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으로 건더뛰기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ENG
  • 경제배움
  • Economic

    Information

    and Education

    Center

특집
기후위기가 촉발하는 산업구조 변화에 공정한 일자리 전환 정책으로 대응을
전주용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 2024년 05월호

2015년 파리협정 이후 국제사회는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해 오고 있다. 140여 개 이상의 국가에서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영국, 프랑스, 덴마크 등의 경우 탄소중립을 법제화했다. 한국은 2021년 9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이 제정되면서 세계에서 14번째 탄소중립 법제화 국가가 됐다. 우리의 탄소중립추진은 2020년 10월 ‘2050 탄소중립’ 목표 선언을 계기로 시작됐다. 2050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등 일련의 탄소중립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한국판 뉴딜을 통해 탄소중립 실행을 위한 분야별·연도별 재정투자 계획을 제시했다. 

탄소중립 이행 위한 R&D와 기술혁신이
직종별·직무별 편차 야기


탄소중립이란 온실가스의 순배출량이 영(零)이 되는 상태로 정의되며, 탄소중립 실현은 경제사회 전반에서 탄소 배출의 감소를 요구한다.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르면 감축의 수단으로서 화력발전, 수송(내연기관차) 등 고탄소 업종을 중심으로 한 배출량 감축, 특히 석탄화력발전에서 화력발전 전면 중단을 통해 제로화한다. 재생연료로의 에너지 전환, 전기차·수소차 등 무공해차 보급 확대와 내연기관차 비중 축소,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 향상 등으로 산업의 생산방식이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된다. 또한 대중교통 이용 확대, 1회용품 사용 제한, 업사이클링·리사이클링 확산 등 규제가 사람들의 소비(수요), 생활방식에서의 변화를 촉구한다. 산업의 생산방식, 소비·생활수요의 변화를 통해 저탄소 산업구조로 전환하고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것이다.

이를 이행하기 위해 R&D, 기술혁신을 촉진하는 정책 수단이 수반된다. 정책 추진을 위한 정부의 재정지출은 경기부양을 통한 신규 일자리 창출, 경제성장의 원천 역할을 한다. 해당 산업에서 직접적으로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게 되고 기술혁신과 경쟁력 향상을 통해 여타 직간접 연관 산업의 생산과 수요 증대로 파급될 수 있다. 미국의 「인프라투자법(IIJA)」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일본의 ‘그린성장전략’,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글로벌 기업의 RE100 선언 등을 탄소중립 달성과 함께 자국 산업의 보호, 미래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다.

R&D, 기술혁신 등 정책 수단이 일자리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기술의 발전은 대체로 공정혁신으로 자본재에 체화되며 자본재 구매 비용 하락이나 성능의 개선으로 구현된다. 생산비용의 절감을 추구하는 기업은 노동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자본재를 더 투입하게 되고 고용은 이전보다 감소하게 된다. 흔히 자동화 도입과 노동의 대체로 나타난다. 향상된 자본재는 특정 숙련을 보유한 노동과 결합해 생산활동에 투입될 수 있다. 새로운 자본재 투입의 증가는 이와 보완적인 숙련도를 지닌 노동의 수요 증가로 나타나고, 고용의 증가로 이어진다. 이러한 보완효과는 수요와 생산이 증가하면서 대체효과를 상쇄하고 전체적인 고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제품혁신의 경우 수요와 생산, 고용의 증가로 나타난다. 연관 산업이 지리적으로 집적·연계된 산업클러스터의 경우 저탄소화 정책은 해당 산업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경제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자동차(내연기관차) 제조업, 석탄화력발전 등이 대표적이다. 기후위기와 그에 대응한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은 전환 전략에 따라 적극적인 재정투자와 제도개선을 수반한다. 탄소집약적인 산업은 정체 또는 축소될 것이고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영역은 빠른 성장을 보일 것이다. 생산의 파생 수요로서 고용, 일자리의 변화도 수반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신산업·신기술 분야 일자리는 늘어나고 고탄소·노동집약적인 산업에서는 감소할 것이다. 따라서 산업과 직종·직무에 따라 노동시장의 양극화가 예상되고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기후위기가 촉발하는 전환은 인구구조의 변화, 시장 트렌드의 변화와 달리 정부 정책으로 이뤄지는 변화라는 특성을 가진다. 전환에 따른 충격을 받는 기업과 노동자를 위한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소위 공정한 전환을 위한 일자리 정책이 필요하다.
 

대체산업 및 신산업 육성해 새 일자리 만들고
새로운 숙련에 대한 교육훈련 필요


첫째, 전환 근로자의 재취업을 위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일자리가 산업의 유치를 통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대체산업, 신산업 등의 육성은 지역특화산업, 지역전략산업 등 정책과 연계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 지역과 산업이 일치하는 경우가 많고 지역의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등 지역 균형발전에 시너지가 된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의 자동차산업이 대표적이며, 석탄화력발전소의 폐지가 예정된 충남 당진, 태안, 보령 등의 지역은 대체산업 선정·육성을고려할 수 있다.

둘째, 새로운 일자리가 요구하는 숙련을 충족하기 위해 교육훈련을 제공해야 한다. 일자리 전환에 대응한 교육훈련은 매우 중요한 노동시장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저탄소화 정책에 따른 산업 전환 경로는 명확하게 예정돼 있기 때문에 일자리 전환 대상을 특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30 NDC, 전력수급기본계획 등 탄소중립 실행 계획에 따라 2025년부터 2036년까지 충남 지역의 석탄화력발전소의 단계적 폐지가 진행될 예정이다. 사전 접촉을 통해 직무 전환 지원, 전직·재취업 지원 등 교육훈련 수요를 파악하고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다. 새로운 숙련에 대한 체계적 조사·분석과 이에 기초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구성해야 한다. 

셋째, 교육훈련 이후 이직·전직 등 취업알선 고용서비스와의 연계 지원이 필요하다. 일자리 전환에 대응하는 훈련 정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훈련 이후 근로자의 안정적인 일자리 이동을 지원하는 것이다. 경력설계, 취업상담, 일자리 정보제공 등을 지원해야 한다. 더불어 신산업·신기술 분야로의 이직·전직뿐만 아니라 재직자의 창업에 대한 수요도 반영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중장년 또는 퇴직을 앞둔 재직자의 경우 신산업·신기술 분야의 고숙련 습득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고, 훈련 참여에 실익이 없을 수도 있다.

넷째, 일자리 전환 기금 조성을 통해 재직자의 훈련 참여에 따른 임금 손실을 연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육훈련 참여와 이후 취업알선 연계 등 완전한 일자리 전환에는 장기간이 소요된다. 이러한 일자리 전환에 대응하는 훈련에 참여하는 것을 제약하는 요인은 교육 시간 확보와 훈련 비용 부족 등이다. 이는 장시간에 걸친 전환 훈련이 필요함에도 1개월 미만의 단기간 훈련을 선호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다섯째, 이러한 모든 지원은 전환을 둘러싼 이해관계자 간 사회적 대화와 협력에 기초해야 한다.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책임이 동반되는 거버넌스 구축과 갈등 최소화를 위한 전환 전략·계획 수립 등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대체산업 선정에서 효율성과 공정성이 대립할 수 있고 임금(소득) 보전의 범위와 규모에서 의견을 달리할 수도 있다. 또 전환이 예상되지만 사회적 편견과 인식·공감대 부족으로 훈련 참여가 미온적일 수 있다.
보기 과월호 보기
나라경제 인기 콘텐츠 많이 본 자료
확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