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 서비스산업 육성에 있어 우리 금융시장의 자금중개 역할은 매우 중요하며, 금융산업 자체도 유망 서비스산업의 하나로서 자체 경쟁력 강화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특히 모험자본이 활발히 조성돼 혁신적인 분야에 투자될 수 있도록 정부는 체계적 인프라 구축 및 보수적 금융관행 혁신에 정책적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기술평가 토대로 대출 확대하고 성장사다리펀드 강화
그동안 유망한 창업기업이라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높은 리스크와 불확실성을 이유로 우리 금융권이 적극적인 지원기능을 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매출액이나 신용등급과 같은 양적 계량지표는 떨어지지만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에 대해 체계적인 기술평가에 기반한 자금공급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이 있었다. 이렇게 수십년간 누적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위원회는 올해 하반기부터 기술평가 시스템을 본격 가동했고 우수기업에 대한 연대보증 면제 확대는 물론 창업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우선, 기술신용평가기관 및 기술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해 기술평가에 기반한 대출을 실시 중이다. 특히 정책금융공사 온렌딩 신규대출과 기술보증기금 보증 등에 우선 적용해 약 7,500개 기업에 기술신용정보를 활용한 대출을 시행하고, 금융기관이 기술신용정보를 충분히 활용하도록 면책, 경영실태평가 가점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도 부여할 계획이다. 나아가 약 1천여개의 우수 창업·기술기업에 대해선 연대보증 면제를 확대하고, 아이디어와 사업계획만 있는 유망 창업·벤처기업가에 대한 지원확대를 위해 예비창업자 기술평가모형을 개발한다. 지원대상도 만 20세에서 17세로 낮추는 한편 지원기간도 창업 후 3년 이내에서 5년 이내로 확대함으로써 보다 적극적으로 창업기업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정책금융 자금 총량은 풍부하지만 기업이 성장단계에서 직면하는 소위 ‘죽음의 계곡(Death Vally)’ 극복에는 정책자금 지원이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종래 중소기업 자금지원체계는 초기 창업자금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왔으나, 일반적으로 중소기업은 창업 후 2~3년이 지나면 초기자금이 소진되는 가운데 R&D 등 기술개발을 위한 추가적인 자금수요가 확대되고, 5~6년이 지나면 사업화를 위한 자금수요가, 그리고 8~9년이 지나면 성장·확장을 위한 설비투자 등 대규모 자금수요가 지속 발생하게 되므로 현행 금융지원체계가 기업성장 단계별 자금수요에 부응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특히 투자 리스크를 대상기업과 공유하는 투자형 지원이 부족하고 성장기업에 집중 지원하는 위험 회피적 성향으로 인해 창업·성장지원 기능이 미흡했다.
금융위원회는 기업성장 단계별로 선도적 모험자본 역할을 하는 성장사다리펀드를 속도감 있게 집행할 계획이다. 특히 창업보육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해 멘토링과 네트워킹을 다각적으로 지원하고, 지적재산권 투자, 성장 목적 M&A, 법정관리기업 재기를 활성화하는 한편, 우수 창업기업에 대한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민간의 후속투자도 적극 유인해 나갈 계획이다.
연 60~70개의 신규 상장 가능하도록 여건 조성
유망기업의 경우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을 통한 투자자금 모집이 필수적이며 가장 중요한 수단이 바로 상장이다. 그동안 기업의 신규 상장과 관련해 각종 규제, 경기·증시 여건, 복잡한 요건과 절차 등이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상장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불합리한 역차별도 해소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신규 상장기업에 대해 한시적으로 투자세액공제율을 현행 3%에서 4%로 상향조정하고, 대주주에 의한 악용 가능성이 희박한 경우에는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공모발행을 허용할 계획이다. 특히 주식배당 절차도 이사회만 거치도록 간소화하고 「자본시장법」상 공시와 중복되는 「상법」상 공고의무 면제 등 절차상 특례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될 수 있도록 증시 가격제한 폭(상하 15%)을 단계적으로 확대(예: 상하 30%)해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우량 코스닥기업에 대한 코스피 이전상장제도를 신설하고 공시 관련 주요 사항 보고서의 제출기간도 연장해 기업의 공시부담도 경감할 것이다. 이를 통해 연 60~70개 수준의 신규상장이 가능한 여건을 조성하고 나아가 투자자들이 이익을 혁신기업에 재투자하는 투자의 선순환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 그간 정책금융기관은 각 산업 분야 지원을 위해 펀드 결성에 참여하고 있었으나 개별수요 발생 시 그때그때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경향이 있었다.
금융위원회는 주요 유망사업에 대한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지원전략 마련을 위해 향후 3년간 최대 3조원 규모의 유망 서비스산업 지원펀드를 조성해 마중물(seeding)과 공동투자(matching) 역할을 수행토록 할 계획이다. 특히 보건·의료, 관광·콘텐츠, 소프트웨어 등 각 산업 분야별로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미래창조과학부 등 담당부처를 지정하고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과 긴밀한 협업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실제 수요에 부응하는 맞춤형 지원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해 정부는 금융비전 차원에서 유망 서비스산업으로서의 금융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했으며, 올해에도 후속 방안으로 금융규제 개혁방안과 금융혁신 실천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일선 현장에서 금융이 보신주의를 극복하고 유망 산업에 대한 본연의 자금중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금융회사의 혁신 유도 및 내부관행 개선에도 정책적 노력을 지속적으로 경주해 나갈 계획이다.