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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국내 AI 스타트업 지원·육성해 데이터 주권 확보 및 소버린 클라우드·AI 완성”
김동훈 NHN 클라우드 대표 2024년 07월호
글로벌 AI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AI 주권 확보를 위한 노력으로 지난해 광주광역시에 ‘국가 AI 데이터센터’를 설립했다. 이곳의 구축·운영 사업자인 NHN 클라우드는 올해 출범 2주년을 맞아 ‘AI 주권 확보 및 생태계 육성’이라는 국가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역할을 더욱 충실히 이행하고자 ‘NHN 클라우드 2.0’ 전략을 발표했다. NHN 클라우드 김동훈 대표에게 데이터 주권 확보를 위한 글로벌 AI 경쟁 상황과 데이터센터의 전략을 들어봤다.

세계 각국이 데이터 주권 확보에 힘쓰고 있다.
각국은 AI 패권 경쟁의 핵심이 ‘데이터’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 만약 글로벌 빅테크가 방대한 데이터 학습을 통해 한국의 언어·문화 등을 익힌 AI 모델을 만들어 시장을 독점하면 우리는 비싸도 그 모델을 ‘울며 겨자 먹기’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 향후 AI 기술이 일자리, 교육, 문화 등에 전방위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므로 국가가 AI 주도권을 통제할 수 없다면 경제 및 안보에도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줄 수 있다.

AI 시대에 클라우드 시스템은 왜 중요한가?
최근 모든 산업이 AI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 오픈AI는 챗GPT-4 개발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애저(Azure)클라우드가 공급하는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 A100을 약 2,500대 사용했다. 챗GPT는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통해 유료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런 대규모 추론 및 학습을 동시에 처리하려면 클라우드서비스를 지원하는 인프라가 필수다. AI 시대의 클라우드는 산업화 시대의 ‘발전소’와 같은 역할을 한다. 발전소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국가기반시설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같은 논리로 국가에서 클라우드 인프라를 보호해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AI 주권을 지켜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등장한 개념이 ‘소버린(sovereign) 클라우드’다. 


소버린 클라우드란 무엇인가. 
클라우드 환경에서 자국의 데이터를 지정된 권역 내에 보관하거나 제3국 기업으로의 데이터 전송 자체를 제한하는 개념이다. 과거 IT 자산은 국경이라는 물리적 제약이 있는 데이터센터에 위치했고, 법률 적용에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클라우드가 보편화되며 국가 간 데이터 이동이 자유로워짐에 따라 데이터를 수집한 현지 국가의 법 적용, 즉 데이터 주권 확보에 어려움이 생겼다. 소버린 클라우드는 데이터 저장 권역을 제한함으로써 국내 법을 따르게 할 수 있다. 가령 EU에서는 ‘범유럽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행동 강령(CISPE)’과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을 준수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각 산업군에 따라 다른 법률을 적용하고 있는데, 공공에서는 「개인정보 보호법」 및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 금융 분야는 ‘전자금융 감독규정’ 등으로 클라우드서비스제공자(CSP)의 데이터 국외 반출을 제한하고 있다. 

‘소버린 AI’ 개념도 잇따라 부상하고 있다.
소버린 AI는 소버린 클라우드에서 한발 더 나아간 개념으로, 클라우드 및 학습용 데이터, AI 모델, AI 반도체 등을 포괄해 국가가 AI 기술을 전략적으로 개발·배포하는 것을 말한다. 이미 세계 각국은 소버린 AI 전략의 실행을 감독하고 지원하는 기구를 만들도록 법률을 정비하고 있다. 우리도 지난 4월 ‘AI전략최고위협의회’가 출범했으며, 인프라 확충, AI 반도체 개발, 인재 양성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가고 있다. 

소버린 AI의 실제 사례를 든다면?
프랑스 정부의 제도적·경제적 지원을 받아 성장한 미스트랄 AI가 소버린 AI의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미스트랄 AI는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을 바탕으로 최근 삼성·엔비디아 등으로부터 약 9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아 약 8조6천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소버린 AI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AI 기술 기업들이 생겨나고,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하지만 국내 AI 전문기업 중 유니콘(1조 원 가치) 이상으로 평가받는 기업은 리벨리온 정도다. 미스트랄 AI와 같이 유니콘으로 평가받는 국내 AI 전문기업이 많이 탄생할 수 있도록 AI 생태계를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 그것이 지난해 설립된 국가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역할 중 하나다.

국가 AI 데이터센터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일례로 초기 단계의 AI 스타트업은 GPU 사용료가 높아 부담이 크다. 국가 AI 데이터센터를 활용하면 현재는 무상으로, 향후에는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 대비 저렴한 비용으로 최고 성능의 GPU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AI 얼라이언스(AI 협력 체계)를 통해 수요처 확보를 위한 공동 영업·마케팅을 지원하고, 비즈니스 모델 자문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네이버클라우드(하이퍼클로바X), 솔트룩스(루시아), 업스테이지(솔라) 등과 협력 중이다. 또한 사피온코리아, 리벨리온 등 국내 AI 반도체 기업이 생산한 AI 가속기의 검증 및 실증을 위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국산 AI 가속기가 NHN 클라우드상에서 상용화될 수 있도록 해당 기업들과의 협력도 지속하고 있다. 그런 협력의 결실 중 하나로 국산 AI 가속기를 기반으로 한 ‘광주광역시 CCTV 관제센터 모니터링 시스템’이 곧 실증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광주 사례를 시작으로 NHN 클라우드와 AI 반도체 기업이 국내 AI 생태계를 구축해 가는 모습을 지켜봐 주길 바란다.

국가 AI 데이터센터는 세계적 성능을 자랑한다고.
현존 최고 사양의 상용 GPU인 엔비디아 H100을 아시아 최초로 대규모 도입했고 국산 AI 반도체를 포함해 ‘멀티 AI GPU 팜’을 구축했다. 이는 업무용 노트북 약 50만 대 규모의 연산 처리를 1초 만에 수행할 수준의 컴퓨팅 연산 능력인 88.5페타플롭스(PF), 그리고 1테라바이트(TB) 하드디스크 10만7천 개에 해당하는 저장 용량인 107페타바이트(PB) 규모다. 국내에서 처음 설립된 AI 전용 데이터센터이자 최적화된 글로벌 스케일 인프라에서 고효율로 운영되고 있는 데이터센터이기에 굉장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 현황도 궁금하다.
데이터센터는 AI 시대에 데이터 주권 확보를 위한 핵심 인프라다. AI 학습과 추론을 위한 가속기는 막대한 전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 데이터센터를 활용하기 어렵고 AI에 특화된 새로운 데이터센터 구축이 필수다. 기존 인터넷 기반의 데이터센터 랙(rack)당 평균 전력 밀도는 4~6kW인 반면 AI 데이터센터의 경우 15kW 이상 필요하다. MS는 미국 위스콘신에 33억 달러(4조5천억 원)를 투자해 AI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AI 전용 데이터센터에 6년간 1천억 달러(140조 원)를 투자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하기도 했다. 아마존 역시 향후 15년간 데이터센터에 약 1,500억 달러(208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NHN 클라우드의 향후 계획은?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AI 인프라를 바탕으로 AI 생태계 강화에 힘쓸 계획이다. 더불어 AI 기술이 글로벌 빅테크에 종속되지 않도록 국내 AI 스타트업을 지원·육성하고 소버린 클라우드·AI를 완성해 우리나라의 데이터 주권 확보에 기여하겠다. 또한 공공 부문 대민서비스의 혁신을 지원해 이용자가 편리함과 기술 발전의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정부 정책에 발맞춰 나갈 계획이다. 
오성록 『나라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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