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으로 건더뛰기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ENG
  • 경제배움
  • Economic

    Information

    and Education

    Center

특집
완만한 둔화 예상되는 2026년 세계경제, 세 가지 리스크 유의해야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세계경제분석실장 2025년 12월호
정책 불확실성, 과열된 AI 투자, 지정학적 불안이 
내년 세계경제 리스크로 작용할 것


2025년 세계경제는 트럼프발 관세 불안과 AI의 반격이 교차한 해로 정리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미국은 4월 2일 상호관세 부과를 선언했고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국가와의 갈등이 격화됐다. 지난 10월 아세안 및 APEC 정상회담을 통해 무역합의가 진전되며 불안감이 크게 완화됐음에도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약 18%로 1930년대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트럼프 충격에도 세계경제는 ‘시장 복원력의 힘’을 보여주며 3.1%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당초 예상치 2.7%를 크게 웃돌며, ‘관세의 벽’을 ‘AI·반도체의 창’이 돌파한 결과다. 특히 미국의 AI 투자 및 반도체 설비 확충과 함께 아시아 지역이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장비 및 생산을 확대하면서 글로벌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 다른 한편으로 미국 관세의 부정적 영향이 당초 우려만큼 크지 않았고, 일본의 임금 상승과 내수 반등, 유로존의 재정지출 확대도 글로벌 경제성장에 기여했다. 

‘관세 벽’을 ‘AI·반도체 창’이 돌파한 올해 세계경제···
미국 고용 둔화, EU 재정적자 확대 등은 불안 요인

그러나 세계경제의 성장 구조는 아직 취약한 상황이다. 올해 세계 교역증가율은 2%대 초반으로 지난해 3.8%보다 회복이 더뎠으며, 국가 간 정책 환경의 비동조화 이슈도 제기됐다. 2025년 미국경제는 지난해 2.8%보다 낮은 2.0% 성장 속에 인플레이션이 3%대로 고착되고 있다. 가계소비는 고용 둔화와 관세 부담 전가로 점진적 약세를 보였다. 특히 고용시장의 하방 압력이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떠오르며 미국 연준은 2025년 11월까지 금리를 두 차례 인하했다. 한편 EU는 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된 가운데 프랑스와 영국의 재정적자 확대가 불안 요인으로 부각됐다. 특히 프랑스는 정치적 불안이 재정 구조 개혁을 제약하는 모습으로 장기간 나타나며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했다. 일본은 지난해 0.1%에 비해 양호한 1.1%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며 임금 상승과 소비 개선으로 금리 인상 여지가 커졌다. 관심의 대상인 중국은 부동산 및 소비 부진에도 정부의 경기 대응책 및 첨단산업 투자 확대로 목표치 5%에 육박하는 성장이 예상된다. 신흥국은 AI 관련 수출과 통화 완화 등에 힘입어 4.2% 성장할 전망이며, 인도는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가운데에도 6%대 고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2026년 세계경제는 완만한 둔화가 예상된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글로벌 성장률이 2025년 3.1%에서 2026년 2.9%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경기 하방 압력에도 정부 지출 및 AI 투자 확대가 내년에도 이어지면서 2025년(2.0%)과 비슷한 1.9%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관세 부담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억제 목표치(2%)보다 높은 3% 수준을 유지하고 경제심리 회복이 제약될 가능성이 높다. 유로존은 1.2% 수준의 완만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총리가 확장재정 정책을 내세우고 있어 예상치(0.7%)보다 다소 높은 1% 내외로 성장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임금 및 물가 억제를 위한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엔캐리트레이드(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해외 자산에 투자) 청산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중국은 내수 부진으로 성장률이 둔화되나 첨단산업 투자 확대 등 정부 부양정책으로 4.5% 내외의 중속 성장을 유지할 전망이다. 신흥국의 경우 인도와 베트남이 6%를 상회하는 등 아시아 지역이 성장을 이끌면서 4.1%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지만 국가별로 차별화될 가능성이 높다. 

첨단기술 전환, 버블 우려, 갈등이 공존하는 변혁기 
미중 기술패권 경쟁, 한국에는 기회요인 될 수 있어

글로벌경제의 주요 리스크 요인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정책 불확실성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위법 여부 논란과 물가 상승에 따른 지지율 하락 등이 정책 추진을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의 셧다운이 역대 최장기간인 43일 만에 해제됐으나 이미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0.2%p 이상 하락하는 등 경제적 타격이 클 뿐만 아니라, 2026년에도 오바마케어는 물론 계층 간 격차 심화 등 미국 내 정치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더욱이 미국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124%로 세계 최고 수준에 달하는 가운데 적극적 재정 확대 및 감세정책으로 향후 10년간 재정적자가 추가로 3조 달러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유럽도 독일이 방위비 및 인프라 지출을 확대하고 프랑스의 재정긴축 개혁이 저항에 부딪히면서 재정 건전성 우려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둘째는 과열된 AI 투자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 등 설비투자가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지만, 경쟁 격화 등으로 인한 버블 우려가 더욱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AI 관련 주가는 지난 10년 중 최고 밸류에이션 수준에 근접하고 있으며, 세계 및 미국의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19배와 22.8배로 코로나19 유동성 장세에 맞먹는 수준이다. 즉 AI 분야는 천문학적 투자와 수익 회수기간이 뚜렷하게 일치하지 않고 있다. 참고로 오픈AI의 2025년 손실이 50조 원에 달한다. 특히 엔비디아 등 대형 기술기업이 벤처투자와 상호 의존적 투자를 확대하면서 생태계 전체의 부실 가능성도 우려된다. 반도체 장비 투자와 데이터센터 구축 붐이 실물경제를 견인하지만, 투자 회수기간이 장기화될 경우 금융시장 전반으로 조정 압력이 확산될 수 있다.

셋째는 불안의 트리거인 지정학적 리스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트럼프의 중재로 휴전 가능성이 있으나 나토 확장 문제, EU·러시아 간 에너지 디커플링 등은 여전히 구조적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유럽의 경우 방위비를 GDP 대비 5% 수준으로 확대키로 미국과 합의했지만 실행 과정에서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할 여지가 충분하다. 이런 불확실성은 유럽의 경제 부담과 원자재 가격 변동성을 증폭시킨다. 특히 중동 분쟁이 확산될 경우 원유 공급 차질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루 2천만 배럴이 이동하는 주요 수송 항로가 봉쇄되면 물가 상승과 물류비 급등이 전 세계 교역과 금융시장을 위축시킬 위험이 있다. 또한 이스라엘·하마스 간 불안한 휴전은 반미 정서를 자극하며 중동 지역 불안이 재점화될 가능성을 남기고 있다. 네팔 등 남아시아에서의 청년발 시위가 유럽 등 선진국의 극우와 연결돼 확산될 조짐도 나타나면서 정치 불안의 형태가 세대 갈등 등 또 다른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결국 2026년 세계경제는 완만한 성장 둔화 속에 ‘첨단기술 전환과 버블 우려 그리고 갈등이 공존하는 변혁기’라 정의할 수 있다. 트럼프의 일방주의, 중국의 기술 굴기, AI 투자 붐은 모두 글로벌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요인이다. 그러나 실제 수요 부진 속에서 정부 재정 건전성 약화와 지정학적 불안이 지속되는 한 세계경제는 잠재성장률 하락의 늪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다른 측면에서는 AI 등 첨단산업 혁신, 녹색에너지, 공급망 변화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축을 모색할 수 있는 해이기도 하다. 

2025년 한국경제는 반도체 훈풍 및 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연초 정치 불안의 여파 등으로 경제심리 회복이 지연되면서 아시아 국가 중 비교적 낮은 1% 내외의 성장에 그칠 것이다. 그러나 2026년에는 새 정부의 정책 추진 및 대외 불확실성 완화 등으로 2% 내외로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글로벌 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서비스수지가 개선되면서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도 5%를 상회할 전망이다. 그러나 대외적으로는 선진국의 재정 불안, 미중 패권 갈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대내적으로는 부동산시장을 비롯한 경제심리 위축 등 하방 요인이 여전히 상존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미중을 중심으로 한 첨단기술을 둘러싼 경쟁에 포위돼 있으나 이는 새로운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를 포착하기 위해 AI, 반도체, 녹색에너지 등 첨단기술 혁신에 한정된 재원을 전략적으로 운용하는 선택과 집중이 요구된다. 
보기 과월호 보기
나라경제 인기 콘텐츠 많이 본 자료
확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