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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주식회사 미국, 주식회사 중국과 경쟁할 주식회사 한국
남경모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과장 2025년 10월호
전 세계적으로 자국중심주의,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면서 시장 자율에 모든 걸 맡겨왔던 신자유주의와 자유무역 질서가 막을 내리고 있다. 그리고 ‘시장 실패’ 영역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산업정책 부활’의 시대가 왔다. 각국 정부는 보호무역 조치와 자국 산업 재건에 국가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제 우리의 경쟁 상대는 개별 기업이 아닌 ‘주식회사 미국’, ‘주식회사 중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제조강국 수성’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고 주도적인 산업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AI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만들기 위해 반도체, 전력망 등 관련 인프라에 투자를 확대하고, 제품은 물론 제조공정 등 제조업 전반에 걸쳐 AI 활용을 확산하려 한다. 또한 석유화학 등 공급과잉 업종은 과감히 구조조정 하고, 제조산업의 녹색전환, 지역균형성장 등에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서 현안에 주도적으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경제 대혁신인 ‘진짜 성장’ 구현을 비전으로 AI 3대 강국, 잠재성장률 3%, 국력 세계 5강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범부처 차원에서 수립된 ‘새 정부 경제성장전략’에 AI 대전환, 초혁신경제 달성 등 세부 이행계획을 담았다.

휴머노이드·자율주행차·가전 등에 AI 결합하는
피지컬 AI 집중 육성해 시장 선도


새 정부 경제성장전략의 네 가지 방향 중 하나는 기술선도 성장이다. 기술선도 성장의 핵심 과제는 AI 대전환 15대 프로젝트와 초혁신경제 15대 프로젝트다. 산업부는 AI 대전환을 이루기 위해 우리 주력산업 제품에 AI를 접목하는, 소위 ‘피지컬(physical) AI’를 집중적으로 육성한다.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차와 선박, 가전, 드론, 팩토리 등에 AI가 성공적으로 결합한다면 우리가 새로운 시장을 선도하는 것은 물론 인구 감소 등에 따른 생산성 저하 이슈에도 대응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챗GPT, 중국 딥시크와 같은 LLM 소프트웨어 기술은 우리가 다소 뒤처졌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제조업에 AI를 적용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산업 AI는 모든 국가가 이제 출발점에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역량을 갖추고 있기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 세계 1위 D램 반도체 생산국으로서의 산업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AI 세상을 구현할 핵심 인프라인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개발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초혁신경제 프로젝트는 총 15개 품목인데 그중 절반이 넘는 8개 프로젝트를 산업부가 담당한다.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LNG 화물창, 그래핀, 특수탄소강, 태양광 및 차세대 전력망, 해상풍력·초고압직류송전(HVDC), 소형모듈원전(SMR)·그린수소 등이다. 이 초혁신경제 프로젝트는 머지않은 시일 내에 각 산업에서 부상해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될 핵심 품목들을 육성하는 프로젝트다. 산업부는 초혁신경제 개별 프로젝트 단위로 산학연 최고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추진단을 운영하며 향후 산업육성 로드맵, 기술개발, 인력양성, 규제혁신, 판로, 금융 등 범정부 차원의 지원을 하나하나 차질 없이 챙겨나갈 예정이다.

중국과 중동의 과잉 설비투자에서 비롯된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석유화학산업은 업계에서 자발적으로 사업을 재편하도록 유도하면서 고부가가치 스페셜티로의 전환을 지원한다. 철강산업도 업계 자율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수립하면서 수소환원제철·특수강으로의 전환, AI 활용 제조공정 전환에 서두른다. 산업부는 석유화학, 철강 구조개편 과정에서 얻은 구조조정 프레임을 정리해 향후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공급과잉에 따른 구조조정 대상 산업에 프레임을 적용할 수 있도록 대비할 계획이다.

전 세계적 흐름인 그린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녹색 대전환을 지원한다.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2030년까지 78GW로 대폭 상향하고, RE100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제정,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조기 구축 등 에너지 관련 인프라를 조속히 확충해 나간다. 또한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보다 강화된 2035년 목표를 설정하고 장기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수립하며,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해외 탄소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데이터 공유 플랫폼인 데이터 스페이스(data space) 같은 기반도 공고히 구축한다.
 

동남권은 자동차·조선, 서남권은 AI·재생에너지 등 
초광역권별 성장엔진산업 특화로 ‘모두의 성장’ 도모


새 정부 경제성장전략의 또 다른 축은 ‘모두의 성장’이다. 모두의 성장은 수도권과 지역,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등 모든 경제주체가 성장 과정에 동참하고 과실을 함께 나누도록 하는 전략이다. 산업부는 지방시대위원회와 협업해 지역정책의 주무부처로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의 양극화 이슈를 해결하고 지역균형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지역이 특화산업 중심으로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균형성장 전략을 시행하고 관련 지원을 확대해 나간다. 5극 3특이라는 초광역 단위를 지역정책의 대상으로 삼아 지역정책을 개편한다. 예를 들어 동남권은 자동차, 조선, 우주항공, 서남권은 AI, 미래모빌리티, 재생에너지 등 초광역권별로 성장엔진산업을 특화해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하는 기업에 대해 지방투자보조금 지원을 확대하고 법인세·소득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을 강화한다. 이와 함께 지역에서 인재를 양성하고 이들이 지역에 정착하기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나간다.

한편 현재의 중소·중견기업 등 기업 규모별 정부 지원체계를 성장 촉진형으로 재편해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도록 여건을 조성한다. 에너지바우처 지원 대상을 확대해 서민들을 위한 민생경제도 함께 챙겨나간다.

공정한 성장을 목표로 고용노동부와 협업해 산업재해 근절에 힘을 쏟아 공정하고 안전한 노동시장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안전은 노동자들의 생명과 관련된 만큼 예방을 위한 비용보다 처벌에 따른 비용이 더 크도록 제도를 정비해 나가면서 산업안전의 수준을 한층 더 높여 나간다.

마지막으로,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규제를 철폐한다. AI 대전환, 초혁신경제 프로젝트별로 관련 규제를 전체적으로 개선하고, 기존 포지티브(positive) 규제를 네거티브(negative) 규제로 전환하며, 기획형 규제 샌드박스 확대,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규제 예외를 두는 메가특구 도입 등으로 기업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나간다. 또한 범부처 경제형벌 합리화 TF에 참여해 기업경영의 자유도를 높여나간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필승 전략은 ‘속도’라고 할 수 있다. 제한된 자원이 우리 산업 경쟁력을 제약한다면 경쟁국, 경쟁기업들보다 한 발 더 빠르게 움직여 경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그 과정에서 정부 부처 간 ‘진짜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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