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발전은 성장의 성과를 나누는 정책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드는 전략이어야 한다. 산업과 주거, 교육·문화 기능을 결합한 기업형 첨단도시를 만들고, 기업 수요에 맞는 산업용지를 신속히 공급해 기업과 인재가 함께 머무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국민이 경제를 체감하는 순간은 거창한 지표보다 집을 구할 때, 출퇴근할 때, 일자리를 찾을 때다. 어디에 살고, 어떻게 이동하며, 어느 지역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는지가 국민의 일상과 경제의 활력을 함께 좌우한다. 그런 점에서 국토교통정책은 민생정책인 동시에 성장정책이다.
우리 경제는 지난해부터 회복 흐름을 이어온 가운데, 올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과 성장이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는 한편, 지역 불균형과 양극화 등 구조적 문제를 함께 해결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도 7월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국토공간과 주거·교통·산업 전반을 개혁하고, 성장의 성과가 국민의 삶으로 확산되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에는 국토공간 대개혁을 중심축으로 주거안정, 포용성장, 교통혁신, 미래성장과 이를 뒷받침할 국토교통 분야 정상화 과제를 집중 추진할 계획이다.
선호 입지에 질 좋은 공공임대주택 공급하고 보증금 보호장치 강화…
건설현장 안전관리 체계 강화 등 현장 노동자 보호
수도권 집중은 더 이상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방의 인구와 산업 기반이 약해지면 국가 전체의 성장 여력도 줄어든다. 균형발전은 성장의 성과를 나누는 정책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드는 전략이어야 한다. 국토부는 ‘5극 3특’을 중심으로 지역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거점을 조성한다. 산업과 주거, 교육·문화 기능을 결합한 기업형 첨단도시를 만들고, 기업 수요에 맞는 산업용지를 신속히 공급해 기업과 인재가 함께 머무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광주광역시 군공항 종전부지와 새만금 등 지역별 잠재력을 살린 산업거점을 육성하고,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과 세종 중심의 국가행정기능 강화를 통해 수도권에 집중된 기능도 단계적으로 분산해 나갈 계획이다.
주거안정은 가계 부담을 낮추고 소비와 노동, 이동을 뒷받침하는 경제의 기본조건이다. 지역에 일자리가 생겨도 안정적인 주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람이 머물기 어렵다. 특히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 청년의 결혼과 출산, 가계의 소비 여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주거안정은 민생과 성장기반을 다지는 주요 요소다. 국토부는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 사업의 추진 속도를 높이고, 정비사업과 도심복합사업을 통해 국민이 선호하는 지역의 주택공급 기반을 넓혀 나간다. 공급계획이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도록 사업 단계별 지연 요인을 해소하고, 도심 내 유휴부지와 비주택용지 등도 적극 활용할 것이다. 아울러 청년과 중산층이 선호하는 입지에 질 좋은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지원과 함께 보증금 보호장치를 강화해 피해 예방부터 회복까지 이어지는 주거 안전망도 촘촘히 구축할 것이다.
성장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권리가 보장될 때 지속될 수 있다. 사고와 체불, 불공정한 거래관행을 줄이는 것은 규제를 늘리는 일이 아니라 산업의 생산성과 신뢰를 높이는 일이다. 국토부는 지방의 노후·취약 시설물을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해체공사와 건설현장의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한다. 발주자의 대금 직접지급을 확대하고 불법하도급과 페이퍼컴퍼니 단속을 강화해 임금과 공사대금 체불을 줄여 나갈 것이다. 화물차와 택배 종사자의 근로여건을 개선하고, 도로 역주행과 지하차도 침수 등 생활 속 위험 요인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모두의 카드’ 등 대중교통 지원 확대하고 DRT 활성화…
UAM 등 모빌리티 실증·상용화 지원하고 코레일·SR 통합 추진
교통은 국민의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생활서비스이자 일자리와 관광·소비를 연결하는 경제 인프라다. 지역의 주요 거점이 편리하게 이어져야 주변 지역으로 사람과 투자가 확산될 수 있다. 국토부는 ‘모두의 카드’ 등 대중교통 지원을 확대하고, 광역버스와 수요응답형 교통(DRT)을 활성화해 출퇴근 부담을 낮춘다. 또한 주요 관광지까지 이어지는 교통망을 촘촘히 구축해 방문객의 이동이 지역 관광과 소비로 연결되도록 할 것이다. 교통약자와 비수도권 주민에게 필요한 필수 교통서비스도 안정적으로 유지해 누구나 이동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한다.
자율주행과 도심항공교통(UAM), 스마트건설은 이동수단의 변화를 넘어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만드는 미래 성장동력이다. 중요한 것은 기술개발에 그치지 않고 실제 서비스와 산업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광주광역시 자율주행 실증도시를 중심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자율주행서비스를 확대하고, UAM과 이동로봇 등 새로운 모빌리티의 실증과 상용화를 지원한다. 건설산업에는 AI와 로보틱스, 모듈러 공법을 확산해 노동집약적 구조를 기술집약적 구조로 전환한다. 해외건설도 단순 도급을 넘어 도시·철도 등 고부가가치 투자개발사업을 중심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새로운 사업과 정책을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오래된 불편과 불합리한 관행을 걷어내는 일이다. 공공서비스의 구조를 개선하고 시장 질서를 바로 세우는 것은 국민의 거래비용을 낮추고 경제의 신뢰를 높이는 개혁이다. 국토부는 코레일과 SR의 통합을 추진해 철도 이용의 불편을 줄이고, 고속도로 휴게소와 공항 등 국민이 자주 이용하는 시설의 운영구조도 이용자 중심으로 개선한다. 부동산 거래와 정비사업, 건설현장의 불법·편법 행위에는 엄정하게 대응하는 한편, 중고차 거래와 자동차보험 등 국민이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겪는 불편은 확실하게 바로잡을 것이다.
이와 같은 여섯 개의 과제는 서로 분리된 정책이 아니다. 지역에 산업과 일자리를 만들고,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거주하며,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하나의 성장전략이다. 여기에 미래산업을 육성하고 낡은 제도와 관행을 개혁할 때 지역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진다.
이에 국토부는 이번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의 성과가 경제지표에만 머물지 않고 지역의 투자와 일자리, 국민의 주거·교통비 절감과 안전한 생활환경으로 이어지도록 할 것이다. 성장의 지도를 넓히고, 국민이 일상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계획보다 실행으로 답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