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다. 그간 우리 경제는 고물가·고금리·경기둔화 등 유례없는 대외발 복합경제위기 상황에 직면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위기 이면에는 민간활력 저하, 국가·가계 부채 급증 등 지난 수년간 누적된 구조적 문제가 작용하며 위기 대응을 어렵게 만들었다. 이에 정부는 지난 1년간 ‘민간·시장 중심 경제운용’과 ‘글로벌 복합위기 대응’을 위해 총력을 다해 왔다. 그 결과 우리 경제 전반에 걸쳐 커다란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우리 경제의 구조적 변화가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방만한 재정운용을 건전재정 기조로 전환했고, 부동산에 대한 징벌적 세제와 규제를 정상화해 시장이 연착륙하고 있다. 13년 만에 원전 수출도 재개했고 민간활력과 정상 세일즈 외교 등으로 외국인 투자 유치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어려웠던 경제여건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우선 지난해 6.3%까지 상승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6월 21개월 만에 2%대로 둔화한 가운데, 고용은 역대급 호조세를 이어가는 등 민생여건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한편 성장 개선 흐름은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성장률은 상반기 실적 부진으로 당초 전망보다 낮은 1.4%로 예상되지만 하반기에는 IT 부문 중심의 수출회복 등에 힘입어 성장세가 상반기 대비 2배 수준으로 반등할 전망이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 등 곳곳에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다. 미국·중국의 성장세 둔화, IT 경기회복 지연 가능성,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등으로 아직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마련했다. 이번 경제정책방향은 연간 정책방향의 큰 틀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면서 ‘경제활력 제고’, ‘민생경제 안정’, ‘경제 체질 개선’, ‘미래 대비 기반 확충’ 등 4가지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정책을 마련했다.
35조 원+α 규모 금융·외환 시장 안정 조치 탄력적으로 운영,
물가 안정세 안착시키고 맞춤형 일자리로 고용 안정 도모
우선, 하반기에는 물가 안정에 유의하면서 거시경제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책조합을 신축적으로 운영해 나갈 방침이다. 기금 등 여유재원을 활용해 재정을 차질 없이 집행하고, 정책금융 등에서 15조 원 이상 추가재원을 투입해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금융·외환 시장의 안정을 위해 35조 원+α 규모의 시장 안정 조치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가계부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자 한다.
특히 하반기 경기반등의 핵심인 수출·투자 활성화를 위해 총력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하반기에 무역금융을 역대 최대인 184조 원 규모로 공급하고, 350억 달러 해외수주 달성을 목표로 수출·수주 지원을 추진하며,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 유턴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해외로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국내 복귀를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한편 지역인프라 조기 확충, 기회발전특구 지정, 지역 산업단지 활성화 등 지역경제 활력 3종 세트도 추진한다. 재정·세제 등 인센티브 강화, 과감한 규제혁신 등으로 지역경제 중심의 경기반등을 위해 전방위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아울러 코리아세일페스타를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하고, 숙박쿠폰 지원, 외국인 관광 촉진 프로그램 운영 등 소비·관광 활성화 노력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둘째, 민생경제 안정에도 주력한다.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 최소화, 먹거리 할당관세 확대 등으로 물가 안정세를 확고히 안착시키고 에너지 요금 캐시백 확대,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 강화, 사교육비·통신비 경감, 서민금융 공급 1조 원 확대 등 필수생계비 부담도 경감한다. 임대차시장 안정 및 주거비 부담 완화도 지속 추진한다. 전세보증금 차액 반환목적 대출에 대해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1년간 한시 완화하고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한다. 주택구입·전세 자금 지원, 청약저축 및 주택담보대출 이자 소득공제 확대 등 국민 주거안정도 적극 도모한다.
이와 함께 일자리 확충과 약자복지 강화를 통해 튼튼한 민생안정 토대를 조성한다. 빈 일자리 해소 지원과 청년 일자리 지원 확대 등 맞춤형 일자리 정책으로 고용 안정을 도모하는 한편, 반지하 가구 침수방지시설 설치비 전액 지원 등 취약계층 지원도 강화한다. 청년층에 대한 주거·자산형성·일자리·교육 등 분야별 지원방안을 집중 추진하고,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새출발기금을 활용한 재기지원, 세제지원 등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노동·교육·연금 3대 구조개혁 본격 추진하고
이민정책 개편 등 경제활동인구 확충방안 마련
셋째, 경제 체질 개선 노력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우선 R&D 예산은 나눠먹기식 관행을 혁파해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하고 세계적 수준의 공동연구를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15대 국가첨단산업벨트 적기 조성을 위해 사업 타당성 확보 지역부터 올해 내 예비타당성조사 검토 신청을 추진하는 등 첨단산업 생태계를 업그레이드할 것이다.
또한 현장의 목소리를 토대로 노동·교육·연금 3대 구조개혁을 본격 추진한다. 노사법치 확립, 근로시간 개편 등 노동개혁 과제를 구체화하고, 인재양성 중심으로 교육혁신을 강화하는 한편,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도 조속히 수립한다. 아울러 서비스·공공·금융 등 3대 경제혁신을 가속화해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특히 영상콘텐츠·반려동물 산업 육성 등 서비스산업 발전을 위한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 이 외에 진입장벽 완화 등으로 과점시장 등의 경쟁을 활성화하고, 노사·기업·보조금 등 경제 전반에서 법에 근거한 공정한 시장경제 확립을 위한 노력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미래 대비 기반 확충 노력도 병행한다.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사회적·경제적 대응을 가속화해 나간다. 외국인력 쿼터를 확대하고 인구감소지역 대응 기본계획 수립, 이민정책 개편 등 경제활동인구 확충방안을 마련한다. 저출산에 대응해 혼인·출산 지원을 강화하고, 퇴직·주택연금 인센티브 확대, 실버타운 활성화 등 고령사회 대응 기반도 강화한다.
이와 함께 아랍에미리트(UAE) 등 정상외교 후속과제 추진, 공적개발원조(ODA) 대폭 확대 등 국제연대를 활용한 경제안보 대응과 에너지 사용 효율화, 원전 생태계 복원 및 탄소중립 이행 등을 통한 기후·에너지 위기 대응도 철저히 해나갈 계획이다.
지난 1년간 우리 경제는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이제는 그 긴 터널의 끝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다고 저절로 터널을 빠져나갈 수는 없다. 지금부터 어떻게 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우리 앞에는 여전히 대내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 최근의 긍정적 신호에 안주하지 않고, ‘위기를 넘어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내기 위해 총력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