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도 정부 예산안이 677조4천억 원으로 확정됐다. 이번 예산안은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민생과 경제사회 문제 해결을 지원하기 위해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을 기반으로 편성됐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의 예산과 정부 전체 연구개발(R&D) 예산은 큰 폭으로 증액됐다.
전체 예산 19조 원 중 기초연구에
올해보다 10.4% 증가한 2조3천억 원 편성
2025년도 과기정통부의 예산은 올해 17조9천억 원(우주항공청으로 이관된 예산 제외)에서 5.9% 증가한 19조 원으로 편성됐다. 그중 특히 R&D 예산은 올해 8조4천억 원에서 16.1% 증가한 9조7천억 원으로 증액됐다. 이는 2023년 예산 9조1천억 원보다도 약 6천억 원 증가한 수치다.
이번 과기정통부의 예산은 단순히 과거로의 복귀를 위한 예산 복원이 아니라 국가 R&D 시스템을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과기정통부는 R&D 분야에서 비효율을 제거하고 낡은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기술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R&D 예비타당성제도 폐지를 추진하고 혁신·도전형 R&D 지원체계를 도입하는 한편, 글로벌 R&D의 제도개선을 진행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내년도 예산은 선도형 R&D가 실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집행할 계획이다. 구체적 계획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선도형 R&D 투자를 확대한다. 과기정통부 R&D 예산의 44%에 달하고 지난해보다 6,800억 원 증가한
4조3,200억 원을 선도형 R&D에 편성했다. 이는 지난 60년간의 추격형 R&D에서 벗어나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다. 먼저 AI 반도체, 첨단바이오, 양자 등 3대 게임체인저 기술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 AI 반도체 분야에서는 차세대 AI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첨단바이오 분야에서는 바이오파운드리 구축과 신약개발 등 혁신적인 연구를 지원할 계획이다. 양자 분야에서는 양자컴퓨터·통신·센서의 핵심기술을 확보해 기술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고 글로벌 협력 기반의 양자 관련 선도기술 확보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또 혁신·도전형 연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 실패가능성이 높으나 성공할 경우 혁신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연구를 대상으로 지금껏 시도해 보지 않은 과감한 방식의 R&D 지원을 실시한다. 원자력, 수소, 차세대 통신과 같은 첨단전략기술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핵융합이나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에너지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 지원도 지속한다.
둘째, AI와 디지털 혁신에 대한 투자를 강화한다. AI와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지난해보다 400억 원 늘어난 약 8,800억 원을 편성했다. AI를 제조, 금융, 물류 등 산업 전반과 일상생활로 확산하고, 정부 공공서비스에 AI를 융합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 5월에 개최된 AI 서울 정상회의 후속조치로 AI 안전연구소 설립 등 글로벌 질서를 주도하기 위한 예산도 확대한다. 또한 전국에 디지털 배움터를 상설 운영하는 등 전 국민이 AI와 디지털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 아울러 더욱 은밀해지고 교묘해지는 사이버 위협에 대응한 정보보호 대응체계 확립을 위한 투자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셋째, 핵심인재 양성 및 기초연구를 확대한다. 해당 부문 예산을 올해 3조2,100억 원에서 내년 3조5,700억 원으로 늘렸다. AI와 디지털 교육을 강화하고 이공계 대학원생 연구생활장려금(stipend)을 신설해 젊은 인재들이 안정적으로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기초연구에는 올해 대비 10.4% 증가한 2조3천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세계적으로 태동하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지원하는 ‘개척연구’와 우수성과자의 후속연구를 지원하는 ‘도약연구’를 신설하고, 수월성 높은 다양한 연구를 지원하는 ‘창의연구’도 올해 140개 과제에서 내년에는 80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가적·사회적 수요에 기반해 정책적으로 필요한 분야를 정부가 지정하고 해당 분야 안에서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제안·공모하는 미들업(middle-up) 방식의 ‘국가어젠다 기초연구’도 신설해 기초연구를 촘촘히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넷째, 전략적 국제협력을 강화한다. 세계 기술패권 경쟁에 대응하고 국제사회에서의 과학기술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1조2,500억 원을 투자한다. 주요 기술 분야별 국제 공동연구사업을 신설하고, 지난 3월 우리나라가 준회원국으로 가입 협상을 타결한 세계 최대 규모 다자간 연구혁신 프로그램 ‘호라이즌 유럽’에 참여하기 위한 연구지원을 예산에 반영했다. 또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아시아·태평양 국가의 과학자와 교류하는 사업을 시범 추진하고 우리나라 연구개발특구와 미국 국립과학재단(NSF)과의 연계를 통해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도 편성했다.
국민안전 위한 과학기술 등 4대 분야에 집중 투자
한편 2025년도 정부 R&D 예산안은 올해 대비 11.8% 증가한 29조7천억 원으로 편성됐다. 정부 R&D 예산은 R&D 투자시스템 개혁을 바탕으로 최초·최고에 도전하는 전략적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고, 3대 게임체인저, 선도형 연구생태계 구축, 초격차 첨단기술, 국민안전 등 4대 R&D 분야에 중점 투자할 계획이다.
먼저 3대 게임체인저, 혁신·도전형 연구 등 국가 혁신을 견인하기 위한 예산으로 올해 3조4천억 원 대비 32.4% 증액된 4조5천억 원을 배정했고 기초연구, 인재양성, 글로벌 R&D 생태계 구축 등을 위해 올해 5조2천억 원 대비 17.3% 증액된 6조1천억 원을 편성했다.
또한 초격차 첨단기술 등 역동경제 기반을 지원하고 기업의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6조2천억 원 대비 14.5% 증액된 7조1천억 원을 투입한다. 아울러 국민안전을 위한 과학기술로서 민·군 기술협력 등 국방 첨단전력화 및 재난·안전 R&D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올해 4조8천억 원 대비 8.3% 증액된 5조2천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2025년도 과기정통부의 예산안은 선도형 R&D로의 전환과 AI 일상화를 통한 디지털 혁신으로 대한민국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도약을 준비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예산안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혁신적 미래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진행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