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미국경제는 AI 투자 확대가 기업 가→주가 등 자산가격 상승→가계 자산 확대→ 부유층 소비 증가로 이어지며 단기 반등이 가능했 지만, 이러한 순환 구조가 취약한 고리들로 엮인 임시적 성격을 띠고 있어 문제. 향후 미국경제가 안정적 성장으로 복귀하려면 AI 투자 구조와 자산 가격에 잠재한 불균형 해소가 불가피.
2025년 미국경제는 여러 경기침체 신호에도 2% 안팎의 견조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장단기 금리차의 역전, 제조업 경기 위축, 고용 둔화와 실업률 상승 등 경기 둔화를 시사하는 지표는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미국경제가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전통적 경기 회복 요인보다는 AI(AI 투자)-Asset prices(자산가격 상승)-Affluent(부유층 소비)로 이어지는 이른바 ‘3A 성장’ 구조 덕분이었다.
6월 가계 금융자산 134조5천억 달러로 사상 최고···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비의 40% 차지
무엇보다도 AI 투자 확대가 성장의 출발점이었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등 주요 기업들이 주도한 AI 생태계는 GPU 확보 경쟁과 데이터센터 확충을 중심으로 대규모 설비투자를 유발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직후인 2009년 고정투자 비중은 GDP의 12.4%에 불과했지만, 2025년 상반기에는 19.4%까지 올랐다. 이는 IT 버블이 정점이던 2000년 GDP 대비 고정투자 비중 17.3%를 넘는 수준으로, 미국경제가 과거 어느 때보다 큰 투자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AI 투자 증가와 관련 기업의 이익 확대는 곧바로 자산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올 10월 말 미국 S&P 500 지수는 6,840.2를 기록해 2000년 말보다 82% 이상 높아졌다. 미국 가계는 금융자산의 절반 이상을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어 주가 상승은 곧바로 가계 자산의 확대로 이어졌다. 2025년 6월 미국 가계의 금융자산은 134조5천억 달러, 부동산 자산은 53조2천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소비를 자극하는 부(富)의 효과로 연결됐고, 특히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비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부유층 소비가 경제를 이끌었다. 소비가 GDP의 69%를 차지하는 미국경제 구조에서는 이러한 자산가격 상승이 성장의 핵심 기반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순환 구조가 지속 가능한 성장 메커니즘이라기보다는 취약한 고리들로 엮인 임시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AI 투자 구조의 불안정성은 2026년 미국경제의 최대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AI 투자는 혁신의 대표 사례처럼 보이지만 자금조달 방식이 복잡하고 과도한 위험을 내포한다. 첫째, 순환적 투자 구조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엔비디아-오픈AI, 엔비디아-코어위브와 같이 공급사와 고객사가 서로 투자하거나 매출을 보전하는 방식은 실제 수요보다 부풀려진 성장세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다. 이는 2000년대 통신·클라우드 버블 당시 기업 간 상호 매출 돌려막기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둘째, 오라클과 메타 등 주요 기업이 채택한 장기 선매입 계약은 약정 부채를 급격히 늘리고 기업의 현금흐름을 장기간 압박한다. AI 수익화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을 경우, 이 비용 구조는 기업 실적을 악화시키는 잠재적 위험 요인이 된다. 고정비가 큰 산업일수록 경기 둔화 시 타격은 더 크다.
순환 투자, 장기 선매입 계약 등 위험 큰 AI 투자 구조,
성장 기대 꺾이면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도
셋째, 메타의 하이페리온 등 대규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특수목적법인(SPV)으로 이전해 부외 조달하는 방식도 늘고 있다. 그렇게 할 경우 겉으로는 재무제표가 깔끔해 보이지만 프로젝트의 수익성이 떨어지면 손실이 한꺼번에 드러날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문제를 키웠던 구조화투자기구(SIV)와 유사한 위험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넷째, AI 투자의 상당 부분이 사모신용(private credit) 시장에 의존한다는 점도 문제다. 전통 은행은 규제 강화로 대규모 융자를 꺼리고, 대신 비은행권 자금이 AI 인프라 투자의 핵심 자금줄이 되고 있다. 사모신용은 시장 충격 시 자금 회수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금융 리스크를 증폭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위험 요인들을 고려하면 AI 투자가 성장의 엔진이었던 만큼 앞으로는 자본 리스크의 뇌관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 리스크는 거품 영역에 있는 주식시장에서 먼저 나타날 수 있다. 미국 주식시장에는 이미 여러 버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2025년 2분기 미국 전체 주식 시가총액이 GDP 대비 327%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시가총액 대비 광의통화(M2) 비중도 IT 버블 시기보다 높은 454%를 보였다. S&P 500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5배로 장기 평균(16배)을 크게 상회하며,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술주가 전체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쏠림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AI 투자 구조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성장 기대가 꺾일 경우, 주가 급락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주식시장이 흔들리면 부유층 소비가 위축되고 이는 다시 경제 전체의 수요 둔화로 이어져 미국경제를 경기침체 국면으로 빠뜨릴 수 있다.
이 경우 미국 연준은 기준금리 인하 폭을 확대할 것이다. 이미 연준은 2024년 9월부터 금리 인하에 나서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를 2025년 10월 3.75~4.00%까지 낮췄다. 현재 주요 투자은행은 2026년 상반기 금리가 3.25~3.50%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면 3.00% 이하로의 추가 인하 가능성도 있다. 금리 인하는 미국 장기금리 하락과 달러 약세로 이어질 것이다. 2025년 11월 4%를 다소 웃돌고 있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026년에는 3%대 초중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
과다한 연방정부 부채와 대외부채 등 미국경제의 대내외 불균형 해소 과정에서 2025년 달러 인덱스가 하락했다. 2024년 말 108.49였던 달러 인덱스가 2025년 9월에는 97 안팎까지 떨어졌다. 다가오는 2026년 미국의 금리 인하와 더불어 달러 인덱스는 90 이하로 내려갈 확률도 높다.
결국 2025년의 3A 성장 구조는 미국경제의 단기 반등을 가능하게 했지만, 2026년에는 그 한계가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성장의 원천이었던 AI 투자와 자산가격 상승이 오히려 리스크의 진원이 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경제가 안정적 성장으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AI 투자 구조와 자산가격에 잠재한 불균형을 해소하는 과정이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