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분기 이후 2분기 연속해서 경기하강세를 보였던 중국경제가 반등으로 전환하면서 연초 제기된 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7월 16일 발표한 2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동기 대비 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7.5% 성장률은 전분기 성장률 7.4%뿐만 아니라 시장 예상치 7.4%를 소폭 상회한 것이다. 그러나 상반기 전체로는 7.4% 성장률을 보이면서 정부의 목표성장률 7.5%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중국경제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4월 이후 시행한 소규모 경기부양에 따른 정책효과가 2분기 경제 개선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에 경기하강 압력이 커지면서 정부는 4월을 기점으로 중서부 지역 철도건설 추진, 도시 낙후시설 개발, 자본시장 개방, 농촌 및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지원, 선별적인 지준율 인하 확대 등 광범위하게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
‘리커창지수’ 5월부터 완만하게 상승
미세조정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주요 실물지표들도 대체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올해 들어 6월까지 누적 고정자산투자는 전년동기 대비 17.3% 증가해 시장 예상치 17.2%를 상회했고 5월까지의 누계실적(17.2%)에 비해서도 소폭 개선됐다. 특히 인프라 투자에서 비중이 큰 철도투자의 증가세가 확대됐는데, 중국 정부가 철도투자를 위해 연초 설정한 연간 투자금액 6,300억위안을 3차 조정을 통해 8천억위안으로 확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6월 산업생산도 9.2% 증가해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전월 8.8%에 이어 2개월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통산업 분야와 국유기업의 생산이 큰 폭으로 개선된 데 기인한다.
수출은 선진국의 경기회복세가 더디지만 미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 약세에 힘입어 2개월 연속 7%대 증가세를 유지했다. 6월 수출은 7.2% 증가해 5월 7.0%보다 상승했고 3개월 연속 플러스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매판매는 6월에 전년동월 대비 12.4% 증가해 5월 12.5%보다 소폭 둔화됐지만 1분기 12.0%를 소폭 웃도는 12.3%를 기록해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보였다. 리커창 총리가 중국 실물경제 상황을 판단하는 지표로 전력사용량, 은행대출잔액, 철도화물 운송량을 활용한다고 해서 명명된 소위 ‘리커창지수(Li Keqiang Index; 중국의 리커창 총리가 2007년 중국의 경제흐름을 판단하기 위해 제시한 3가지 지표에서 비롯된 경제지수)’도 5월부터 완만하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부양책효과 등으로 2월 50.2를 저점으로 6월에는 올해 들어 최고 수준인 51.0을 기록하면서 4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여 제조업 경기가 개선되고 있음을 보이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3분기 이후에도 부양책의 시차효과가 나타나면서 점진적인 경기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물가수준도 2%대에서 유지되고 있어 하반기에도 현재의 안정적인 통화정책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EU 등 선진국 경기호전으로 대외 수요가 개선되고 위안화 절하(환율 상승)효과까지 작용할 것으로 보여 수출도 향후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IB(투자은행)들은 수출통계 과다 계상에 따른 기저효과로 상반기 수출증가율이 0.9%로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연간 수출증가율이 6.3%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종합해보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중국 정부가 목표로 하는 7.5% 내외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초 중국의 2014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던 글로벌 IB들은 최근 2분기 경제성장률을 반영해 상향 조정했다.
회사채 시장에 대한 불안 증폭, 디폴트 기업 늘어나
향후 경제회복 기대감으로 경기하방 위험이 완화됐지만 중국 경제성장을 제약하는 위험요인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중국경제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최대 리스크는 지속되고 있는 부동산 경기둔화세다. 부동산이 중국 GDP에서 2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경제 전반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부동산 경기와 지방정부의 부채 문제, 그림자 금융 문제 등이 서로 맞물려 있다는 점도 우려요인이다. 부동산시장의 버블 붕괴 시 내수시장 침체와 함께 금융 부문으로 전이돼 경제 전체의 위기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6월 중국의 신규 주택가격은 올 들어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전월 대비로는 2개월 연속 하락세가 나타났다. 중국의 주요 70개 도시 가운데 55개 도시에서 신규 주택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조사돼 부동산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중국 도시지역의 주택 5채 가운데 1채 이상이 비어 있다고 보도하는 등 부동산 경기는 당분간 침체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급락 시 경제 충격이 크다는 점을 중국 정부가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3-4선 도시(중국의 경제·정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도시는 1-2선 도시라 칭하며 3-4선 도시는 공업화·도시화·토지개발 등이 한창 일어나고 있는 지방 소도시를 의미)의 도시화 추진과 함께 리스크 관리가 가능한 수준에서 정책을 통한 속도조절을 할 것으로 보여 부동산 시장의 붕괴 가능성은 낮아 경착륙 위기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중국 기업들의 회사채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디폴트(채무불이행) 관련 금융리스크의 재부각은 하반기 경제성장의 또다른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최초의 태양광업체 상하이 차오르(超日)솔라와 철강업체 하이신강철이 만기가 도래한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 사태가 발생했다. 또한 부동산 침체로 인해 중견 건설업체가 만기가 도래한 단기채의 원리금 상환이 불확실하다고 공시하는 등 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기업환경이 악화된 상황 속에서 회사채 만기가 올 하반기에 집중돼 있어 관련 리스크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 8~12월 중 도래하는 회사채 만기 규모 535억위안은 지난해 전체와 올해 1~7월 합계인 215억위안의 두 배를 상회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보고서에서 중국 기업들의 부채 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 14조2천억달러로 미국 기업들의 부채 규모 13조1천억달러를 뛰어넘었다고 분석했다.
중국 시진핑 정부는 안정적인 성장기조를 유지하면서 부패척결, 국유기업 개혁, 과잉산업 구조조정 등 경제구조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에 경기하강 압력이 강해져 경기부양 시에는 개혁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상반기와 같이 소규모 경기 활성화시책 등 미세조정(fine tuning)을 취할 것이다. 2분기 성장률 반등과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중국경제의 성장둔화 우려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수는 없다. 부동산 버블, 그림자 금융, 지방정부 부채 등 가능성은 낮지만 발생하면 상당한 파장을 가져오는 테일리스크(tail risk)가 상존하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리커창 총리가 최근 기업 경영자와의 좌담회에서 중국경제가 합리적인 구간에서 운용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경기하강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