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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기술개발을 넘어서 난제 해결, 비즈니스 창출 등 생태계 키우는 방향으로”
하정우 네이버 퓨처 AI 센터장 2024년 03월호
이번 기획으로 생성 AI와 친해질 기회가 생겼다. 인터뷰를 준비하며 대화형 AI에 ‘AI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의 연구자를 만나 기술의 방향과 기업의 역할, 생태계 경쟁력을 주제로 인터뷰할 거야. 어떤 질문을 하면 좋을까?’라 물었더니, 미처 생각지 못한 좋은 질문들을 보여준다. 반나절 동안 브레인스토밍해 뽑았을 질문을 AI는 불과 몇 초 만에 끝낸다. 녹취록을 맡겼더니 요약과 핵심 키워드도 제공해 준다. 인터뷰에서 하정우 네이버 퓨처 AI 센터장은 다가올 미래는 “AI가 세상을 바꾸는 게 아니라 AI와 함께 사는 세상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AI와 함께하는 미래는 어떨까? 


AI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왔나?
처음엔 사람의 지능을 모사하는 방향으로 개발됐다. 2010년대에 딥러닝 기술이 주목받으며 번역기, 안면·음성 인식처럼 특정 문제를 푸는 데 수준 높은 성능을 보여주기 시작해 비즈니스 영역이 열렸고, 이후 GPT-3를 필두로 생성 AI가 등장했다. 이 AI에 수조 개에 달하는 초거대 규모의 데이터와 학습·연산 스케일이 붙어 오늘날 수준으로까지 올라왔다.

초거대 생성 AI의 기술적 특징은 무엇인가?
예를 들면 예전엔 동네의 포장 가능한 특정 메뉴의 맛집을 검색하려면 네이버 예약, 지도 등 여러 앱에 들어가 일일이 검색하고 찾았지만 이젠 원하는 조건에 맞는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AI가 맛집 정보를 스스로 만들면 환각 현상이 생길 수 있는데, 그게 아니라 외부 앱이나 서비스를 끌어와 매개체 역할을 하며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대신 실행해 정보를 제공한다.

일자리가 AI로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AI는 일자리 전체를 대체한다기보다 부분을 대체해 일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다. 가령 보고서를 쓸 때 프레임워크를 짜고, 주제를 정하고, 자료를 검색·분석·요약해서 초안을 작성하고, 표·그래프를 넣고, 전체 내용을 검증하는 일련의 과정에는 AI로 자동화할 수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사람이 주로 하지만 AI 도움으로 처리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있을 것이다. AI를 어디에,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생산성과 능률이 달라진다.

AI를 잘 활용하려면 무엇이 중요할까?
어떤 AI로 어떤 프롬프트(명령어)를 입력해야 양질의 결과물이 나오는지 알려면 일단 많이 써봐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입력을 부실하게 해도 양질의 결과를 얻는 때가 올 테지만 지금은 AI를 정확하게 부릴 수 있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능력이 중요하다. 또 AI는 아직 정성적이고 복잡한 과정이 섞여 있는 문제를 한 번에 해결 못하기 때문에 문제를 쪼개서 정의, 변환, 가공하는 능력에 따라 AI를 활용한 결과물의 품질이 달라질 것이다.

센터장님이 AI에 처음으로 한 질문은?
2021년 2월 라인에 네이버의 첫 생성 AI인 하이퍼클로바를 봇으로 붙여 거대언어모델(LLM)을 설명해 보라고 물었다. 답도 충실하고 대화가 매끄러워 ‘참 물건이구나’ 싶었다. 하이퍼클로바 출시 전 이 대화를 캡처해 SNS에 올렸더니 반응이 뜨거웠다. 당시 GPT-3는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았고 그간 국내는 생성 AI에 회의적인 입장이었는데, 이 대화를 본 관련 업계들이 시장 가능성을 확신해 뛰어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네이버는 왜 AI에 뛰어들게 됐나.
GPT-3 출시 후 한 달 정도 써보고, 향후 검색을 포함한 테크 플랫폼의 핵심 기반이 생성 AI로 넘어갈 것으로 판단했다. 기술이 없으면 외산 기술에 종속돼 비즈니스 근간이 흔들릴 것이란 판단하에 초기투자 금액이 상당함에도 뛰어들게 됐다. 우리 서비스 대부분이 글쓰는 것과 연관돼 있어 생성 AI에 더 주목한 것도 있다.

네이버의 기술 경쟁력은 어느 정도인가?
기술 수준에선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 중국 기업 다음으로 네이버다. 대한민국 원톱이란 소리다(웃음). 중요한 건 AI가 기술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난제를 해결하거나 비즈니스를 창출해 생태계를 키우는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200여 개의 사용자 서비스와 여러 분야의 기업, 정부기관 등 1,500여 개의 다양한 파트너사를 갖고 있는데 우리 AI 기술을 적용해 비즈니스 서비스를 만든 경험이 많다. 미국의 오픈AI도 이 정도 경험은 없다. 또 네이버 플랫폼에 축적된 양질의 데이터 덕에 초거대 생성 AI 기반을 갖춘 것도 기술 경쟁력 확보에 한몫했다.

서비스를 보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도록 장벽을 낮추는 것도 기업의 역할일까.
그렇다. 학생의 경우 일상, 창업, AI 융합 등 여러 아이디어를 AI로 구현하는 교육을 제공해 다른 기관에 사용 경험을 공유하도록 했다. 스타트업에는 하이퍼클로바X 출시 전 먼저 써볼 수 있도록 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기술 지원을 했다. 또 대학교수에게 전공·교양 AI 과목에 쓸 수 있는 교재를 제공하거나 공무원 대상으로 정부에 특화된 AI 리터러시 교육도 진행한다. 앞으론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다양한 창구를 통해 국민의 리터러시를 높여야 한다. 그렇게 해야 사람 간, 지역 간, 국가 간의 AI 격차도 해결할 수 있다.

언급한 AI 격차 해소는 앞으로 더 중요할 것 같다.
지난해 영국에서 열린 ‘AI 안전성 정상회의’에서도 선진국에서 만든 기술을 개도국이 쉽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국가 간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에서도 개도국이 공공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나 앱을 공적개발원조(ODA) 형태로 지원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 이 이니셔티브를 통해 글로벌 리더십을 획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가 성장에도 도움을 주게 되고, 기업의 해외 진출 발판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1타 3피다(웃음).
 

안전성 우려에선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나?
AI의 지속가능성에 안전성은 필수 고려 대상이다. 네이버는 2021년에 AI 윤리 준칙을 만들었고 올 초엔 국내 최초로 AI 안전성 연구를 전담하는 퓨처 AI 센터를 만들었다. 기술과 안전성의 균형을 맞출 연구개발과 위험관리 가이드라인 구축은 물론 AI 반도체 기술개발에도 힘쓴다. 이 외에도 정책, 철학, 미디어, 법 등에서 AI의 방향을 수립하고, 국내외 움직임에 대응하거나 국제공조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한다.

AI 생태계의 일원으로 국내 생태계를 평가한다면.
투자, 혁신, 실행수준을 평가하는 글로벌 AI 지수에서 우리나라가 지난해 6위를 차지했다. 개발, 정책 부문은 뛰어나나 인재, 상용화가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무엇보다 우리의 문제는 기술을 만들면 산업으로 확장되기 위해 뚫어야 할 벽이 두껍다는 것이다. 산업이 가치사슬을 만들어 그것이 다시 인입되는 환류 구조를 통해 자가발전이 가능한 생태계로 발전해야 하는데, 가치사슬을 만드는 마지막 단계가 경직돼 있다.

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산업 측면에서 생성 AI의 강점을 녹여낼 영역을 찾아야 한다. 기술 리더십 확보도 필요하다. 글로벌 빅테크가 만든 생성 AI는 학습 데이터의 90%가 북미 자료라 편향돼 있다. 자국 문화를 잘 이해하는 AI를 만들고 싶으나 기술·인재가 부족한 아세안, 이슬람 문화권 등에 우리의 기술로 문화 다양성을 충족하는 생성 AI를 제공해 신뢰할 수 있는 글로벌 파트너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네이버는 어떤 AI를 만들 계획인가?
경제·사회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해 외산 기술에 종속되지 않도록 하면서 개도국에 필요한 기술을 지원하는 좋은 글로벌 파트너 역할을 하려고 한다. 기후위기, 인구감소 등 사회적 난제를 푸는 데도 기여해 국가의 성장엔진이 될 것이다. 꿈을 이루려면 무엇보다 네이버 스스로의 노력과 성장이 가장 중요하겠다.
 
신정아 『나라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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