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중개 플랫폼들은 입점 자영업자들의 거래 비용을 낮춰주는 상생협력의 자세가 온라인 플랫폼의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내수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의 폐업이 늘고 있다. 최근 매년 폐업이 증가해 지난해에는 100만 명이 넘는 자영업자가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2023년 기준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3.2%로 OECD 회원국 중 상위인 7위를 기록했다. 한국보다 자영업 비중이 높은 국가들은 멕시코, 그리스, 튀르키예, 칠레 등이다. 선진국 중에서 자영업 비중이 높은 국가로는 21.4%로 8위를 차지한 이탈리아가 있고, 주요 선진국은 프랑스(12.9%), 일본(9.5%), 독일(8.7%), 미국(6.1%)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보다 2~3배 낮은 수준이다.
그동안 한국의 자영업 비중을 보면 1990년 39.5%, 2000년 36.9%, 2010년 28.8% 수준으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를 보여왔으나 선진국과 비교하면 아직도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24.6%에서 2023년 23.2%로 자영업 비중이 1.4%p 하락한 것은 이러한 감소 추세와 함께 최근 내수경기 침체가 길어지며 내수경기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자영업의 폐업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시기 급성장한 온라인 플랫폼,
자영업자의 주요 갈등도 이들과의 거래관계에서 발생
지난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대면 모임이 크게 위축되고 비대면 중심의 구매가 확산하는 등 소비행태에 큰 변화가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전면 해제돼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이 완전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자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상당 부분 이어져 앞선 소비행태 변화가 자영업에 큰 타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간 영업이 많은 자영업의 경우는 소비자들의 야간 소비활동 위축이 매출에 큰 타격을 줬을 것이다.
기존 오프라인 중심 거래체계에서 대형 유통업체와 골목상권 소상공인 간 갈등이 주된 사회적 이슈였다면, 코로나19 이후에는 소비행태가 비대면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되고 온라인 플랫폼이 크게 성장하면서 온라인 플랫폼과 소상공인 간 갈등이 불거졌다.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둘러싼 갈등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플랫폼으로 옮겨가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오프라인의 대규모 유통업과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갈등은 경쟁관계에서 나타나는 문제지만, 지금의 온라인 플랫폼과 자영업자 간 갈등은 거래관계에서 나타나는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온라인 플랫폼의 핵심인 네트워크 효과(어떤 상품에 대한 수요가 형성되면 이것이 다른 사람들의 상품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으로, 특히 사용자 수가 많아질수록 해당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치가 증가하는 것을 의미)의 특성상 독과점의 심화로 귀결될 수밖에 없기에 결국에는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와 소비자 모두의 선택권이 줄어들어 불이익이 생기게 된다.
독과점에 의한 규모의 경제 효과가 거래비용을 낮춰 그 혜택이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중개거래 플랫폼의 이득 증대로 이어진다면 이러한 거래구조가 사회적 손실을 키울 수 있다. 예를 들어 배달 플랫폼이나 숙박 플랫폼 모두 2강 경쟁체제를 이루고 있으면서 플랫폼과 입점 업체들 사이의 갈등이 크게 나타나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이들 온라인 중개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수수료 등 거래비용이 점차 커지며 이익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결같이 주장한다. 일부 자영업자들의 경우 배달 플랫폼에 지불하는 비용이 전체 판매액에서 약 3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플랫폼을 통한 주문이 많아 아예 이용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이 정도면 수중에 남는 것이 없어 거래에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이렇게 온라인 플랫폼을 둘러싸고 많은 문제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정부가 해결을 시장에만 맡겨둘 수는 없을 것이다. 그동안 정부와 국회는 수많은 온라인 플랫폼 관련 법안들을 발의하고 입법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아직 입법에 성공한 사례는 없다. 현재는 기존 오프라인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법률을 온라인 플랫폼에 적용하는 데 그치고 있다. 지금도 여러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들이 발의돼 있으나, 최근에는 특히 미국 정부와 국회에서 규제 법안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입법에 새로운 변수가 나타난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와 국회도 일단 한미 통상협의의 후속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규제 입법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잠재 경쟁자가 시장에서 지금의 독과점 체제를 견제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 방법 중 하나가 공공배달앱과 같은 공공플랫폼 활성화인데, 문제는 공공플랫폼의 경쟁력이 약해 지금까지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공공플랫폼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 대안으로 사회적 플랫폼 육성을 들 수 있다. 배달 플랫폼 시장에서 기존 공공배달앱을 사회적 배달앱 체제로 변화시키는 방안이다.
기존의 「사회적기업 육성법」에 근거해 사회적 배달앱으로 등록된 업체에는 기술혁신 경쟁을 하게 하고 재정·경영 등을 지원해 경쟁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사회적 배달앱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중개수수료 지원만으로는 어렵고, 해당 앱을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할인이 적용되는 지역화폐는 사회적 배달앱에서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여러 할인 마케팅도 함께 이뤄질 수 있게 지원해 기술력을 갖춘 사회적 배달앱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
상생의 가장 바람직한 길은 비용 절감의 기술혁신이 일어나는 것이다. 온라인 플랫폼 거래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혁신이 이뤄져 그 성과가 플랫폼 입점 자영업자나 소비자에게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정부는 기술혁신을 통한 거래비용 절감 노력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기술혁신의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그리고 상생협력 환경 조성을 위해 서둘러 온라인 플랫폼을 동반성장지수 대상으로 포함해야 할 것이다. 동반성장지수는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한 계량 지표로, 매년 기업별 동반성장 수준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공표한다. 또한 정부는 매년 온라인 플랫폼 거래비용 실태조사를 실시해 거래실태를 공유하고 시장 상황에 투명성을 제공함으로써 상생협력에 참여하는 기업이 늘어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편 온라인 중개 플랫폼은 입점 자영업자들과의 거래에 합리적인 보상을 약속하는 등 상생의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 입점 업체들의 거래비용을 낮춰주는 상생협력의 자세가 온라인 플랫폼의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