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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메모리’ 이어 ‘시스템’ 잡는다
최민경 『머니투데이』 기자 2023년 05월호

정부가 반도체 패권을 잡기 위해 가장 공들이는 분야는 반도체 시장점유율의 61%를 차지하는 ‘시스템반도체’다. 정부는 지난 3월 국가첨단산업 육성전략을 통해 경기 용인을 시스템반도체 육성을 위한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한 데 이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강화 이행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시스템반도체 선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하는 데 분주하다.

시스템반도체는 정보를 저장하는 데 쓰이는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연산과 제어 등 정보를 처리하는 데 쓰인다. 한국은 글로벌 메모리시장에선 59%의 시장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지만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선 3% 수준에 그친다. 2013년부터 수출 1위 품목이었지만 반도체 위기론이 계속 불거지는 것도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취약성 때문이다. 

반도체 기업 신규 설비투자 세액공제율,
대기업·중견기업 8→15%, 중소기업 16→25%로 확대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시장에서 메모리반도체는 24% (1,440억 달러)를 차지한 반면 시스템반도체는 61%(3,605억 달러)를 차지했다. 앞으로 이 같은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등 미래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서 시스템반도체가 핵심부품으로 쓰이면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변동의 영향이 적다는 것도 정부가 시스템반도체를 키우려는 이유다. 선생산-후판매 구조인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시스템반도체는 주문을 받아 생산하기 때문에 경기를 많이 타지 않는다. 한국 수출이 지난 3월까지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간 것도 메모리반도체 수출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수요 감소와 재고 누적 등으로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올해 1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5% 급감했다.

정부가 세계 최대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삼성전자가 300조 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한 것은 이 같은 맥락에서다. 정부는 경기도 용인시 710만m2의 땅에 세계 최대 규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짓기로 했다. 기흥·화성, 평택, 이천 등 기존 반도체 생산단지와 인근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기업, 판교 소재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과 연계해 전 밸류체인을 갖춘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2042년까지 300조 원을 투입해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을 5개 구축하고 국내외 우수 소부장 기업, 팹리스 기업을 최대 150개 유치한다. 또 국내 팹리스 기업의 시제품 제작과 양산을 집중 지원해 매출 1조 원대 팹리스 10곳을 육성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로 160만 명 고용, 700조 원의 직간접 생산 유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입주 기업은 취득세·재산세를 감면해 주고 인허가 타임아웃제(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여러 제도들이 신속하게 지원된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용적률도 일반 산단보다 최대 1.4배 상향된다. 산단 조성은 보통 10년 정도 시간이 걸리지만 정부는 최대한 단축해 2026년 말부터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국가첨단산업 육성전략 후속 조치로 발표된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강화 이행전략’엔 이 외에도 설계-제조-후공정 전반의 생태계 경쟁력 강화, 차세대 반도체 대규모 핵심기술 개발 지원, 세제·재정, 우수인력 등 반도체 성장기반 강화, 공급망 재편에 대응한 해외 기술협력 및 수출 지원 등이 반영됐다. 우리나라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반도체 설계 분야 기술·기업, 후공정, 전문인력 등의 경쟁력 보완에 방점을 찍었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반도체 기업 신규 설비투자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다. 국내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한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지난 3월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기업이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에 설비투자를 할 경우 세액공제 비율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세액공제율은 대기업·중견기업의 경우 현행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각각 확대된다. 직전 3년간 연평균 투자 금액 대비 투자 증가분에 대해서는 올해에 한해 10%의 추가 공제(임시투자세액공제) 혜택도 주어진다. 이에 따라 대기업 등은 최대 25%, 중소기업은 35%에 달하는 투자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평택·용인 클러스터 대상 전력, 용수 등 인프라 구축도 1천억 원 규모로 지원해 글로벌 투자 유치 경쟁에 대응한다. 

국내 팹리스 다수요 공정 대상으로 시제품 제작 및 
양산용 파운드리 개방 확대하고, 첨단 IP 개발도 집중 지원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시스템반도체 설계를 위한 핵심 요소기술을 확보하고 반도체 소부장 제품 공동개발·양산 테스트를 지원한다. 또한 AI반도체용 4나노 공정, 차량·가전 반도체용 레거시 공정 등 국내 팹리스 다수요 공정을 대상으로 시제품 제작 및 양산용 파운드리 개방을 확대한다. 디자인하우스, 설계자산(IP; Intellectual Property) 기업과 파운드리 간 협력을 통해 설계 플랫폼과 첨단 IP개발도 집중 지원한다.

후공정 첨단패키징 분야엔 24조 원 규모의 민간투자를 유치, 비수도권에 패키징 연구개발(R&D) 및 생산 거점을 구축한다. 또 정부는 약 3,600억 원을 투입해 후공정 소부장·패키징 기술 등의 개발과 상용화를 지원한다. 정부 기술개발 지원은 올해 하반기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한다. 

전력·차량용·AI 등 차세대 반도체 핵심기술 개발에 3조2천억 원 규모의 R&D 투자를 추진하는 한편 개발 제품의 상용화까지 지원하는 설계·성능 검증 플랫폼 구축도 검토한다. 이 외에 자동차·가전·전력 등 분야에서 수요 대기업과 팹리스 업체가 계획 수립부터 구매 조건부로 반도체를 개발하는 대규모 수요연계 프로젝트 진행 시 건당 최대 80억 원씩 지원한다. 

공급망 재편에 대응한 기술협력 및 수출 지원도 추진된다. 한미 기술협력의 경우 우리의 강점인 제조공정과 미국의 강점인 소부장·설계 기술 간 협력에 나선다. 양국 강점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전 주기 공동 R&D를 수행하고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시범사업의 성과를 조속히 창출해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 대규모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주요 시장 대상 수요연계 기술협력 및 협력 거점 구축에도 나선다. 미국 등 주요 시장을 대상으로 우리 팹리스의 연계 수요를 발굴해 반도체 상용화까지 지원한다. 텍사스, 실리콘밸리 등 미국 반도체 거점 지역에 협력센터를 신설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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