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성장률은 1분기에 혹한과 재고조정 등의 영향으로 전기 2.6%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한 2.9%를 기록했다. 그러나 가계 소비와 기업 생산활동이 3월 전후로 회복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2분기 이후 경기상승의 신호를 보이고 있다.
가계 부문은 부채조정이 꾸준하게 진전되고 있다. 재정정책을 둘러싼 정책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가운데 소비심리 개선이 지속돼 개인소비 증가율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업 부문에서도 2013년 말 이후 신흥국 경제성장 둔화 등으로 수출이 다소 침체됐지만 내수경기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GDP 성장률과 동조성이 큰 ISM 지수(미 공급관리자협회가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종합해 나타낸 지수로 50을 초과하면 제조업 경기 확장, 50 미만이면 경기 수축을 의미)는 2분기 55를 상회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내수 상황에 많이 좌우되는 중소기업 낙관지수도 6월에 95.0을 나타내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말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향후 미국경제 특유의 소비 주도에 의한 성장패턴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과 주택 등 자산가격의 상승은 소비 호조세를 유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와 같은 자산효과의 지속은 가계 구매력이나 채무부담 능력을 제고하는 한편 자동차를 중심으로 내구재 판매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이는 기업의 생산활동에 긍정적으로 반영되는 동시에 소비와 투자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저임금 구조는 지속, 주택시장은 당분간 성장세 가속화 어려워
경기회복기에 진입한 2009년 7월 이후 시간당 임금상승률이 2%대의 낮은 수준에서 정체되고, 주택수요가 부진한 것은 2분기 이후 성장률을 낮출 수 있는 리스크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미국 노동시장은 양적으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질적 개선 정도는 여전히 미흡하다. 노동수요가 확대되면 궁극적으로 임금 상승 압력이 커지지만 여전히 노동시장의 유휴노동력(slack) 과잉이 존재하고, 구조적 문제도 해소되지 않아 저임금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27주 이상 실업상태에 있는 장기실업자는 6월 308만명으로, 2007년 평균 124만명에 비해 2.5배이며, 시간당 임금이 10~20달러대 업종의 고용 증가는 2007년 12월 수준을 초과한 반면 30달러대 고임금 업종의 일자리 회복세는 상대적으로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노동시장이 계속 정체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일자리는 2~6월까지 평균 20만명대 증가를 지속하고 있으며 경기상승세가 본격화될 경우에 노동시장의 질적 개선과 더불어 임금상승 압력도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년 4분기에 이어 침체에 빠져 있는 주택시장은 내재된 불안 요인으로 인해 빠른 시간 내 성장세가 가속화되기 어려운 편이다. 우선 주택가격의 상승속도가 가파르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자가 보유자는 자산효과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주택구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4월부터 주택착공건수 등 선행지표가 호전되기는 했으나 6월 신규 주택판매건수는 50만4천건으로 정점인 2005년 7월(138만9천건)과 비교하면 36.2%에 불과하다. 앞으로 양적완화 축소가 계속 이어지면 주택담보대출금리 상승도 예상돼 전년 4분기와 같이 주택경기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기상여건 등으로 보류된 잠재수요(pending demand)와 경기상승 등이 주택수요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이지만 주택경기 회복세가 급속도로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로 금리정책 유지하면서 금리인상 시점 모색
주요 IB를 비롯한 분석기관들은 경기회복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진행되고 있는 자산매입(양적완화) 프로그램의 축소가 계속되면서 10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QE3가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고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금리인상 등의 출구전략은 신중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옐런 Fed(연방준비제도) 의장이나 FOMC에서 중시하는 고용의 질적 개선이 지체되고 있고, 최초 기준금리 인상이나 Fed의 보유자산 축소 등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시장과의 대화(선제적 지침)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들 요인을 감안하면 향후 출구전략의 주요 시나리오는 양적완화 종료 이후 고용 등 전반적인 경기상황을 감안해 실질적인 제로금리정책을 유지하면서 금리인상 시점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Fed의 보유자산을 줄이는 시점 등 구체적인 출구전략 구사 여부는 시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자산매입 축소가 마무리되는 연내에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금리는 지난해와 비교해 낮은 수준에서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나 해외자금 유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향후 미국경제의 성장세 확대, 출구전략 논의의 본격화, 금리인상 시기의 가시화 등으로 장기금리의 상승압력도 커질 전망이다.
하반기 이후 미국경제의 리스크 요인은 대외여건의 불확실성 확대와 자산가격의 조정 등을 들 수 있다. 해외경제의 성장여력 약화, 구체적으로 중국의 그림자 금융 등과 관련한 부실채권 문제가 확산될 경우 수출 침체를 통해 미국의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자산가격의 조정은 우크라이나, 이라크 등 지정학적 리스크의 본격화에 따른 충격으로 발생할 수 있다. 현재 미국의 주가는 기업실적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며 Fed가 금융완화에서 긴축으로 이행하는 단계에서 불안한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미국 증시에 유입된 사상 최대의 신용잔고는 대내외 충격 발생으로 주가 폭락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불안요소이다. 이처럼 주식 하락은 역(-)의 자산효과를 통해 소비와 실물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외에도 11월에 예정된 중간선거 결과에 따른 정책적 불확실성은 기업의 고용 축소로 이어져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 해소를 어렵게 하는 동시에 소비에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