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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탈탄소 규제라는 ‘위기’를 ‘기회’ 삼아 친환경해운 일등국가로 도약한다
이창용 해양수산부 해사산업기술과장 2023년 07월호

때아닌 폭염, 가뭄, 홍수 등 기상이변으로 금세기 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범지구적 조치가 시급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국제해운에 대한 환경 규제를 관장하는 국제해사기구(IMO)에서도 유엔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 규제의 고삐를 더욱 조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 7월 선박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기존의 50%에서 탄소중립, 즉 100% 감축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채택할 전망이다. 탈탄소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선박이 배출하는 탄소량에 부담금을 부과하고, 선박 연료유의 탄소집약도를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조치도 추가적으로 채택된다. 더구나 올해 초 EU는 IMO보다 앞서 독자적인 탄소배출 규제를 해운에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2030년까지 2005년 탄소배출량 대비 62% 감축을 목표로, 선박 연료유의 탄소집약도에 따른 부과금을 신설하고 2024년부터 역내 기항 선박에도 배출권거래제(EU-ETS)를 적용해 온실가스 배출권을 의무적으로 구매하도록 결정했다. 

국제사회, 선박의 탄소배출 규제 고삐 조여…
2050년까지 외항선박 867척 친환경선박으로 전환


국적 해운선사는 IMO의 탄소부담금을 탄소배출 1톤당 100달러로 가정했을 때 매년 2조8천억 원 규모의 운항비용을, 유럽 지역의 경우 2030년까지 7천억 원의 배출권 구매비용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성공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지 못하는 해운선사는 생존이 어려워진다.

우리나라 해운선사는 탄소 규제 강화에 대응해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무탄소 또는 탄소중립 연료를 사용하는 친환경선박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국적 대형선사인 HMM이 지난 2월 친환경 메탄올 추진선박 9척을 발주한 것이 그 사례다. 반면 친환경선박으로의 전환 투자는 신조 비용이 기존 선박 대비 약 30% 추가 부담된다는 점과 친환경연료로 전환하려고 해도 기술개발이나 국제적인 연료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아 투자의 불확실성도 크다는 점이 투자를 주저하게 한다.

이에 정부는 국적선사가 국제적인 탈탄소 규제 강화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산업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지난 2월에 ‘국제해운 탈탄소화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투자의 비용부담과 불확실성을 완화하기 위해 친환경 전환 목표와 구체적인 정책방향도 제시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50년까지 국제해운의 탄소중립 목표 실현과 함께 우리나라가 선복량 등 규모 경쟁이 아닌 ‘친환경해운 1위 국가’, ‘기후대응 모범국가’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국적선사 보유선박을 단계적으로 친환경연료 추진선박으로 전환함으로써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앞으로 건조하는 선박은 친환경 메탄올·암모니아 등 탄소중립 연료를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추진선박으로 전환한다. 특히 유럽 지역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2030년까지 유럽·미국으로 운항하는 선박의 60% 등 총 118척을 우선 전환하고, 2050년까지 외항선박 867척 모두를 친환경선박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운항 중인 선박은 친환경연료선박으로 개조하거나, 고효율 발전기와 같은 에너지효율 향상 기자재를 탑재하도록 지원한다.

둘째, 해운선사의 친환경선박 전환에 대한 투자여건을 개선한다. 정부 보조금 지원을 확대하고 최대 4조5천억 원 규모의 공공기금을 조성해 후순위 대출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녹색금융을 통해 자금조달 금리에 혜택을 주고, 녹색채권 발행, 토큰 증권 발행방식 도입 등 민간의 선박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투자 여력이 부족한 중소선사를 위해 특별지원 방안도 준비하기로 했다. 최대 1조 원 규모의 펀드를 신설하고, 한국해양진흥공사를 통한 특별보증을 제공하는 한편, 공공선주 사업으로 건조한 친환경선박을 중소선사에 임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또한 화주에게도 녹색금융 혜택을 부여하는 등 친환경선박 도입을 위한 선사·화주의 협력을 유도한다.
 
해운선사의 친환경선박 투자 지원하는 한편
무탄소 원천기술 확보해 미래 친환경선박시장 주도할 것


셋째, 친환경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미래연료 인프라를 확충하기로 했다. 2,540억 원 규모의 ‘친환경선박 전 주기 혁신기술 개발’을 통해 저탄소·무탄소 선박 원천기술을 개발한다. 특히 현재 기술우위를 갖고 있는 LNG·하이브리드 등 저탄소선박 기술을 고도화하고, 암모니아 추진설비, 수소연료전지 등 무탄소 원천기술도 확보해 미래 친환경선박시장을 주도할 계획이다. 한편 친환경연료 전환에 대비해 항만에 연료 공급·저장 시설을 확충하고, 부유식 무탄소연료 인프라도 개발하기로 했다. 친환경연료 상용화를 위해 생산·저장 및 판매·공급 등 전 주기 단계에서의 법령 및 제도 정비에 관계부처가 긴밀히 협력할 방침이다.

넷째, 무탄소 녹색해운항로(green shipping corridor)를 구축하고 해운 탈탄소화를 위한 국제협력을 강화한다. 지난해 10월 유엔기후협약 제27차 당사국 총회에서 나경원 당시 기후환경대사와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가 함께 발표한 부산-미국 서부 간 녹색해운항로 구축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한국형 친환경해운산업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유럽·아시아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기후대응 모범국가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고자 국제협력 체계도 공고히 다지기로 했다. 지난 6월 14~15일 서울에서 개최한 한국해사주간에서 장관급 콘퍼런스를 통해 주요 해운국, 개도국과의 협력을 강화한 것을 시작으로 국제해운 탈탄소 가속화 논의를 이끌기 위해 다자간 그리고 양자 간 노력을 꾸준히 기울일 계획이다. 

국제해운 탈탄소화 추진전략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민간과 정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해양수산부는 해운·조선 업계, 학계, 전문 연구기관 등과의 협의체를 통해 주기적으로 이행현황을 점검하고 현안을 풀어나갈 계획이다. 이미 지난 5월 ‘미래연료포럼’을 구성해 바이오연료, 메탄올, 암모니아 등 친환경연료 상용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해양수산부를 비롯해 정부는 대한민국 해운산업이 탄소중립 시대 1등 해운국가로 도약하고, 해운·조선 산업의 동반 성장과 우리나라의 수출·경제 성장을 굳건하게 뒷받침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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