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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첨단제조업, 바이오제약, 항공우주 분야에 길 있다
강문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프리카중동팀장 2023년 03월호


중동 내 경제를 선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가 한국과의 협력 확대를 논의하면서 우리의 중동 진출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사우디와 UAE는 탈석유화 시대를 대비하면서 산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수소·원전과 같은 에너지, 디지털 인프라, AI·IT, 항공우주, 제약 및 바이오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사우디와 UAE는 각기 ‘비전 2030’과 ‘비전 2021’을 발표하면서 국내 산업 육성, 인적자원 개발을 통해 일명 사우디제이션(Saudization)과 에미라티제이션(Emiratisation)으로 불리는 주요 산업의 현지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가 관광·엔터테인먼트·스마트시티에  방점을 두는 반면 UAE는 디지털·AI, 항공우주 등과 같은 첨단기술 육성에 보다 관심이 크며 자국의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한편 카타르 역시 ‘국가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경제 다각화와 지식기반 사회로의 전환이라는 대목표를 수립했으며 정부 행정의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렇듯 중동은 사우디, UAE, 카타르를 중심으로 탈석유화에 대비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수요 지속 예상되는 가운데 원전에도 주목…
로보틱스, 자율주행차에 대한 기술 수요 높은 편


분야별로 살펴보면 현지에서 주목하는 산업은 수소를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분야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1,010억 달러를, UAE는 2050년까지 1,600억 달러를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으며 청정수소 생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예컨대 사우디는 400만 톤의 수소를 생산해 세계 최대의 수소 생산국으로 발돋움할 계획을 세우고 있고, 우리나라에도 익히 알려진 네옴시티에 그린수소 생산 공장을 설립하고자 한다. UAE는 아부다비 키자드 산업단지에 수소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연간 20만 톤에 달하는 그린 암모니아를 생산할 계획이다. 여기에 UAE 정부가 자국 발전량의 82%를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자 하는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에 중동 내 신재생에너지 발전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원전도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UAE는 자국 내 원전 발전 경험을 토대로 중동 내 제3국 진출을 노리고 있으며, 사우디도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가능한 원전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원전을 수출하고 현지 가동까지 성공한 6번째 국가다. 여기에다 원전 국산화가 95%에 이를 정도로 원전 생태계가 잘 구축돼 있고 미국, 프랑스 등 경쟁국에 비해 원전 건설 단가가 낮다는 점은 한국의 중동 원전 수출에 큰 기회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중동 내에서도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에 보다 큰 관심을 갖고 있어 한국과 중동 간 SMR 기술개발 및 인적개발을 위한 공동 협력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동이 우리나라에 주목하는 다른 분야는 첨단기술 제조업, 바이오제약 그리고 항공우주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백신 등 의약품 제조 역량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유전자공학 분야에서도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사우디와 UAE는 우리나라의 기술력에 주목하고 있으며 제약산업 및 바이오 분야 기술협력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다. 첨단제조업 분야에서는 로보틱스, 자율주행차에 대한 기술적 수요가 높은 편이다. 특히 첨단제조업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는 UAE는 농업, 교통, 노인 지원을 위한 로봇시장에 주목하고 있으며 자국 로봇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사우디는 미국의 전기차 생산 기업인 루시드(Lucid)사를 유치했으며 자국 전기차 업체인 씨어(Ceer)를 통해 연간 17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중동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관심을 갖는 전자정부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수출하고 있다는 점 역시 한국의 강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한편 UAE,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등은 스마트팜을 도입해 식량안보를 확보하고자 주요 기업을 유치하고 있는데, 우리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중동 환경에 적합한 스마트팜 모듈 개량 및 설치 경험이 있으며 UAE에서 벼농사 시범포 사업을 통해 쌀을 생산한 경험 역시 인정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항공우주 분야에서 UAE는 국가우주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달 및 화성 탐사 계획을 세웠으며 사우디도 이러한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다. UAE와 사우디는 달 재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협정에 서명했으며 국제 우주정거장에 보낼 여성 우주인을 선발하는 등 중동을 넘어 외연을 확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 국가와의 첨단기술 협력 통한 기술 자국화 꾀해

이렇듯 사우디와 UAE는 탈석유화 시대를 넘어 지식기반 사회에서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중동 역내 리더국가로서의 입지를 다지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다. 이집트, 카타르 등의 역내 다른 국가들 역시 첨단기술 도입을 통해 국제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국내 기술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높은 기술 수준을 가진 아시아 국가들이 부상하고 있다. UAE는 이스라엘과의 아브라함 협정을 시작으로 한국, 일본, 인도 등 첨단 분야에 기술력이 있는 국가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적극 체결하고 있다. 또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최근 한국을 방문해 대규모 협력에 합의한 바 있다. 중동 국가의 적극적인 행보는 중동의 아시아 회귀 전략과도 관련이 있다. 중동은 아시아 국가와 경제 및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무역·투자에 나서고 있으며 특히 첨단기술 협력을 통한 기술 자국화에 주목하고 있다. 사우디는 한국을 포함한 8개국을 중점협력국으로 선정했으며 한국과는 2017년부터 비전 2030 위원회를 설립해 한·사우디 기술협력을 꾀하고 있다. UAE는 중동 국가 최초로 한국과 CEPA를 추진하고 있으며 원전, 방산뿐만 아니라 항공우주, 바이오, 수소 등 첨단기술 협력 확대를 통한 자국 산업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중동 국가들은 최근 들어 외국 기업의 자국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에이전시 제도를 폐지하고 내국인 채용 기준을 완화했다. 이 같은 행보는 우리 기업에 기회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중동에서 우리가 쌓아온 인프라 건설 및 플랜트 수주 경험은 큰 자산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미국, 유럽 등의 전통적 강자들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에서 다양한 기업이 중동시장을 노리고 있어, 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기술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방산, 원전, 수소, 첨단제조업 분야 기업의 중동 진출을 돕기 위한 우리 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현지 시장에 대한 정보 제공과 진출 기업을 위한 금융지원 확대, 중장기적 지원 기반 조성은 중동시장 내 첨단 산업 분야에서 우리 기업이 두각을 나타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첨단기술 분야에서 제2의 중동 붐이 일어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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