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출발기금은 저소득 연체 차주 원금감면율을 최대 90%까지 상향하고, 분할상환 기간은 최대 20년까지 연장하며, 지원대상도 2020년 4월에서 2025년 6월 사업 영위 차주까지로 확대해 보다 실효성 있게 개선
성장 가능성이 있는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AI·디지털 기술을 총동원해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시스템 구축하고, 곳곳에 흩어져 있는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개인사업자 마이데이터도 도입 예정
소상공인은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경제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경제를 움직이는 우리 경제의 모세혈관과 같은 존재다. 특히 우리나라는 자영업자 비중이 2023년 기준 23.2%로 미국(6.1%), 일본(9.5%) 등 OECD 주요국에 비해 매우 높다. 소상공인이 일시에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는다면 개별 점포의 어려움을 넘어 우리나라 경제 전반의 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그러나 소상공인은 현재 고금리·고물가, 경기침체, 디지털 전환 등 복합적인 위기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거리 곳곳에는 ‘임대문의’ 현수막이 늘어나고, 상권의 불빛은 희미해지고 있다. 대출 규모도 빠르게 늘어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9년 686조2천억 원이던 자영업자 대출은 2025년 3월 1,067조6천억 원까지 늘어났고, 연체율도 0.79%에서 1.88%까지 치솟았다. 소상공인 지원을 논의할 때 금융지원 방안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긴급 금융지원, 채무조정에도 자력 재기 어려워···
장기 연체 소액채권 일괄 매입해 소각·채무조정
정부는 위기 때마다 소상공인을 위한 다양한 금융지원 대책을 마련해 왔다. 코로나19 시기에는 대면 소비 위축과 영업시간 제한으로 어려워진 소상공인을 위해 긴급 금융지원을 실시했다. 모든 금융권이 피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원금 만기연장과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를 취했고, 초저금리 대출 등으로 긴급 자금 수요도 지원했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과 금융권 모두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이후에는 경기적 요인과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어려움이 가중된 소상공인을 위해 맞춤형 지원을 추진했다. 소상공인에 특화된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을 도입하고,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어려워진 소상공인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민관합동으로 1조7천억 원 규모의 이자를 환급하기도 했다. 은행권도 자체적으로 성실히 상환 중인 차주들이 연체에 빠지지 않도록 맞춤형 채무조정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어려움이 지속됨에 따라 긴 연체의 늪에 빠진 소상공인들이 자력으로 채무 부담에서 벗어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정부는 장기 연체로 사실상 회수 불가능한 소액채권을 과감히 정리하기로 했다. 오랜 기간 빚의 굴레에 묶여 경제활동에서 배제돼 온 소상공인에게 새로운 회복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장기 연체자는 금융뿐 아니라 근로, 주거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곤경에 처해 있다. 올해 10월 매입 개시를 목표로 관계기관과 함께 세부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7년 이상 연체된 5천만 원 이하의 개인·소상공인 신용대출은 일괄 매입해 상환능력에 따라 소각하거나 채무조정할 예정이다. 또한 이번 조치가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도록 금융회사들이 연체채권을 반복적으로 매각하거나 무분별하게 소멸시효를 연장하는 관행을 개선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 도입된 새출발기금은 더욱 실효성 있게 개선된다. 저소득 연체 차주의 원금감면율을 기존의 최대 80%에서 최대 90%까지 상향하고, 최대 10년이었던 분할상환 기간도 최대 20년까지 연장한다. 지원대상도 기존의 2020년 4월에서 2024년 11월 사업 영위 차주에서 2020년 4월에서 2025년 6월 사업 영위 차주까지로 확대한다.
올해 7~8월 중에는 현장의 어려움을 듣고자 4차례의 전국 릴레이 간담회를 실시했고 개선 가능한 과제를 추가 발굴했다. 일례로 동시에 여러 업종을 영위 중인 소상공인의 경우 하나라도 지원 제한업종에 해당하면 채무조정을 받을 수 없었지만, 주 업종이 제한업종에 해당하지 않을 때는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했다.
연체 이후에도 성실히 상환해 온 자영업자·소상공인이 다시 금융시스템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신용회복도 지원하기로 했다. 2020년 1월에서 2025년 8월 사이 5천만 원 이하의 연체가 발생했으나 2025년 12월 말까지 전액 상환하는 개인·소상공인의 경우 연체이력 정보를 일괄 삭제할 계획이다. 회생 결정 이후 1년간 성실하게 상환한 이들에 대한 불이익 정보도 삭제하기로 했다. 실패 이후에도 다시 기회를 주고 재도전을 응원하는 금융환경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경제활동의 시작일 것이다.
올해까지 전액 상환 시 연체이력 삭제하고
성실상환 인센티브로 신규 자금 공급 확대
앞으로 정부는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소상공인에게 확실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금융위원회가 최근 진행한 소상공인 간담회에서도 성실 상환자 보상에 대한 건의가 가장 많았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도 소상공인 회복 및 안전망 강화의 첫 과제로 정책금융 분할상환(최대 7년)과 금리감면(1%p) 등 성실상환 인센티브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먼저 인프라부터 튼튼히 다질 계획이다. AI·디지털 기술을 총동원해 소상공인 신용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시스템을 구축하고, 곳곳에 흩어져 있는 개인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개인사업자 마이데이터도 도입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빠른 시일 내에 신규 자금 공급 확대 방안과 개인사업자 대출 갈아타기 등 금융비용 경감 방안도 마련한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맞춤형 지원은 소상공인의 신뢰를 높이고, 정책 체감도를 끌어올릴 것이다.
좋은 정책은 만들어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현장에 있는 소상공인들이 몰라서 활용하지 못한다면 그 가치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소상공인은 우리 경제의 뿌리이자 생활경제의 주인공이다. 정부는 마련된 정책이 꼭 필요한 이들에게 제대로 도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해 더 많은 소상공인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한 사람의 소상공인이라도 더 살려내겠다는 각오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