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이에 따른 자연재해 발생 빈도 및 강도의 확대는 농산물 장단기 수급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는 농산물 수급안정 정책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함을 의미한다. 농촌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고령화 등에 따른 농촌지역 소멸 이슈도 심화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 역시 시급하다.
한편 농식품 분야 전반에도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가장 오래된 산업인 농업이 첨단기술과 융복합을 통해 획기적으로 바뀌고 있다. 원예나 축산 등의 분야에서 단순 자동화 단계를 넘어 ICT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농업으로 전환되고 있다. 가공·유통·관광 등 다른 산업과 농업이 융복합되면서 청년층의 취창업이 증가하고 있으며, 농촌이 농업인들만을 위한 공간을 넘어 도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기회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빅데이터 활용할 수 있는 표준모델 구축하는 한편
농업의 범위 전후방산업까지 확대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이러한 여건 아래 올해 하반기에 농업인과 국민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합하면서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정책에 집중하고자 한다. 농업·농촌이 국민 모두에게 열린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디지털·세대·공간의 3대 전환을 토대로 적극적이고 공세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첫째, 디지털 전환 및 기술혁신을 통해 농업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육성한다. 우리나라 스마트농업 기술은 1단계인 하드웨어 중심의 기계화·자동화 수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2단계인 빅데이터와 AI 기술 등을 활용한 지능화 단계(소프트웨어)에 진입하고 있다. 일부 축산 농가를 중심으로 로봇 기술을 활용한 무인자율화 단계까지 도달한 경우도 있다. 농식품부는 이러한 움직임을 가속하기 위해 원예나 축산 분야의 재배 등과 관련한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표준모델을 구축하며, 이미 효과가 증명된 우수 솔루션을 농가에 보급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 자동화 온실, 스마트팜을 넘어 수직농장 형태의 새로운 농업기술에 관심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수직농장의 성장을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지원을 강화한다. 일정 지역 내에서는 농지에도 수직농장 설치가 가능하도록 「농지법」 시행령을 올해 말까지 개정하고, 산업단지에도 입주가 가능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아울러 연말까지 스마트농업 솔루션 확산, 드론·로봇과 같은 첨단기술 활용방안 등 산업 고도화 전략을 포함한 ‘스마트농업 육성 기본계획’을 수립할 것이다.
둘째, 농업의 범위를 단순 생산에서 전후방산업까지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청년층의 농업·농촌 유입을 적극 지원한다. 이미 농업은 단순 생산 위주의 1차 산업을 넘어 가공·유통·관광 등 2·3차 산업과 융복합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가속하면서 첨단 기자재, 스마트농업, 마케팅 등을 아우르는 농산업으로 범위를 확대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농업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그동안 농업의 개념확장 필요성에 대응해 전후방산업까지 정책 대상으로 포괄하기 위한 검토를 추진해 왔으며, 농산업의 정의를 법제화하고 농업법인 등 관련 제도를 개선하는 준비도 하고 있다. 특히 하반기에는 이러한 내용을 포함해 「농업ㆍ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청년층이 농업뿐 아니라 농업과 관련된 전후방산업 분야에서 쉽게 창업할 수 있도록 청년층의 수요를 반영한 농지·시설·자금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전국에 있는 스마트팜 혁신밸리 4개소를 중심으로 청년농의 창업기반을 마련하고, 최대 3년간 이용할 수 있는 임대형 스마트팜을 활용해 예비창업 단계를 거쳐 본격적인 취창업으로 연결될 수 있게 지원을 확대한다. 식품가공·관광·외식 등 농업 관련 전후방산업(Agribiz+) 분야로도 청년들이 유입될 수 있도록 원스톱서비스를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농촌 지역 7가지 특화지구로 구분해
계획성 있게 개발하고 필요한 정책 집중 지원
셋째, 농촌을 재구조화해 살고 일하고 쉬는 공간으로 전환한다. 농촌에는 다양한 물적·인적 자원이 있으나 저개발·난개발 등으로 인해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농촌의 자원을 활용해 외부의 다양한 자원을 유입하고 일자리 창출과 활력 제고의 선순환이 이뤄지도록 정책의 틀을 전환하고자 지난 3월 ‘농촌 소멸대응 추진방안’을 마련하고 「농촌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지원에 관한 법률」을 시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자체별로 경제·주거·서비스 혁신을 위한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새로운 농촌정책 플랫폼인 농촌공간계획을 토대로 해당 지자체의 농촌 공간을 중장기계획에 따라 재구축하는 작업을 시작할 것이다. 예를 들어 농촌지역을 특색에 맞게 7가지 특화지구(마을보호·산업·축산·융복합·재생에너지·경관·농업유산)로 구분해 계획성 있게 개발하고, 필요한 정책적 지원을 집중한다. 특히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와의 협력을 통해 공간이 갖고 있는 입지규제를 상황에 맞게 해소해 갈 예정이다. 아울러 농식품부와 지자체가 농촌협약을 체결해 정책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이에 따라 농촌재생 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체계가 본격 가동된다.
넷째, 과학적 수급 예측에 기반한 자율적·선제적 농축산물 수급관리 체계를 강화한다. 그동안 품목별 관측정보 등을 활용해 수급정책에 활용해 왔지만, 예상치 못한 기상이변 등의 요인에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산지 폐기 등 사후 조치에 의존하다 보니 효과성에도 문제가 제기돼 왔다.
생산자단체, 지자체 등 현장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품목별 주산지 중심의 실효성 있는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적정 재배면적 사전관리 체계도 더욱 확대·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연말까지 자조금 단체의 역할과 기능을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자조금법을 개정하고, 주식인 쌀의 경우 모내기 전 적정 생산 유도, 생육 중 사전수급 조절, 수확 후 보완대책 등 3중의 수급안정 체계를 구축해 올가을 수확기에 적정수급 및 가격안정을 달성할 수 있도록 관리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개장한 온라인 도매시장을 중심으로 유통경로를 다양화하고 하반기 중 정부 비축농산물 및 가공식품까지 취급품목을 확대하는 등 유통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도 기울일 것이다.
농식품부는 이 밖에도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개 식용 종식을 위한 기본계획을 하반기에 수립하고, 농가 소득·경영 안정의 근간이 되는 공익직불제의 중장기적인 발전방안을 담은 ‘공익직불제 기본계획’을 연말까지 수립하는 한편,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을 위한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법률(안)’을 마련하는 등 농업·농촌의 발전과 국민의 행복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