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4일 발표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주요 정책에는 민생경제 안정 과제로 핵심 생계비 부담 경감을 위한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등의 내용이, 경제 체질 개선 과제로 과학기술 도약 지원을 위한 R&D 지원 방식 개편 및 인력양성 강화, 신성장 4.0 전략 프로젝트 추진 및 성과 확산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한 미래 대비 기반 확충 과제로는 탄소중립 이행 촉진을 위한 분야별 탄소중립 기술혁신전략 로드맵 확대 수립 등이 포함됐다.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해 국민 부담 완화,
R&D 지원방식 개편 통해 과학기술 도약 지원
우선,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정책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4대 과제 중 경제활력 제고와 경제 체질 개선 양쪽 과제에 모두 포함돼 있다. 이는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대전환으로 대변되는 디지털 심화 시대에 통신이 일상생활에 필수불가결한 보편적인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이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직후인 7월 6일에 과기정통부는 미래 통신시장의 지속적인 발전과 국민의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한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은 통신시장의 독과점 구조를 개선하고 요금·마케팅·품질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신규 사업자에 주파수 할당대가 부담 경감, 투자비용·설비구축 관련 진입장벽 완화 등으로 통신시장의 경쟁구조를 다변화하고, 요금제 선택권 확대, 최적요금제 고지 의무 도입, 단말기 추가지원금 한도 상향 등 이용자 편익 제고를 위한 통신요금 인하와 마케팅·품질 경쟁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국민 누구나 고품질 네트워크를 누릴 수 있도록 5G 전국망 조속 구축, 6G 시대 기술기반 조성, 농어촌 초고속인터넷망 조기 구축 등 인프라 투자를 활성화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둘째, R&D 지원방식 개편을 통해 과학기술 도약을 지원하고자 나눠먹기식 관행을 혁파하기 위한 R&D 절차·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31조 원 규모의 정부 R&D 예산을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한다. 아울러 우주·항공, 양자, 바이오, AI·로봇 등 미래 유망 분야에는 단기성과에 연연하지 않은 과감한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는 책임 PM에 권한과 독립성을 부여해 성공 가능성에 구애받지 않고 새로운 아이디어에 과감히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계도전형 R&D 시범과제를 오는 10월부터 착수할 계획이다.
또한 국내에만 국한된 우물 안 개구리식 R&D에서 벗어나도록 세계적 수준의 공동 연구를 대폭 확대하고, 그간의 정상외교 성과 등을 십분 활용해 미국, EU 등과의 R&D 협력을 적극 추진할 것이다. 일례로 내년부터 국내 연구기관과 미국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가 함께 바이오 난제를 해결하고 핵심인력을 양성하는 공동 연구에 착수할 수 있는 준비를 현재 진행하고 있다.
양자컴퓨터 등 신성장 4.0 전략 프로젝트 추진 가속화하고
탄소중립 선박 등에 탄소중립 기술혁신전략 로드맵 수립
셋째, 신성장 4.0 전략 프로젝트의 3대 분야 15대 프로젝트 중 과기정통부 소관인 양자컴퓨터,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스템반도체, 사이버보안, 차세대 원자로 관련 주요 과제를 신속히 추진할 예정이다. 양자컴퓨터의 경우 정부는 미국, 유럽 등 선도국과의 격차를 빠르게 만회하고자 관련 기술·인프라를 집약해 2026년까지 50큐비트급 한국형 양자컴퓨팅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20큐비트급 양자컴퓨터 시연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전 세계적인 챗GPT 돌풍을 계기로 누구나 쉽게 AI를 활용하는 AI 일상화가 촉발되고, 생성형 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빅테크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AI 리터러시 향상을 위한 교육 등을 지원해 AI 윤리·신뢰성을 제고하는 한편, 양질의 대규모 텍스트 데이터 추가·보강, 중소기업·대학 대상 대용량 컴퓨팅 자원 확대 등 AI 기술·산업 고도화도 지원할 것이다.
또한 디지털 심화 시대의 국가 핵심 인프라인 클라우드에 국산 AI반도체를 접목해 우리나라 시스템반도체의 경쟁력 도약을 지원하고, ICT시스템의 최적화·저전력화로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K클라우드 프로젝트를 본격 착수한다. 이를 위해 우선 국산 AI반도체를 시험·검증하기 위한 데이터센터를 올 하반기부터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공공팹을 이용해 학생들이 설계한 회로도를 실제 시제품으로 제작하고 성능을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마이 칩(My Chip) 서비스도 하반기부터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국내에서 최초로 지원되는 서비스로서 향후 실전경험을 갖춘 우수한 반도체 설계인력을 양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사이버 위협이 갈수록 고도화·지능화되고, 국민생활·국가경제에 밀접한 영역으로 위협이 확산되면서 국가적인 사이버안보 강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10월 사이버보안 기술을 국가안보 차원에서 반드시 확보해야 할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하고, 데이터·AI 보안, 디지털 취약점 분석·대응, 네트워크·클라우드 보안, 신산업·가상융합 보안 등 4대 세부 중점기술에 대한 R&D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존 보호·탐지 중심의 수세적 방어를 넘어 위협 행위자 식별 등 보다 능동적·적극적인 사이버위협 대응 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미국, EU 등 사이버보안 선도국과의 국제 공동 연구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전동화와 탄소중립 추세에 모두 대응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떠오르고 있는 원자력은 기존 발전뿐 아니라 해상 운송, 수소 생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30년대 시장 진입을 목표로, 가압경수로(PWR)식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뿐 아니라 용융염원자로(MSR) 등 안전과 성능 모두를 갖춘 다양한 차세대원자로를 민관협력을 통해 개발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넷째, 탄소중립 기술혁신전략 로드맵을 확대 수립한다. 최근 잦은 기후변화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탄소중립 분야의 기술 확보 전략성을 높이기 위해 과기정통부는 17개 세부 분야에 대해 임무 중심 기반의 전략로드맵 수립을 추진 중이다. 17개 분야 중 수소 공급,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 무탄소전력 공급, 친환경차,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등 7개 분야 로드맵이 이미 수립됐으며, 남은 10개 분야 중 탄소중립 선박, 제로에너지건물 등 4~5개 분야는 연말까지 로드맵 수립을 완료할 예정이다. 로드맵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2050년 넷제로를 고려해 단기(2030)·중장기(2050) 측면에서 탄소감축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을 구분하고 각 시점별로 적합한 기술 목표치를 부여한다.
올 하반기는 경기여건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나, 기후위기 등으로 인한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무역장벽 심화 등 불확실성 또한 상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럴 때일수록 과학기술·ICT 혁신의 적극적인 추진과 투자 확대를 통해 위기를 공세적으로 돌파할 필요가 있다. 과기정통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차질 없는 이행을 통해 경제위기 극복과 성장잠재력 확충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