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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민생회복 소비쿠폰, 내수진작 마중물 될까?
권은혜 시사IN 경제국제팀 기자 2025년 09월호
지난 7월 21일부터 1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지급되기 시작했다.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에 따르면, 신청을 시작한 지 18일 만인 8월 8일 0시 기준으로 1차 소비쿠폰 신청률이 95%(4,818만 명)를 넘어섰다. 지급 대상과 액수부터 재원 마련, 효과 예측까지 소비쿠폰을 둘러싼 다양한 궁금증을 정리했다.

추진 목적과 이유

소비쿠폰은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소비 활성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매출 확대를 위해 추진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6월 26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시정 연설을 하며 “약 13조 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편성해 소비 여력을 보강하고, 내수시장 활성화를 지원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내수경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폐업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6월 16일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자료에 따르면, 이미 올해 5개월 사이 기업·가계 연체율이 높게는 0.2%p 이상 뛰었다. 특히 가계와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부실 지표는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은 상태다. 



지급 대상과 금액, 사용처는?
남녀노소 전 국민이 지급 대상이다. 올해 태어난 신생아에게도 지급한다. 1차 지급 기준일인 6월 18일 이전에 태어나 출생신고를 완료한 아기는 자동으로 대상자가 되고, 심지어 기준일 이후에 태어난 아기도 받을 수 있다. 정해진 기간(7월 21일~9월 12일) 내에 출생신고를 마치고 이의신청을 하면 1차 지급 대상이 된다. 

코로나19 당시 지급했던 긴급재난지원금과 달리 이번에는 ‘난민 인정자(F-2-4비자 소지자)’가 지급 대상에 추가됐다. 2024년 헌법재판소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난민을 제외했던 정부의 규정이 평등권을 위배해 위헌이라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1~2차에 걸쳐 1인당 15만~55만 원을 소득별·지역별로 차등 지급한다. 가구를 기준으로 같은 액수를 보편 지급한 2020년 긴급재난지원금과의 가장 큰 차이다. 1차 소비쿠폰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15만 원을 지급하고(차상위 계층이거나 한부모 가족일 경우 30만 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경우 40만 원), 2차 때는 건강보험료를 활용한 소득 선별 과정을 거쳐 소득 하위 90%를 대상으로 10만 원을 지급한다. 비수도권 지역은 1인당 3만 원, 농어촌 인구감소지역 84개 시군은 1인당 5만 원을 추가 지원한다. 2차 신청은 9월 22일부터 시작되며 1, 2차분 모두 올해 11월 30일까지 신청자 본인의 주소지 내에서 사용할 수 있다. 사용처는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과 연 매출 30억 원 이하 매장이다.

내수, 과연 살아날까?

일정 정도의 효과는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금이 아니라) 제한된 시기 내에 사용해야 하는 소비쿠폰 형식으로 주기 때문에 소비를 촉진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지금처럼 불경기인 상황에서는 (소비쿠폰 지급 시) 소비성향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소비쿠폰의 효과는 40% 정도의 한계소비성향(추가 가처분소득 중 소비되는 비율)을 보이지 않을까 싶다.”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다음과 같은 단서를 붙였다. “다만 여름휴가 전 1차, 추석 전 2차로 나눠 지급하면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모래에 빠진 자동차를 빼내려면 총력을 기울여 단번에 밀어내야 한다. 힘을 여러 차례로 나누면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소비쿠폰이라는 ‘마중물’을 붓더라도 그 효과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에 따르면, 자영업 위기의 근본 원인을 치유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소비쿠폰은 일시적 경기부양 효과는 있으나 지속되면 재정적자가 커질 수 있다. “일시적으론 소상공인에게 도움을 주겠지만 그 효과가 지속되지 않는 가운데 재정적자가 심화할 것이다. 자영업 위기의 근본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본다.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사람들이 창업에 나서면서 자영업체가 너무 많아졌다. 또한 디지털화로 오프라인 도소매업이 경쟁력을 잃었다. 이런 원인을 그대로 두고 금전적 지원을 통해 소비를 촉진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의 경우는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행안부 의뢰로 2020년 12월 KDI가 발표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효과 분석 연구」가 대표적이다. KDI는 지원금 사용 가능 업종에서 전체 투입 재원 대비 26.2~36.1%의 매출이 증대한 것으로 분석했다. 추가 소득 100만 원당 26만~36만 원을 저축하지 않고 소비했다는 의미다. 이 정도의 한계소비성향으론 피해가 큰 자영업체들의 매출을 보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KDI는 지적했다.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나?

지난 7월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31조8천억 원 규모의 2차 추경 중 13조9천억 원이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쓰인다. 2020년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 14조2천억 원과 규모가 비슷하다. 2차 추경 재원 중 21조 원가량이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될 예정이다. 정부는 2차 추경 편성까지 포함하면 지방정부 채무를 포함한 국가채무가 올해 말 1,3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GDP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소비쿠폰 재원 13조9천억 원 중 1조7천억 원은 지방정부의 몫이다. 정부안에 따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9 대 1 비율(2025년 기준으로 지방정부 재정자립도 1위인 서울은 7 대 3)로 분담한다. 

소비쿠폰으로 인한 재정 악화나 물가 인상 우려가 지나치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정세은 교수는 최근의 물가 인상이 수요 증가 때문이 아니라 식자재 가격이 올라 음식값이 인상되는 등 공급 측 요인 때문이라고 본다. 더욱이 호경기라면 몰라도 불경기 상황에서는 정부 지출로 수요가 늘어난다고 물가가 반드시 오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추경으로 재정 부담이 커지긴 할 것이다. 다만 (역시 재정에 부담을 주는) ‘부자 감세’와 달리 가계소득 증가 및 소비 촉진을 위한 추경이라면 당장의 재정적자가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다.” 우석진 교수 역시 “소비쿠폰 정책을 시행했을 때 물가가 어느 정도 오를 수는 있겠지만, 현재의 경기 상황을 감안하면 물가가 빠르고 큰 폭으로 인상되긴 힘들다”라고 주장했다.

어느 업종이 혜택 보나?

8월 7일 행안부 보도에 따르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이후 생활 밀착 업종에서의 매출액이 증가했다. 7월 21일부터 8월 3일까지 신용·체크카드로 사용된 소비쿠폰의 업종별 사용액 및 매출액을 9개 카드사로부터 제공받아 분석한 결과, 대중음식점(1조989억 원, 41.4%)에서 가장 많이 사용됐고 마트·식료품(4,077억 원, 15.4%), 편의점(2,579억 원, 9.7%), 병원·약국(2,148억 원, 8.1%), 의류·잡화(1,060억 원, 4.0%), 학원(1,006억 원, 3.8%), 여가·레저(760억 원, 2.9%) 순으로 사용액이 높았다(<그림> 참고).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된 7월 넷째 주(7월 21~27일)의 가맹점 전체 매출액은 직전인 7월 셋째 주보다 19.5% 증가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9월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당시에는 대면서비스 소비를 꺼리는 분위기였던 만큼 긴급재난지원금이 대중음식점(24.3%)보다 마트·식료품(26.3%)에서 주로 사용됐다. 정세은 교수는 “코로나19 당시에는 대면 접촉 제한 분위기 때문에 코로나19의 영향을 즉각적으로 받는 식당 등 서비스 업종에 (재난지원금) 효과가 작았다면, 이번에는 선택권이 넓어져 외식하는 비율도 전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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