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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데이터 주권화에 맞서는 국내 플랫폼 기업의 세 가지 전략
정상희 SAP Korea 상무 2024년 07월호
AI 시대를 맞아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 수집을 통해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는 AI 플랫폼 성장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AI 기반 플랫폼 기업이 성장하기 위한 필수 조건은 양질의 데이터를 대량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각국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수집하고 있는 방대한 데이터의 통제권을 플랫폼 기업이 아닌 서비스를 제공받는 국가(데이터가 발생한 국가)와 기업이 갖고 있어야 한다는 데이터 주권을 내세우고 있다. 엄격한 데이터 현지화 규제와 데이터 보안 요구사항에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 미국, 중국, 한국에서 발생한 데이터 주권 이슈는 다음과 같다. 

AI 기반 플랫폼 기업의 성장에 필수적인 조건은
양질의 대규모 데이터 확보

일본 사례는 ‘라인야후 사태’다. 일본 1위 메신저인 라인(LINE)을 제공하는 네이버는, 라인야후가 일본 국민의 개인정보 유출에 취약하다는 이유로 네이버가 보유한 라인야후 지주사 A홀딩스의 지분 50%를 일본 기업에 매각하라는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를 받고 있다. 2018년에도 중국의 라인 디지털 테크놀로지(상하이) 유한회사 직원들이 최소 32번에 걸쳐 일본 서버에 접속한 이력이 일본 언론을 통해서 밝혀졌고, 이와 관련해 고객에 대한 고지 의무 불성실 이행을 이유로 일본 당국의 행정지도를 받았다. 라인야후는 대표적인 한국 플랫폼의 해외진출 성공 사례지만 데이터 주권주의에 의해서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 네이버와 자본 관계를 재검토하라는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를 받은 이후인 지난 6월 라인야후는 네이버가 만든 간편결제서비스인 라인페이를 내년 4월 30일까지 순차 종료하고 소프트뱅크의 간편결제서비스 페이페이로 잔액을 이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일본 당국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개인정보 보호 이슈 제기 등으로 보유지분 매각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사례로는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중국 바이트댄스의 틱톡 퇴출 법안이 있다. 이는 중국 정부와 연계된 틱톡을 통해 미국 국민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있어 추진하게 됐다. 실제로 틱톡은 사용자 프로필 정보, 구매 정보 등 다양한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이를 AI 기반의 맞춤형 서비스 추천 등의 목적으로 사용하고 사용자 동의하에 제3자와 공유하고 있다. ‘틱톡 사태’는 데이터 주권 문제가 국가 간 갈등으로 이어진 대표 사례다.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국가 안보 이슈로 확장되면서 해외 플랫폼 기업의 규제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국가안보와 사회 안정을 위해 강력한 인터넷 검열 및 규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자국 내 데이터 유출을 막고, 국가 안보와 사회 통제를 목적으로 메타(옛 페이스북), X(옛 트위터), 유튜브, 구글 등 미국 주요 IT 기업의 서비스를 차단했으며, 최근 중국 내 앱스토어에 미국의 소셜미디어 메타, 왓츠앱, 스레드 삭제 명령을 내렸다.

한편 한국의 경우는 중국의 대표적인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이 초저가 마케팅을 펼쳐 관련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그러나 이 중국 기업들이 준수하는 중국 개인정보보호법이 어느 수준인지 알려져 있지 않다. 중국 내에서 데이터가 적절하게 보호되고 있는지가 불투명한 이들 플랫폼을 통해 한국 이용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도 자국민의 데이터 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태다.

이와 같이 플랫폼 및 AI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국에서는 데이터 주권화를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는 라인(일본 1위 메신저), 네이버웹툰(글로벌 1위 스토리테크 플랫폼), 제페토(아시아 1위 메타버스 플랫폼), 포시마크(북미 1위 C2C 패션 플랫폼) 등 해외 점유율 1위인 플랫폼서비스를 많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라인야후의 네이버 지분을 일본 업체에 전량 넘겨줄 위기에 처해 있다. 플랫폼 경쟁에서는 AI를 활용해 이미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 돼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와 같이 사업을 힘들게 일궜음에도 데이터 주권의 논리로 압박을 받으며 언제든지 사업을 중단하거나 지분을 포기해야 하는 등의 리스크가 부상하고 있다. 이 위기를 타개할 우리나라 플랫폼 기업들의 전략 및 선결 조건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영업기밀에 가까운 고부가가치산업의 전문데이터,
AI 데이터동맹 등 파트너십을 통해 획득

첫째, 글로벌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플랫폼 기업들이 데이터 활용 및 보호에서 사용자와 해당 국가의 신뢰를 획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라인야후 사태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외진출 기업들은 현지 법규 준수, 국제 기준 적용, 투명성 강화, 체계적인 데이터 관리 그리고 데이터 보안 인증 획득 등 여러 방안을 통해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신뢰를 높여야 한다. 또한 데이터 보안 체계를 마련해 승인되지 않은 접근으로부터 데이터를 보호하고 데이터의 기밀성, 무결성, 가용성을 유지하는 보호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 안전한 데이터 관리와 보호는 글로벌시장에서 우리나라 플랫폼 기업들이 신뢰를 얻고 성공하기 위해 제일 중요한 조건이다.

둘째, 플랫폼 및 AI 데이터동맹을 통해 양질의 대규모 데이터를 획득하고 데이터 주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가치가 높은 산업 분야의 전문데이터는 영업기밀에 가까운 비공개 정보이기 때문에 AI 동맹과 같은 파트너십을 통해서만 획득 가능하다. 예를 들면 네이버클라우드는 삼성카드, 롯데멤버스, CJ올리브네트웍스, NICE평가정보 등과 데이터동맹을 맺고 있다. AI와 플랫폼 분야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데 가장 중요한 양질의 대규모 데이터 및 데이터 주권의 확보를 위해서는 국내외 플랫폼 기업과의 AI 데이터동맹이 필수다. 

마지막으로, 미국·중국과 달리 대외 무역의존도가 아주 높은 우리나라는 자국민의 개인정보를 잘 보호하면서 해외 사용자들의 데이터도 잘 관리해 대상 국가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국가적인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미국과 중국은 데이터 주권화를 통해 거대한 자국 내수시장을 보호하는 한편 기술 패권, 안보 패권이라는 AI 시대 핵심 경쟁력을 확보해 주변 시장으로의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는 처음부터 데이터 인바운드(자국 기업의 해외국민 정보 이용)와 아웃바운드(해외 기업의 자국민 정보 이용)를 고려한 한국형 데이터 주권 제도 마련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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