지원, 민간일자리 취업 연계 등 고용부 본연의 기능에는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했다. 

요즘은 신용카드와 연계돼 개인의 소비·지출을 상세히 알려주는 앱이 꽤 많다. 매달 성적표를 받듯 그 결과들을 확인해 보면, 큰 지출이 있는 곳에 그 달의 핵심활동들이 있다. 독자들은 국가 예산을 이야기하다 뜬금없이 무슨 소리인가 할 수도 있겠다.

2023년 고용부 예산안은 34조9,923억 원으로 2022년 본예산 36조5,720억 원에 비해 4.3% 감소됐다. 그간 일자리정책을 중심으로 고용부의 총지출이 꾸준히 증가한 것에 비춰 본다면 2023년 정부의 핵심정책에서 고용·노동 분야가 밀려난 것은 아닌가 하는 오해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2023년 고용부 예산안의 내용을 찬찬히 뜯어보면 전체적으로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줄어든 예산안 속에서도 일자리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국민의 생명·건강을 보호하는 데 꼭 필요한 예산들은 빠짐없이 찾아볼 수 있다.

우선 건전재정 확보를 위해 투자 지출을 효율화한 부분을 짚어보면, 일자리 안정자금, 청년 추가고용장려금 등 한시적으로 운영하던 사업들은 기존 계획대로 종료해 지출 규모를 대폭 절감했다. 또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시기에 급속히 확대됐던 고용유지지원금 등은 내년도 고용전망, 올해 예산집행 추이 등을 고려해 적정 수준의 예산을 반영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지원인원을 현실화해 예산을 일부 절감하되, 한국형 실업부조로서의 생계안정과 조기취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개편해 제도 본연의 효과성을 높이고자 노력했다[구직촉진수당: 2022년 50만 원→2023년안 50만~90만 원(부양가족 고려, 1인당 10만 원 인상), 조기취업성공수당: 2022년 50만 원→2023년안 50만~125만 원].

지출 효율화를 통해 확보된 재원을 토대로 고용부는 사회적 약자 지원, 민간일자리 취업 연계, 국민의 생명·건강 보호 등에 중점적으로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4대 중점 투자 분야에 대한 개략적인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민간일자리 취업 연계를 강화한다. 직업훈련 프로그램의 대표선수격인 ‘K-디지털 트레이닝’은 디지털 훈련뿐 아니라 바이오·신재생에너지 등 첨단 분야까지 확대하면서 훈련인원도 약 30% 확대(2022년 2만8천 명→2023년안 3만6천 명)한다. 공공훈련기관인 폴리텍대에 반도체학과도 추가로 10개 신설(현재 10개소 운영 중)해 구인난이 심각한 반도체 인력양성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고용서비스 정책도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에 집중한다. 조선·반도체 등 구인난이 심각한 업종을 중심으로 특화 지원서비스를 실시하고, 고용서비스 통합네트워크 등을 통해 기업별·구직자별 특성을 기반으로 맞춤형 고용서비스 패키지(기업·구직자·청년 도약보장 패키지 신설)를 제공할 계획이다.

둘째, 저소득·취약계층 대상 고용안전망과 대상별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한다. 10인 미만 영세사업장 소속 저소득 근로자의 사회보험료를 지원하는 두루누리사업은 월 보수 230만 원에서 260만 원 미만으로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특수형태근로종사자·예술인에 한해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사회보험료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해 고용안전망의 저변을 넓힌다. 또한 구직단념 청년의 사회진출을 돕는 청년도전지원사업은 장기과정(도약 프로그램)을 새로이 도입해 심리안정·일경험 등을 세심하게 지원할 예정이며, 장애인 고용장려금 단가 인상(2022년 30만~80만 원→2023년안 35만~90만 원), 중증장애인 출퇴근 비용지원 확대 등을 통해 장애인의 원활한 노동시장 진출을 도울 계획이다.

소규모 사업장 위험공정 개선하는 안전투자혁신사업, 기업의 일터혁신 컨설팅 등 추진

셋째,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한다. 먼저 소규모 사업장의 위험 기계·공정 개선을 지원하는 안전투자혁신사업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위험요인에 특히 취약한 하청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원청의 안전기술·노하우를 활용해 하청기업의 안전보건 수준을 향상시키는 경우 공생협력프로그램을 통해 기존의 기술지원뿐 아니라 재정지원까지 실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스마트기술을 활용한 안전장비 발굴·확산, 50인 미만 사업장 내 휴게시설 설치 지원 등을 신설해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 보호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노동시장 내에 상생과 공정의 가치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업 스스로가 가장 적합한 임금·근로시간 체계를 선택하고 원활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일터혁신 컨설팅을 지원하고, 직무별 시장임금 정보시스템을 신설해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인프라도 구축한다. 채용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능력중심 채용모델을 개발·보급(20개)하고, 노동기본권 침해 관련 무료 상담·권리구제 서비스를 확대(2022년 15~29세→2023년안 15~34세)해 노동기본권 보호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의 예산안은 이제 국회로 논의의 장을 옮긴다. 국회에서도 사회적 약자와 국민의 생명·건강 보호를 위한 지원은 두텁게 하고, 민간일자리 취업 연계를 위한 재정 효과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정부 예산안에 대한 발전적인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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