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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기대에 못 미치는 세계경제 회복세…韓 성장률 3% 중·후반으로 뒷걸음
권기대 나라경제 기자 2014년 08월호

 

국제통화기금(이하 IMF)이 지난 7월 24일 발표한 『글로벌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4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7%에서 3.4%로 하향 조정했다. 프랑스 엑상프로방스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글로벌 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예상보다 약간 둔화될 것이라는 견해를 나타내며 세계경제에 경고성 메시지를 던졌다. 미국경제가 살아나고 있고 아시아 경제도 경착륙을 피하는 등 세계경제가 전반적으로 좋아지고 있지만 성장잠재력이 낮고 투자지출은 여전히 활기를 잃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OECD가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의 분석도 IMF와 대동소이하다. 전 세계적인 통화완화 정책, 글로벌 금융시장 여건 개선, 재정긴축 기조 완화 등에 힘입어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성장세 둔화가 올해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게 만들 것이라며 세계경제 성장률을 기존 3.6%에서 3.4%로 낮췄다.

 

돈줄 죄는 美, 금리 조기 인상론 시사


지난 6월 세계은행도 기존 세계경제 성장률 예상치 3.2%에서 0.4%p 하향 조정한 2.8%로 수정했다. 주요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의 경우 부동산 경기가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무역적자 또한 늘어나고 있다며 올해 경제성장률을 2.8%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일본은 1.4%에서 1.3%로, 개발도상국은 지난 1월 5.3%로 전망했던 것에 비해 0.5%p 떨어진 4.8%로 하향 조정됐다. 반면 유로존은 이전 수준을 유지했다. 미국 민간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The Conference Board)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1.5%로 크게 낮췄다.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2.9%까지 떨어진 것을 반영한 결과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대 저성장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이하 Fed)가 지난 7월 16일 발표한 베이지북(Beige Book; Fed가 연간 8차례 발표하는 미국경제동향 종합보고서)을 살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미국경제는 ‘보통에서 완만하게(modest to moderate)’ 성장하고 있으며 강력한 소비지출과 제조업 확장을 경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분기엔 이상 한파와 재고 조정으로 마이너스 성장했지만, 2분기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기 시작했다는 것. 모든 지역의 고용시장이 개선됐고 경제전망도 긍정적이라고 판단한 Fed는 양적완화책을 축소하며 통화신용 정책의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으로 금리 조기 인상론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현재 미국은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천문학적으로 뿌려오던 돈줄을 죄기 시작했다.

 

디스인플레이션 우려하는 EU, 마이너스 예금금리 도입


이와 같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으로 세계경제는 또다시 출렁이고 있다. 영란은행은 금리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으며 유럽중앙은행은 금리인하와 양적완화를 강화하는 부양책을 쓰기 시작했다. EU는 지난 하반기부터 유로화 붕괴에 대한 악몽에서 벗어나며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아직 금융위기의 후유증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기 회복에도 물가가 오르지 않거나 오히려 떨어지는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을 우려해 이미 지난 6월 초 예금금리를 -0.1%까지 인하하는 부양책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일본은행도 양적완화를 더욱 강화할 태세다. 공격적인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완화라는 첫 번째와 두 번째 화살로 엔화 가치를 내리고 증시 상승세를 이끄는 등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일본은 이제 법인세율 인하와 기업지배구조 개혁 등을 골자로 하는 세 번째 화살을 쏘아 올린 상태. 이에 따라 일본은행은 소비세 인상의 여파를 벗어나고, 성공적 수행을 뒷받침하기 위해 2015년 말까지 강력한 양적·질적완화 정책(QQE)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과연 세 번째 화살이 정확히 과녁에 꽂힐지 아니면 세 번째 바늘이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지난 7월 16일 발표된 2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은 7.5%를 기록한 중국은 지난해 3분기 7.8% 성장 이후 7.7%, 7.4%로 이어지던 하락 추세에서 3분기 만에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수출과 투자, 산업생산 등 세부 지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성장률이 하반기에도 안정적 회복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소매판매가 살아나지 않고 부동산 시장이 계속 둔화되고 있는 점은 여전히 중국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제심리 위축 장기화, 통화가치 절상률 으뜸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기획재정부는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에서 기존 전망치 4.1%보다 0.4%p 떨어진 3.7%를 예상했다. 주요 연구기관들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한국금융연구원(4.2% → 4.1%)을 제외하고 모두 4% 아래로 하향 조정됐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 10일 『2014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8%로 낮췄고 내년 성장률도 4.2%에서 4.0%로 하향 조정했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경제심리 위축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내수가 개선되고 있지만 회복세가 미약하다며 올해 경제성장률로 0.2%p 내린 3.7%를 제시했다. 특히 지난해 말 전망치 4.0%에서 지난 6월 3.6%로 0.4%p 낮춰 가장 큰 폭의 하향 조정 수정치를 제시한 현대경제연구원은 내·외수 경기가 부진함에 따라 경기가 회복 경로에서 이탈해 침체 국면에 접어드는 더블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LG경제연구원은 3.9%에서 3.6%로 0.3%p 낮췄다. 산업연구원(3.9% → 3.8%), 국회예산정책처(3.7% → 3.6%), 한국경제연구원(3.5% → 3.4%) 등은 기존 전망치에서 0.1%p 떨어진 수정 전망치를 제시했다.

 


국내 주요 연구기관들은 전반적으로 민간소비와 투자가 부진한 상황에서 세월호 참사 여파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가 내수를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대외변수도 양적완화 경쟁을 벌이는 주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 끼어 있으며 급격한 원화가치 상승까지 더해 험난한 하반기 경제상황을 예고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중 외환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2분기 말 원·달러 환율은 1,011.8원으로 1분기 말보다 52.9원 하락해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5.2% 절상됐다. 지난 2분기 미국 달러화에 대한 한국 원화의 통화가치 절상률이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진행된 선진국 불황, 신흥국 호황의 모습은 2014년을 기점으로 선진국 회복, 신흥국 불황이란 모습으로 다시 바뀌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하나된 모습을 보였던 세계 각국이 올 초부터 각자도생의 길로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바야흐로 글로벌 경제는 이제 치열한 생존경쟁의 제2라운드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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